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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정신과 약물이 수면제로 쓰이기도 하나요?
염태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2.20 01:15

[정신의학신문 : 염태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불안 때문에 리보트릴을 먹고 있어요. 의사 선생님께 수면제 처방을 따로 요구했더니 쿠에타핀과 인데놀을 주시더군요. 그런데 특히나 쿠에타핀은 먹자마자 온몸에 힘이 빠지더니 잠이 오는데 효능이 아주 뛰어났어요. 그런데 제가 알기로 쿠에타핀이 조현증세에 쓰인다고 들었습니다. 중독이 심한가요? 물론 아침에 일어나서도 얼른 못 깨고 정신을 못 차리는 것은 있었어요. 망상을 막아주는 약물과 수면제는 어떤 비슷한 점이나 차이점이 있나요?
 

사진_픽셀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염태성 전문의입니다. 불안에 쓰는 리보트릴, 망상에 쓰는 쿠에타핀, 심장박동을 늦춰주는 인데놀, 이 세 약물은 정신의학과에서 처방되는 약물 20위권 안에는 확실히 들고, 10위권 안에 들 수 있는 것도 있겠네요.

리보트릴은 상품명이고 이 약의 클로나제팜이란 성분으로 만들어진 항불안제예요. 항불안제가 불안을 잠재우기도 하지만 수면에도 도움이 되죠. 쿠에타핀은 원래 조현병을 위해서 개발됐지만 다른 효과들도 입증돼서 여러 방면으로 쓰이고 있어요. 조울증, 그리고 수면문제에 도움이 되어서 처방이 이뤄지고 있죠. 노인분들이 내과적 상황이 안 좋을 때 주변에 혼동을 느끼는 섬망이란 증상이 생기는데 이것을 치료하는 데에도 자주 쓰여요. 또 이비인후과에서 말하는 이명에도 도움이 되고 있어요. 최근에 우울과 불안을 가진 분께 이명까지 있어서 이 약을 처방했는데 동시에 해결이 된 사례도 있어요.

인데놀이란 약물도 상품명이고 성분은 프로프라놀롤이라는 약이에요. 이 약은 엄밀히 말하면 정신과 약은 아니고 내과에서 처방하는 약이에요. 이 약은 심박수를 느리게 만들어주는 효과를 가지고 있어요. 심박수가 느리게 되는 것이 불안을 낮추고, 발표불안과 같이 일시적이고 높은 불안감을 낮춰주는데 효과가 있죠. 물론 수면효과도 있고요.

인데놀은 협심증에 주로 처방하는 약이에요. 고혈압에도 쓰이긴 했지만 요즘에는 고혈압에 맞는 약물이 많이 나와서 많이 쓰이진 않고요. 그리고 신경과에서는 수전증과 같이 신체의 일부가 어떤 기전 없이 떨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서 처방하기도 해요.

 

결국 약을 쓰는 데에는 내가 지금 이 약으로 도움을 얻고자 하는 것이 뭘까, 또 부작용이 무엇일지 생각하시면 돼요. 그러면 이 약물들의 부작용들은 뭘까요?

먼저 클로나제팜(리보트릴)의 부작용은 졸림이에요. 수면제 대용으로 쓰이는 만큼 효과가 낮에 역으로 나타나죠. 또 일부에는 오히려 불안이 더 증폭되는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어요. 쿠에타핀은 다양한 방면으로 쓰이는 만큼 부작용의 범위도 다양해요. 우선 가장 대부분의 복용하고 나서 호소하는 부작용은 식욕이 늘어난다고 하고요. 잠이 너무 많아지거나 낮에도 졸릴 수 있어요.

다만 쿠에타핀을 처방받을 때 행정적인 문제가 있어요. 사실 수면제라고 하면 졸피뎀 하나밖에 없거든요. 잘 쓰면 좋지만 아주 오랫동안 쓰게 되면 남용 문제가 생길 수 있어요. 그래서 수면에 대한 효과가 완전히 같다는 가정 하에는 쿠에타핀을 쓰는 게 더 나을 수 있어요. 쿠에타핀은 졸피뎀 같은 오남용의 문제가 없거든요. 하지만 쿠에타핀을 처방하려면 조현병, 우울증 또는 조울증의 진단이 있어야 쓸 수 있는 약물이에요. 그래서 단순히 수면장애라는 진단으로는 이 약을 쓸 수 없어요.

인데놀은 내과에서 처방하는 만큼 정신의학과에서 처방하는 양이 많지 않아 크게 부작용을 호소하시는 분은 없고요. 다만 졸릴 수 있거나 울렁거림을 느끼는 부작용이 보고되긴 해요.

 

정신과 약물의 부작용이라는 것이 모든 사람에게 어느 정도 있다는 뜻이 아니에요. 부작용이란 정의 자체가 부가적인 효과이기 때문에 역기능적 효과라기보다 추가적인 효과라고 생각하시는 게 더 적절하겠네요. 사람마다 효능이 다르게 나타나서 아예 부작용이 없는 분들도 계세요.

예를 들면, 쿠에타핀은 저역가 약물이에요. 역가가 낮다는 뜻은 같은 효과를 보기 위해 더 많은 용량이 필요하다는 말이에요. 그 말을 달리 표현하면 용량을 달리해서 효과를 다르게 볼 수 있다는 말이기도 해요. 그래서 쿠에타핀을 많게 쓸 경우에는 800~1000mg 쓰기도 하고 적게는 12.5~6.25mg 정도를 쓰기도 하죠. 효과에 따라서 용량을 다양하게 쓰는 거예요. 저용량에서는 수면문제에 도움이 되고 고용량에는 조현병, 망상에 도움이 된다고 해요.

 

정신과 약물에서는 부작용으로 수면제 작용을 할 수 있는 것이 많아요. 결국 아침에 잘 못 깨는 현상은 몸에서 약물이 빠져나가지 않아서 그런 것이죠. 이럴 경우에는 복용하고 있는 약물의 용량을 낮춰보는 것이고요. 그래도 여전히 증상이 계속되거나 수면 문제의 질이 낮아진다면 작용시간이 짧은 약물로 바꿔보죠.

약물의 종류를 바꿀 때도 종류마다 달라요. 어떤 약물은 효과를 볼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한 약물도 있기 때문에 지켜보다가 바꾸기도 하고요. 효과를 볼 시간이 지났음에도 효과가 없거나 약물을 쓰자마자 부작용이 너무 뚜렷하게 나타나면 바꾸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겠죠. 이런 경우를 제외한다면 약물을 바꾸는 데에 크게 문제는 없어요.

 

현재 약물을 처방받으신다면 약물의 효과나 부작용에 대해서는 의사가 전문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믿고 상담하시는 것을 추천드려요. 의사와 상담하기보다 환자 스스로 정신과약물들에 대한 지식에 의존해 처방받는다면 위약효과가 클 수 있어요. 환자가 어디선가 효과가 좋더라는 말을 듣고 자의적으로 판단해 처방받은 약은 환자에게 실제로 도움이 되지 않더라도 도움이 된다고 느껴 치료에 대한 반응 평가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약물의 효과나 상담은 인내심을 필요해요. 더 나아질 때까지 길게 보시고 상담에 임하시길 권합니다.

 

염태성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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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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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자 2020-02-20 23:23:45

    잘 읽었습니다. 사연자가 저랑 비슷하네요ㅠㅠ
    근데 궁금한게 있어요. 쿠에타핀이 조현 조울 우울 진단이 있어야 처방이 가능하다고 하셨는데요.
    아빌리파이는 어떤 진단명에만 처방할 수 있나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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