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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 공포증을 극복하는 법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1.28 00:01

[정신의학신문 :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비행기를 탈 때 무척 불안해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흔히 비행공포증이라고 불리는 이 증상은 비행에 대한 지속적인 불안이 있고, 이로 인해 비행기를 안 타거나 비행 기간 내내 극심한 불안을 호소합니다. 비행 공포가 심한 어떤 분들은 미국까지 배를 타고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 증상은 성인의 8%가 경험해 본 적이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입니다. 미국에서는 2500만명이 비행공포증을 가지고 있고 이 중 20%는 비행 중 술이나 신경안정제를 복용합니다. 남성보다는 여성에서 많이 관찰되고 어린이나 청년보다는 중장년층에서 더 잘 생깁니다.

사실 어떤 사람들은 비행기를 탈 일이 1년에 1~2번뿐이기에 그 심각성이 상대적으로 과소평가된 부분이 있습니다. 하지만, 

1. 항공업 종사자, 승무원
2. 해외 출장이 잦은 회사원, 무역업을 하는 자영업자
3. 외교관이나 주재원

등에게는 비행공포증은 일상은 물론 직업기능마저 위협할 만큼 문제 되는 병입니다.

 

비행 공포증은 진단적으로는 특정 공포증(specific phobia)의 상황형(situational type)에 해당됩니다. 그 원인에 대해 알아보자면, 

1. 비행기가 떨어지거나 고장이 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의 단순 공포증
2. 비행기 안에서 극도의 불안감을 느낄 때 빠져나오지 못하면 어쩌지? 하는 폐소공포증
3. 높은 곳을 무서워하는 고소공포증
4. 예측 불가능하게 오는 공황장애의 발작증세

로 설명될 수 있습니다. 특히 만약에 평소 고혈압 같은 심장질환이나 천식 등의 호흡기 질환을 가진 사람이라면 그 두려움은 훨씬 더 커집니다.

 

사실 비행기를 탄다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를 주기도 합니다. 제트엔진의 소음, 난기류로 인한 기체의 요동(터뷸런스), 기압변화로 인한 이명이나 이통 등 다양하고 불쾌한 감각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이착륙시의 굉음이나 가속도, 충격파 등으로 인해 불안이 야기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비행공포증에 대해 조금 과장된 두려움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실제로 비행기 사고가 일어나는 확률은 극히 드문데도(0.01% 미만입니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사고 장면을 통해 평소 학습된 공포가 불안의 역치를 낮추게끔 영향을 주기도 합니다.

 

사진_픽셀

 

<비행공포증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

1. 아침을 반드시 먹고 비행기를 타자.

공복과 저혈당은 노르에피네프린을 자극하여 불안감을 더욱 극대화시킵니다. 당분이 있는 과일주스가 도움이 되며 카페인, 콜라, 술은 피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2. 천천히 들이쉬고(3초간!) 천천히 내쉴 것(역시 3초).

이는 공황발작 상황에서도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심호흡과 복식호흡은 뇌가 과도한 불안으로 이성이 마비되는 상태로부터 벗어나게 해 줍니다. 불안은 전두엽(이성적인 영역)을 공격하는 전기자극 같은 것인데, 이 공격을 아주 잠깐이라도 멈출 수 있다면, 측두엽과 두정엽의 활성을 통해 전두엽이 정상기능을 회복하여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게 도와줍니다. 즉 패닉에 빠지지 않게 되는 것이지요.


3. 옆사람 혹은 승무원과 이야기를 하자. 

청각과 언어기능이 측두엽과 관련이 있기에 주변 사람과 대화를 하면 감정적이고 공감적인 뇌가 활성이 됩니다. 이를 통해 불안을 한 차례 견디어 낼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어려워하지 말고 천천히 도움을 요청하세요. 버벅거리거나, 제대로 말할 수 없는 상황일 텐데...라는 생각에 주저하지 마세요. '아...', '저...' 혹은 한두 단어만 소리 내어 말하기 시작해도 공황발작이나 공포증의 30% 정도는 줄어들 수 있습니다. 옆에 아무도 없거나 승무원을 부르기 힘든 경우엔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4. 신경안정제나 인데놀을 소량 먹자.

많은 분들이 약을 드시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시지만, 비행 공포증에 있어서 약물치료의 효과는 절대적입니다. 무엇보다 즉시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신경안정제인 자낙스 0.125mg/0.25mg 정도를 먹거나 인데놀 10mg을 드시면 무척 도움이 됩니다. 물론 나이나 체중, 병력에 따라 용량을 조절해야겠으나(인데놀은 기본적으로 심장 박동을 천천히 하는 약이기 때문에 원래 부정맥이 있거나, 서맥이 있는 경우 사용에 주의가 필요), 저 정도는 무척 소량이기 때문에 큰 걱정 없이 쓰실 수 있습니다.  

약을 먹는 타이밍이 무척 중요한데, 비행기 게이트에서 입장을 시작할 때 꼭 물을 한병 가지고 타세요. 비행기에 들어가 승무원에게 물을 요청하면 시간이 꽤 소요되고 이 시간차만큼 또 불안해집니다. 안에 들어가 착석을 하고 바로 약을 드시면 됩니다. 

혹시나 만약 비행기가 지연되어 뜨지 않는다거나, 약을 먹어도 증상이 가라앉지 않는 경우엔 당황하지 마시고, 처음 약을 드신 지 1시간 정도 텀을 둔 다음, 약을 1알만 더 드시면 대부분의 경우 증상이 무척 호전될 것입니다.

 

박종석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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