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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자꾸 실수를 해서 사람들 만나는 게 무서워요
박지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1.01 05:51

[정신의학신문 : 박지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이십 대 후반인데 이제껏 제대로 된 직장에 다녀본 적 없이 알바 인생을 살아왔습니다. 알바를 해도 잘리기 여러 번... 다 제 실수로 잘렸어요. 방금 들은 주문 내용도 자꾸 잊어버리고 계속 혼나다 보니 너무 위축됩니다.

지금은 8개월째 백수 생활 중이에요. 일자리를 알아볼 엄두가 나지 않아 정신과에 가려고 알아봤는데 상담료가 10만 원이나 돼서 감당 못 하겠더라고요. 매일 집에 오면 벽에다 책을 던지고 소리치고 웁니다. 주변에 도와달라고 말하고 싶어도 다 저를 피하는 게 느껴져서 한마디도 못 하겠어요. 숨 막히고 자려고 누울 때마다 이대로 안 일어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들 만나는 게 두려워서 방에만 숨어 있고 싶어요.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진_픽셀

 

답변)

안녕하세요? 박지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입니다.

지금 사연자분의 상황이 굉장히 힘든 상황입니다. 일도 꾸준히 할 수 없고, 지지해줄 사람도 없는 상황으로 보입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화가 나서 물건을 던지고 우울감에 빠져 있는 모습들... 제가 유심히 보았던 부분은 일에서 적응하지 못하고 직장에서 반복적으로 해고되는 사연자분의 일상입니다.

 

들었던 것을 잊어버리고, 물건을 엎지르고 부주의한 행동들이 많다고 하셨는데 만약 병원에 오셨다면 주의력 검사를 해보자고 했을 겁니다. 대인관계, 직장에서 반복적으로 일어나는 문제가 어떤 것인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보기에는 ADHD의 전형적인 경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학생 때부터 부주의에 대한 문제가 반복됐는지 과거력도 포함해 진단이 필요해 보입니다.

만약 어린 시절부터 같은 행동 패턴을 보였다면 이라면 ADHD, 주의력 결핍장애일 가능성이 큽니다. 평소 주변에 허술하다, 덤벙댄다는 말을 들을 수 있지만 타고난 성향이 아니라면 의학적 문제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가장 큰 문제는 이게 나의 성격이라고 생각하고 불편함을 반복하면서 사는 것이 되겠죠.

 

계속해서 직장에서 해고되는데도 스스로 자각하지 못한다면 내가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게 됩니다. ADHD의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인생의 중요한 시간을 허비하며 사는 결과가 될 수 있습니다. ADHD에 설명드리자면 기본적으로 뇌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봅니다. 여기에는 유전 경향성이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ADHD 뇌를 가졌어도 후천적으로 약물치료나 생활습관 교정으로 잘 다룬다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며 살 수 있습니다. ADHD는 예방할 수 있고, 개선을 위한 노력이 중요합니다.

요즘에는 ADHD에 간편하게 약물치료를 적용할 수 있고 효과도 뛰어납니다. 집중력에 도움이 되는 도파민, 노르에피네프린의 수치를 올려 상황을 객관적으로 지각하게 합니다. 마치 근시가 심한 사람이 초점을 맞추면 시야가 환해지듯이 일부 환자들은 약물에 즉각적으로 효과를 봅니다. 다시 말하지만 ADHD는 지능의 문제가 아니라 능력의 발휘가 되지 않은 문제입니다.

 

또 사연자분의 상황을 보면 자신감이 떨어지고 우울감 때문에 밖에 나가지 못하는 것이 큰 문제입니다. 일단 감정 조절이 안 되는 것이 1차적 문제이기 때문에 항우울제 치료가 먼저 필요합니다. 항우울제의 효과는 서서히 나타날 겁니다. 항우울제는 영화의 배경음악과 비슷합니다. 아무리 영화가 재밌어도 음악이 우울하면 영화를 제대로 감상하지 못하겠죠. 항우울제는 이 배경음악의 음량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장기적으로 치료를 한다면 우울한 감정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게 될 겁니다. 그래서 일상생활의 균형감을 느끼며 대인관계의 자신감을 회복해간다면 생활에 대처하는 능력도 올라갈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큰 걱정 마시고 가까운 정신건강복지센터나 정신과의원에 방문해보시기 바랍니다.

 

박지웅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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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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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인adhd 2020-01-07 14:44:02

    우리 어릴때만해도 adhd란 용어는 생소했어요.. 고등학생 정도 되니 제 스스로 알겠더라구요.. 아 내가 좀 덜 야무지구나 ^^ 지금도 가끔 느낍니다. 특히 회사에서 처음 해보는 업무를 지시받을땐 엄청 긴장되구요.. 심하면 그걸 못 해내서 바보같아질 내가 우려되서 그만 둔 적도 있답니다. 지금은 일잘한다는 소리를 듣지만.. 우선, 메모를 하면서 순서를 계속 되뇌이고 반복하면서 능숙하게 만들었어요. 그러니까 좀 나아졌구요, 만약 실수하게 되더라도 너무 큰 좌절을 하지 않는 마음이 중요하더라구요. 성인 adhd 분들 화이팅입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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