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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제 증상, 공황장애인가요?
신용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6.08 08:26

[정신의학신문 : 신용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몇 년 전 직장 동료와 과음을 하고 다음날 점심때쯤 마비증세와 호흡곤란, 심계항진으로 응급실에 입원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의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심계항진, 아주 빠르고 강한 맥박, 손발저림, 호흡곤란, 안면마비, 숨을 못 쉬고 죽을 것 같은 공포감을 느꼈습니다.

이후로 술을 마시지 않고 있으며 음주를 하지 않으면 증상은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신 고카페인 음료나 많이 흔들리는 비행기를 타거나(비행공포증) 소량의 음주를 했을 때 그 증상이 흔히 얘기하는 공황장애와 너무 흡사하여 질문드립니다.

소량의 음주, 고카페인 음료 섭취 후 제 증상을 순서적으로 적어보겠습니다.

1. 손발이 차가워지고 살짝 현기증이 난다.
2.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맥박이 강하게 느껴진다. 심장이 쿵 떨어지는 느낌.
3. 짧은 순간이지만 움직이면 증상이 더 심해질까 봐 움직이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다.
4. 말할 수 없는 공포감, 10분 이내로 사라집니다.

 

사진_픽셀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용진입니다. 갑작스러운 신체적, 심리적 증상들 때문에 많이 놀라고 걱정하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런 증상이 공황장애와 관련된 것 인지 궁금해하시는군요.

일반적으로 공황장애는 불안발작(글쓴이님께서 처음 경험하신 증상과 같습니다)이 이유 없이 반복되는 상황을 뜻합니다. 대부분 ‘광장공포’와 관련이 있어 답답한 대중교통이나 극장, 마트 등의 사람이 많은 공간에 혼자 있을 때, 혹은 도와줄 사람이 없거나 빠져나가기 힘든 공간(비행기, 고속도로, 터널)으로 생각되는 곳에서 불안발작이 반복되는 경우가 흔합니다.

공황장애의 의학적인 정의는 위와 같지만, 좀 더 풀어서 말씀드리자면 내 몸의 ‘자율신경계’의 오작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율신경계는 말 그대로 의식적으로는 조절하기 어려운 신경들로,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자동적으로 신체를 조절하는 역할을 합니다. 주로 심장박동이나 호흡 수, 땀이나 체온, 위장관운동의 조절 기능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이 신경계는 심리적인 스트레스와 불안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갑자기 밖에서 큰소리가 나면 우리는 긴장하게 됩니다. 신변의 위험을 감지하고 피하기 위해 기민한 움직임과 예민함을 유지할 수 있도록 자동적으로 그렇게 되는 것이죠. 그럴 때면 심장 박동수와 호흡수는 빨라지고 식은땀이 나며 위장관운동도 일시적으로 멈추게 되면서 일시적으로 위험을 피하기 위한 긴장상태로 돌입하게 되는 거죠. 바로 상황에 맞추어 이런 기능을 하는 것이 자율신경계의 역할입니다. 그리고 현재는 위험 상황이 아닌데도 자율신경계가 혼란되어 위험경보를 잘못 울리며 신체적 증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공황관련 증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위의 글에서도 느끼실 수 있듯이, 자율 신경계는 위험상황에서 사실 신체를 보호하기 위한 알람 기능이라고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무리 혼란 상황에 빠진들 실제로 건강상의 위해가 되는 병이 생기거나 후유증이 남지는 않습니다. 다만, 공황상태에서 느끼는 증상들이 ‘곧 죽을지도 모른다는’ 극심한 공포와 불안을 야기하기에 증상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이 떠나지 않게 됩니다. 이를 예기불안이라고 합니다. ‘또 그러면 어떡하지?’ 하는 막연한 불안이 깔려 있게 되고, 글쓴이님께서 술을 피하고 비행기를 두려워하듯이 과거 증상과 관계되었던 상황을 앞두고는 미리 불안해하고 회피행동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것이 결국 악순환의 연속을 만들고 공황관련 증상을 장기화시키는 원인이 됩니다. 예기불안과 회피행동으로 인한 위축감에서 오는 스트레스가 오히려 더 자율신경계의 혼란을 야기하고 지속시키는 원인으로서 작용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술과 카페인은 자율신경계의 혼란을 가져오는 대표적인 물질로서 공황관련 증상을 앓고 계신 분이라면 치료 중에는 절대 피해야 할 것들이기도 합니다. 

공황발작이 무작위적으로 반복되는 상황은 아니신 걸로 판단되지만 현재 자율신경계의 혼란이 치료가 필요한 정도로 생각되고, 이미 예기불안과 회피행동도 있다고 생각되는 만큼 전문적인 도움이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증상에 대한 관리와 더불어, 원인이 될 수 있는 기타의 스트레스 요인들에 대한 탐색은 글쓴이님에게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으니 가벼운 마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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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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