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사연) 

60대 초반 환자이고, 조현정동장애 소견으로 3차병원에서도 조현병이 의심되며 폐쇄병동입원치료를 권유받았습니다. 환자는 병식이 없고 자기는 괜찮다며 부정하고 있습니다. 환자는 중얼거림 외에는 생활하는 데에 전혀 지장이 없으며 폭력적인 성향이나 우울감 및 자해시도가 전혀 없어 보입니다.

폐쇄병동에 입원시 환자본인보다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환자들을 보고 쇼크 받거나 자존심이 센 성격에 가슴에 상처로 남아 치료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까 걱정이 됩니다. 강제입원 폐쇄병동입원시 환자가 100프로 다 낫는다면 모르겠지만 가족 입장에서는 너무 걱정이 됩니다. 폐쇄병동에서도 다른 환자들과 생활하는데, 낯선 사람들에 대해 경계심이 높고 무서워하는 성향을 가진 환자가 잘 버틸 수 있을지 너무 걱정됩니다. 보호자 입장으로서 제 걱정이 기우인지요.

그리고 조현증상이지만 다른 질병 때문에 조현증상이 나타나는지, 이런 정밀검사도 입원하고 다 시행되는지 궁금합니다.

 

사진_픽셀

 

답변) 

안녕하세요. 가족분이 조현병이 의심되는 상황이 되어 걱정이 많으실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질환은 아닌지라 혼란스러우실 텐데, 그럼에도 가족을 위해 차분히 문제를 해결해나가려는 모습이 참으로 대단하시다고 느껴집니다. 

질문자님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언론매체를 비롯한 각종 미디어를 통해 폐쇄병동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걱정하시는 바는 이해하고, 실제로 같은 병실에 심각한 증상을 보이는 분이 일부 있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폐쇄병동 입원환자의 경우 약물을 통해 급성기 증상이 호전되어 안정된 상태에 있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아직 병실환경을 저해할 수 있을 정도로 급성기 증상이 남아있는 환자의 경우 처치실에서 따로 집중 관찰하며 보호하기도 하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이런 점을 고려해도 여전히 폐쇄병동에 입원한다는 것이 스트레스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은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러하듯 이 사안에 있어서도 위험과 이득을 객관적으로 비교해보아야 하며, 당장 눈앞에 보이는 단점에만 집중하여 결정을 내리는 것은 좋은 결과를 가져오기 힘들 것입니다. 

질문하신 내용과도 연결되는 내용인데, 현재의 증상이 조현병인지 다른 질환의 증상인지를 살피는 데 있어 입원치료가 장점이 될 수 있습니다. 치매, 뇌혈관 질환, 양극성 장애 등 조현병과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여 감별해야 할 질환이 많이 있습니다. 때문에 뇌영상검사, 심리검사, 신체검사 및 의료진의 관찰을 통해 감별이 내려지게 되는데 , 외래에서는 이러한 진단과정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조현병 증상을 초기에 치료하는 것이 병의 경과에 매우 중요한데, 약물 및 상담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입원이 유리한 면이 있습니다. 

환자분을 직접 뵙지 못하여 제가 입원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겠으나, 초발 환자의 경우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라도 입원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모쪼록 환자 및 주치의와 잘 상의하여 현명한 결정을 내리시기를 바랍니다. 

 

정희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서울역 마음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건국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한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전)성동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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