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신용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전 사람들을 많이 신경 쓰는 편입니다. 그래서 오지랖이 넓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는 거죠. 그러고는 매번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는데 그 생각 때문에 또 며칠 동안 우울하고 합니다. 성격이 밝은 거 같은데도 이상하게 이런 거에 상처를 받네요.

오지랖을 버려야 되는데 어떻게 버려야 할지도 모르겠고 제 자신을 먼저 사랑하는 건 더욱이나 더 잘 안 됩니다.

우울증일까요? 정신병일까요? 왜 이럴까요?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용진입니다. 본인의 성격과 관련된 고민이 있으시군요.

성인이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들의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며, 타인에 대한 관심과 걱정은 몇몇 친밀한 관계에 국한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 나에 대한 타인의 반응에도 그리 큰 의미를 두지 않죠. 아마도 ‘뭐 나랑 다른 사람이니까’ 하고 생각하면서 말이죠.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정확히 어떤 식으로 신경을 많이 쓰게 되시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상처를 받는다는 말에서 유추해 보자면, 자신은 타인의 감정이나 생각 입장을 고려하여 최대한 맞추어주려고 하는데 상대방은 내가 기울인 관심과 노력에 비하여 비슷한 반응을 보이지 않을 때 상처를 받으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타인에 대한 인정과 관심의 욕구가 커서 그런 경우가 있을 수 있겠습니다. 흔한 경우 자존감이 낮거나 혼자서는 자신에 대한 안정감을 느낄 수 없기에, 타인의 긍정적인 반응을 통하여 안정감과 자존감을 느끼려고 하는 이유이죠.

 

앞서도 말씀드렸다시피, 타인들은 나와 같이 반응하거나 느끼지 않습니다. 그리고 아주 친밀하지 않으면 나에 대해서도 크게 관심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타인은 나와 다른 성장배경과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느끼니까요. 그래서 오지랖이 넓으면 상처를 받을 수밖에 없는 거죠. 내 기대만큼 혹은 나만큼 반응해주는 타인을 찾기가 어려운 일이니까요. 그걸 바라는 건 일종의 백일몽 같은 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타인들에게 실망하고 상처 받는 것은 사실이기에 정말 힘든 일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타인들에게서는 찾을 수 없고, 이미 이것은 글쓴이님도 알고 계신 것 같습니다.

내가 이런 스스로에게도 힘든 대인관계를 가지게 된 이유와 구체적인 패턴을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알게 되면 새로운 패턴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죠. 하지만 이 과정은 혼자서는 어렵습니다. 전문가의 가이드가 필요합니다. 힘든 여정을 함께할 길잡이가 필요한 거죠. 

우울증, 정신병? 잘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아닐 테지요. 자신의 어려움을 더 이해하고 바꾸는데 도움을 받는다는 가벼운 마음으로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을 방문하시기를 바랍니다. 도움이 되실 겁니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자주 상처 받는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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