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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시기, 사회와의 첫 만남
정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04.29 01:02

[정신의학신문 : 정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아이가 커서 초등학교에 들어갈 무렵, 부모는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됩니다. 긴 시간 부모 없이 지낼 만큼 부쩍 컸다는 생각에 대견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염려가 되기도 합니다. 아동의 학교 적응에 대해서는 ‘반신반의’하는 마음이 일반적일 것입니다.

보통 초등학생들은 학교에 한 발을, 또 한 발은 가정에 딛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만큼 어느 한쪽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이고, 또한 양쪽의 영향을 비슷하게 받는 시기라고 보셔도 될 것입니다.

이 시기의 중요성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사회생활(학교)이 시작되었지만 아직도 부모의 영향력 아래 있는 시기이니만큼 매우 역동적이고 많은 변화가 생기는 시기입니다. 사회에 첫 발을 딛는 시기에 아이도 힘들어하고 부모도 혼란을 겪는 경우들이 많아서 도움되는 몇 가지 팁을 드리려고 합니다.

 

사진_픽셀

 

부모와의 좋은 궁합이 꼭 사회와의 궁합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보통, 부모와 안정적 애착을 형성한 아동은 학교에 가서도 적응이 쉽습니다. 대상관계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이 이후의 다른 만남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예외가 있습니다. 아이의 기질이 까다로운 경우가 그렇습니다. 부모는 힘든 아이를 수용하고 잘 만족시켜주었지만 학교에서 이런 배려를 기대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너무 불안이 높거나, 반대로 지나치게 충동적인 아동들은 학교 적응을 힘들어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제 때에 부모나 선생님이 중재하지 않으면 등교거부를 보이거나 문제행동으로 주변과 심한 갈등을 겪게 되기도 합니다.

 

사회성의 발달이 무엇보다 우선되어야 합니다.

정신적 발달의 각 영역들은 저마다의 결정적 시기(critical window)가 존재합니다. 언어발달이 왕성히 이루어지는 1.5세 이후 유아기에 적절한 언어 자극이 없으면 뇌 발달의 장애가 초래되듯, 특정 시기를 놓치면 완전한 발달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결정적 시기’의 개념입니다.

학교가 요구하는 규율을 수용하고, 또래들과 연대하고 경쟁하면서 사회적 기술을 배워가는 사회성 발달의 시기가 바로 초등시절입니다. 눈에 보이는 것(성적)보다 보이지 않는 것(사회성)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초등학교 시절 좋은 사회적 경험을 통해 긍정적인 대상관계와 자신에 대한 자부심을 가질 수 있어야만, 청소년기의 힘든 공부도 인내할 수 있게 됩니다.

 

아직은 부모를 많이 의지합니다. 하지만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이전에 사춘기 얘기를 하면서 말씀드렸듯이 뇌의 생물학적 성숙이 아이의 의존성을 점차 감소시키게 됩니다. 부모를 상당히 의지하는 시기는 초등학교 시절까지입니다. 부모가 애착과 훈육을 통해 아이의 뇌를 성장시킬 수 있는 시간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아이의 문제 행동을 바꾸려는 경우 성급하게 훈육을 시도하지 마시고, 우선 아이와 내가 강한 애착을 맺고 있는지 점검하셔야 합니다. 까다로운 아이가 부모의 영향을 수용하려면, 무엇보다 먼저 엄마, 아빠를 좋게 느끼게 해야 합니다. 부모를 믿고 좋아하는 아이라면, 부모의 표정 하나와 몇 마디의 말에도 영향을 받게 됩니다. 아이에게 무언가 변화를 요구하시려면 이보다 앞서 훨씬 긴 시간 동안 아이의 기질을 수용해주고 감정적 배려를 제공해야 합니다.

모든 노력을 다해 아이를 키우지만 아이가 부모의 근심 어린 요구를 잘 따르지 않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에는 “훈육이 안 되는 것은 애착이 약하기 때문”이라는 것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짧은 훈육을 위해서는 긴 애착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항상 염두에 두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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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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