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당연히 좋은 것을 해주고 싶은 마음이 있다. 그 마음 자체는 참 진실하지만, 거기에는 좀 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할 수 있다. 즉, 상대방이 그것을 정말 좋아하는지를 잘 알아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만일, 그런 배려가 없다면 설사 그 사람의 마음이 진실하다 해도 그것이 전달되지 않거나 오히려 그런 것이 하나의 횡포가 될 수 있다. 내가 아무리 좋은 거라도 상대방은 좋은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은 부모와 자식, 선생님과 학생, 남편과 아내, 혹은 동료나 친구 등 어떠한 관계에서든 마찬가지다. 상대방의 다름을 인정하고, 그들이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잘 관찰해서 그걸 존중하는 것이 어설프게 뭔가 해주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

나는 여름만 되면 팥빙수 먹는 걸 참 좋아해서 가족과 함께 자주 팥빙수를 먹으러 갔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나서 한참 후에야, 와이프가 팥을 정말 싫어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왠지 자꾸 얼음가루 부분만 먹더라...) 그동안, 계속 내 권유를 거절 못하고 그냥 먹은 것이다. 근데, 재미있는 것은 몇 년 그러고 나니 이제 팥빙수의 팥은 먹을만하단다... 잘된 건지 잘못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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