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중독포럼 김연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최근 들어 뉴스 사회면에 자주 볼 수 있는 내용의 기사가 있다. "1인 방송 중 bj가 자극의 수위를 높이기 위해..." 공항 대합실에서 춤을 추는 애교스러운 콘텐츠부터, 음주운전 상태에서 오토바이를 과속운전하거나 각종 자해와 자살 시도가 담긴 엽기적인 방송까지 그 스펙트럼은 매우 다양하다.
 

사진_픽사베이


처음의 많은 1인 방송자들은 대개 자신을 알리고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에서 방송을 시작한다. 먹방, 화장법, 게임방송, 심지어 수건 개는 법까지. 유튜브를 켜면 거의 세상의 모든 일을 진행하는 과정을 담은 방송을 볼 수 있다. 채팅창을 통해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접근성과, "별풍선"을 비롯한 갖가지 리액션을 통한 높은 양방향성이 공존한다. 이는 방송자들이 갖는 시청자들로부터의 인정 욕구와, 시청자들의 엿보기 심리, 엽기적인 콘텐츠를 보며 느끼는 충격(충격을 쾌감이라고 착각)에 대한 지속적인 추구와 맞물리게 된다.

이는 2000년대 초반 인터넷에서 떠돌아다니는 각종 "엽기적 영상(사람이 살인하거나 자살하는 내용의 영상)"이 화제가 되는 이유와도 비슷하다. 그때는 좀 더 은밀한 방식으로 매체에 "떠돌아다녔"다면, 지금은 스마트폰을 통한 실시간 방식으로 연령의 제한 없이 무한 공급된다.

자극에 오래 노출되면, 우리의 오감은 그 자극의 강도에 둔감해진다. 매체의 종류에 관계없이, 도파민의 더 신속한 분비를 위한 더 강력한 자극을 필요로 하게 된다. 거기에, 자극의 공급자(1인 방송자)는 수요자(시청자)의 실시간적 요구에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더해진다. 각종 플랫폼의 흥행을 요구하는 구조도 여기에 한몫하게 된다. 

1인 방송의 매체적 특성상 콘텐츠의 원천적 규제와, 각종 우발적 상황에 대한 통제는 불가능하다. 사업자, 방송자와 소비자 각자의 입장에서 책임 있는 수준의 역할이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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