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당신 친구나 애인이 기분 나쁜 하루를 보냈다고 한다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같이 술 한잔을 할 수도 있고, 그들의 하소연을 들어줄 수도 있고, 아니면 진심 어린 충고도 해 줄 수 있다. 그러나 안아주기와 같은 간단한 방법으로도 상대방의 스트레스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가 발표되었다.

사실, 포옹과 손잡기 등 신체적 접촉과 스트레스의 상관관계를 살펴본 연구들은 과거에도 있었다. 예를 들어, 2007년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North Carolina) 정신의학과에서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포옹을 자주 할수록 낮은 혈압과 높아진 옥시토신 수치와 관련이 있었으며, 그 외에도 두 사람 간의 신체적 접촉은 안정된 심장 박동수, 감소된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등과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의 연구들은 부부나 애인관계에만 국한되었다는 점에서 포옹과 같은 행위가 친구 사이와 같이 일반적인 상황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가져다주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았다.
 

사진_픽셀


카네기 멜런 대학의(Carnegie Mellon University) 머피(Murphy) 박사와 그의 연구팀은 포옹이 친구 사이에서도 스트레스를 낮춰주는지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서 404 명의 참가자들을 모집하고 그들을 2주 동안 매일 인터뷰를 하면서 자료를 수집했다. 참가자들은 몇 가지 질문에 응했는데 이들 중에는 하루 동안 누구와 몇 번 포옹을 했는지, 누구와 언쟁이 있었는지 등이 포함됐다.

연구결과 포옹은 (애인관계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친구 관계에서도 스트레스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해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좀 더 자세히 말하면, 어떤 사람이 그날 기분 나쁜 일을 경험했더라도 한 번이라도 누군가로부터 포옹을 받았다면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부정적인 감정을 덜 느꼈다. 그리고 그 효과는 그다음 날까지도 계속됐다. 즉, 포옹을 받지 못한 사람이 당일 기분이 나빴다면 그다음 날까지도 영향을 받았고, 포옹을 받은 사람은 훨씬 더 빠르게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과거의 연구들은 포옹에서 비롯된 긍정적인 효과들은 여성들이 주로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이번 연구에서는 남성들도 여성들과 동일하게 포옹의 긍정적인 효과를 누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므로 앞으로 힘든 날을 보낸 친구가 있다면 백 마디 말보다 한 번의 포옹이 더 효과적일 수 있겠다.

 

* 참고

Receiving a hug is associated with the attenuation of negative mood that occurs on days with interpersonal conflict
https://journals.plos.org/plosone/article?id=10.1371/journal.pone.0203522

Consensual Hugs Seem to Reduce Stress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podcast/episode/consensual-hugs-seem-to-reduce-st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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