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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수면무호흡증, 약(藥)으로 치료할 수 있다
양병찬 기자 | 승인 2018.10.01 05:34
@ Mayo Clinic(참고 1)

폐쇄성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 참고 2)은 유병률이 점점 더 증가하는 위험한 질병으로, 잠자는 동안 상기도(upper airway)의 반복적인 허탈로 인해 매일 밤 수십 번 내지 수백 번의 순간적인 호흡중단을 초래한다. 과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 동안 숱한 동물실험과 수십 번의 임상시험을 시도해 봤지만,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치료법 개발에 번번이 실패했다.

이제 새로운 약물 병용요법이 등장하여 희망의 불씨를 되살리고 있다. 미국 보스턴 소재 브리검 여성병원의 연구진이 "(다른 용도로 승인받았으며, 안전성이 확립된) 한 쌍의 약물이 잠자는 도중에 '상기도 이완에 관여하는 근육'을 활성화시킨다"고 보고했으니 말이다.

"2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취침 시에 아토목세틴(atomoxetine)과 옥시부티닌(oxybutynin)을 병용 투여할 경우, 기도폐색의 빈도(AHI: apnea-hypopnea index)가 시간당 28.5회(대조군)에서 7.5회(투여군)로 감소했다(중앙값 기준). AHI가 가장 높은 15명 환자들의 경우 감소율의 중앙값은 74%였으며, 모든 환자들이 50% 이상의 감소율을 기록했다." 이상은 브리검 여성병원의 앤드루 웰먼과 루이지 타란토-몬테무로가 9월 17일 파리에서 「열린 유럽호흡기학회 주최 국제 학술회의」(참고 3)에서 발표한 내용이다. 두 사람의 발표에 따르면, 환자들의 혈액 산소화(blood oxygenation)도 현저하게 증가했다고 한다.

"어떤 단일제제나 복합제제를 불문하고, 모든 사람들의 AHI를 향상시킨다는 것은 금시초문이다. 너무 흥미로워 도저히 믿을 수 없을 정도다"라고 UPenn의 내과의사겸 수면 연구자인 시그리드 비세이는 말했다. "그것은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향한 위대한 첫걸음이다"라고 영국 케임브리지 소재 로열팝워스병원(Royal Papworth Hospital)에서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는 마티나 메이슨은 말했다. 그녀는 2013년 발표한 리뷰논문에서, 30건의 신통찮은 임상시험 결과를 소개한 바 있다.

이번 임상시험에서는 잠재적 문제점이 하나 발견되었다. 약물 병용요법이 환자의 AHI를 감소시켰지만, 환자들의 잠재의식적 각성(subconscious arousal: 환자를 기진맥진하게 하는 미세한 각성) 회수는 여전히 높았다고 한다. 그러나 대규모 임상시험에서 두 약물의 안전성과 효능이 입증되었으므로, 많은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을 현행 표준 치료법에서 해방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현행 표준 치료법은 지속적 기도양압기(CPAP: continuous positive airway pressure)를 사용하는 것인데, 목구멍으로 공기를 불어넣어 기도를 개방해 주지만 야간에 마스크와 헤드기어를 써야 한다는 번거로움이 있다.

그러나 메이슨과 비세이를 비롯한 수면무호흡증 전문가들은 일제히 "이번 연구가 예비적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왜냐하면, 비록 무작위 이중맹검시험이지만 소수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겨우 하룻밤 동안 약물을 투여했기 때문이다.

 

♦뜻밖의 발견

수면무호흡증의 유병률이 증가하고, CPAP에 대한 광범위한 부적응이 보고되고, 수면무호흡증의 장기적인 위험이 보고됨에 따라, 수면무호흡증 치료법 개발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다. 수면무호흡증 환자들(미국의 경우 30~70세 남성의 13%, 여성의 6%)은 주간졸림증(daytime sleepiness)을 견뎌내야 하는 것은 물론, 우울증·인지능력손상·고혈압·심장마비·뇌졸중·요절(premature death)의 위험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이라는 유행병이 수면무호흡증의 빈도를 증가시키고 있는 것으로 생각되지만, 날씬한 사람들도 수면무호흡증에서 자유롭지는 않다.

2001년 이후 수면무호흡증을 연구해온 웰먼은, 10여 년 전 임상시험을 시작하며 다양한 약물들을 테스트하기 시작했다. "나는 포기하기 일보직전이었다"라고 그는 회고했다. 그러던 중 2015년 열정적인 박사후연구원 타란토-몬테무로가 그의 연구실에 들어왔다. 웰먼은 시큰둥한 표정으로 그에게 새로운 임상시험을 맡겼다. 임상시험의 대상은 「아토목세틴 + 옥시부티닌 병용요법」으로, 다른 연구실에서 동물실험을 통해 가능성이 엿보인 것이었다. "나는 데이터가 갑자기 쏟아져 나올 때까지 별로 기대를 하지 않았다"라고 그는 말했다.                    

(1) 아토목세틴은 2002년 미 식품의약국(FDA)에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로 승인받았는데, 뇌에서 노르에피네프린(norepinephrine)이라는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의 메시지 전달을 증가시키는 작용을 한다. 자는 동안에는 노프에피네프린 수준이 현저하게 저하하는 게 통례이므로, 취침 시에 중추신경흥분제를 투여한다는 것은 직관에 어긋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캐나다 토론토 대학교의 리처드 호너(수면생리학)는 동물실험을 통해, "시궁쥐의 뇌간(brainstem) 중 혀밑신경(hypoglossal nerve: 상기도 근육에 동력을 제공하는 신경)을 조절하는 부분에 노르에피네프린 유사약물을 주입했더니, 이설근(genioglossus: 목구멍을 개방하는 데 필요한 커다란 혀 근육)의 활성이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아토목세틴의 특징은, 비렘수면(nonrapid eye movement sleep) 동안에만 일관되게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이다. 

(2) 렘수면(REM sleep) 동안에는 목구멍 근육의 이완 및 허탈이 심해, 수면무호흡증이 악화된다. 옥시부티닌은 REM 수면 동안 이설근의 반응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이 역시 호너의 연구에서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받았다. 렘수면 동안 아세틸콜린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혀밑신경의 특정한 수용체에 작용하는데, 옥시부티닌은 그 수용체에서 아세틸콜린의 작용을 차단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옥시부티닌은 수십 년 동안 과민성방광(overactive bladder) 치료제로 판매되어 온 선례가 있다.

 

「아토목세틴 + 옥시부티닌 병용요법」의 임상시험이 더욱 진전됨에 따라, 수면무호흡증 전문가들은 환자의 잠재의식적 각성이 감소하고 수면의 질이 향상되는지를 유심히 관찰하게 될 것이다. " AHI가 향상되었는데도 환자가 여전히 졸림을 호소한다면 제대로 치료되었다고 볼 수 없다"라고 Upenn에서 수면호흡장애(SDB: sleep-disordered breathing)를 연구하는 레젝 쿠빈(신경생리학)은 지적했다.

"환자들의 각성 빈도가 높았던 것은, 야간에 부착된 침습성 도구로 인한 불편함 때문일 것이다. AIH가 가장 높은 환자 13명의 경우, 약물을 복용하는 동안 각성 빈도가 유의하게 감소했다"라고 웰먼은 말했다.

수면무호흡증 치료와 관련된 「아토목세틴 + 옥시부티닌 병용요법」의 특허권은 다음 달에 발표될 예정이며,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흥행 대박을 점치고 있다. 치료법의 상용화를 위해 설립된 애프니메드(Apnimed, Inc.)는 최근 모닝사이드 벤처캐피탈(Morningside Venture Capital)에서 2,500만 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우리는 용량과 부작용을 연구하기 위해, 100명 이상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계획하고 있다"라고 애프니메드의 CEO 래리 밀러는 말했다. (웰먼과 타란토-몬테무로는 애프니메드에 재정적 이해관계가 있지만, 임상시험의 계획 및 진행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

호흡과 무관한 부작용 때문에, 일부 수면무호흡증 환자들은 「아토목세틴 + 옥시부티닌 병용요법」을 사용할 수 없다. "예컨대 고혈압과 심장마비 고위험군의 경우, 아토목세틴의 흥분효과에 유의해야 한다. 그리고 옥시부티닌의 방광활성 약화효과는, 야간배뇨장애를 겪는 노년남성들에게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라고 스크립스 클리닉 노레이 파인스(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에서 수면무호흡증을 치료하는 J. 스티븐 포세타는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세타는 「아토목세틴 + 옥시부티닌 병용요법」에 흥분하고 있다. "그것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줄 것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참고】 「아토목세틴 + 옥시부티닌 병용요법」의 작용 메커니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의 경우, 기도의 개방을 유지해 주는 근육이 반복적으로 허탈 상태에 빠진다. 그런 근육들 중에는 이설근(genioglossus)이라는 중요한 혀 근육이 있으며, 혀밑신경(hypoglossal nerve)이 그중 상당수를 조절한다. 그런데 「아토목세틴 + 옥시부티닌 병용요법」이 혀밑신경에 작용하여 기도의 개방을 유지해 주는 것으로 밝혀졌다. 

① 옥시부티닌은 혀밑운동뉴런(hypoglossal motorneuron)에 있는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작용하여, 렘수면(REM sleep) 동안 이설근의 반응성을 향상시킨다. 

② 아토목세틴은 뇌간(brainstem)에 있는 노르에피네프린 분비뉴런에서 노르에피네프린 재흡수를 억제하여, 그 신호를 증강시킨다. 아토목세틴은 비렘수면(non-REM sleep) 동안에 이설근의 반응성을 향상시킴으로써 옥시부티닌과 한 팀을 이룬다.

출처_Science

 

※ 참고문헌

1. https://www.mayoclinic.org/diseases-conditions/sleep-apnea/symptoms-causes/syc-20377631
2.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0178
3. http://erscongress.org/programme-2018/access-the-programme-2018.html

※ 출처: Science https://www.sciencemag.org/news/2018/09/drug-combo-shows-promise-treating-sleep-apnea

 

글쓴이_양병찬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기업에서 근무하다 진로를 바꿔 중앙대 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다. 약사로 일하며 틈틈이 의약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글을 번역했다. 포항공과대학교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바이오통신원으로, <네이처>와 <사이언스>등에 실리는 의학 및 생명과학 기사를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하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에 가면 매일 아침 최신 과학기사를 접할 수 있다.

https://www.facebook.com/OccucySesamelStreet

 

양병찬 기자  info.psynews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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