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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토픽] 연구원에게 갑질하는 연구책임자, 연구비 지원 못 받는다
양병찬 기자 | 승인 2018.08.26 04:10
나즈닌 라만 교수가 45명의 전현직 동료들을 괴롭힌 혐의로 처벌받기 전에 사임하여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 @ 가디언 (참고 1)


세계 최대의 연구비 지원기관 중 하나인 영국의 웰컴트러스트는, 톱클래스 암 유전학자 나즈닌 라만에게 제공하기로 했던 연구비 450만 달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그 이유인즉, 그녀가 재직했던 영국 암연구소(ICR: Institute of Cancer Research)에서 과학자와 다른 스태프를 괴롭힌 혐의가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번 결정은 웰컴트러스트가 지난 6월 도입한 「반(反)따돌림 반학대 정책」(참고 2)이 적용된 첫 번째 사례여서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라만의 제재를 발표한 성명서에서(참고 3), 웰컴트러스트는 이렇게 밝혔다. "ICR의 독립적인 조사에서 그녀의 혐의 중 일부는 징계를 위한 청문회에서 논의할 가치가 있을 정도로 심각한 것으로 판명되었으며, 우리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정책을 개정할 예정이다."

ICR에서는 조사 결과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라만의 행동을 조사했다는 사실조차 공표하지 않았다. 웰컴트러스는 성명서에서, "ICR의 조사를 받은 후 라만이 사직했으며, 징계 청문회는 개최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Nature》는 ICR과 라만에게 논평을 요청한 후 그들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웰컴트러스트의 성명서는 다음과 같이 계속된다. "우리는 라만 교수의 혐의와 ICR의 조사결과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ICR과 접촉을 계속해 왔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ICR 측에서 모든 자료를 공유하지 않아 사건의 전말을 자세히 알 수 없다. 면밀한 검토를 통해 적절한 결론을 내릴 수 없어 실망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웰컴트러스트에 따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웰컴트러스트는 라만에게 약속한 연구비를 취소하고 다른 제재조치를 취할 만한 정보를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정보를 입수했으므로, 그녀에게 약속된 연구비를 취소하거나 다른 연구자에게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라만 교수는 향후 2년 동안 웰컴트러스트에 연구비를 신청할 수 없으며, 웰컴트러스트의 자문위원회나 이사회에도 참석할 수 없다."

웰컴트러스트는 「반(反)따돌림 반학대 정책」을 최초로 도입한 영국의 주요 지원단체이며, UN 과학재단에서는 올해 초 유사한 규정을 도입한 바 있다(참고 4). 당시에 과학자들은 그 정책을 반겼지만, 일부에서는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었다.

웰컴트러스트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기존 정책을 개정할 예정이다. 처음 「반(反)따돌림 반학대 정책」을 발표했을 때, 연구비를 지원받는 연구기관들은 '확인된 혐의'만 보고하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연구기관들은 이제부터 '조사하기로 결정된 혐의'까지도 보고해야 한다.

또한 연구기관들은 웰컴트러스트의 정책 준수를 회피하기 위해 조사결과의 공유를 방해하는 등의 비밀규정을 제정하는 것도 금지된다. 마지막으로, 타당한 조사결과가 나올 경우 웰컴트러스트는 연구기관이 징계절차를 완료하는 데 개입하여 의견을 개진할 예정이다.

 

 

※ 참고문헌

1. https://www.theguardian.com/science/2018/aug/17/top-cancer-scientist-has-35m-in-grants-revoked-after-bullying-claims
2.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5071-7
3. https://wellcome.ac.uk/press-release/statement-professor-nazneen-rahman
4.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1744-5

※ 출처: Nature https://www.nature.com/articles/d41586-018-06009-9

 

글쓴이_양병찬

서울대학교 경영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한 후 기업에서 근무하다 진로를 바꿔 중앙대 학교에서 약학을 공부했다. 약사로 일하며 틈틈이 의약학과 생명과학 분야의 글을 번역했다. 포항공과대학교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바이오통신원으로, <네이처>와 <사이언스>등에 실리는 의학 및 생명과학 기사를 실시간으로 번역, 소개하고 있다. 그의 페이스북에 가면 매일 아침 최신 과학기사를 접할 수 있다.

https://www.facebook.com/OccucySesamelStreet

 

양병찬 기자  info.psynews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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