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는 40대의 사업가로 젊은 시절부터 코골이가 심했다. 평소에도 코골이가 심했지만 술을 마시고 잘 때면 숨을 헐떡이고 땀을 흘리곤 했다. 사업을 하면서 불규칙한 식이, 잦은 음주를 하면서 과체중이 되었다. A의 아내는 A가 요즘에는 숨을 헐떡거리는 일이 잦고 버둥거리다 깨었다 잠이 드는 증상이 심해졌다고 한다. A는 잠을 자도 개운치 않고 낮에는 힘이 없고 업무를 보는 중에도 멍하다고 한다. 대화를 하다가 단어가 생각나지 않는 일, 물건 둔 곳을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도 잦다고 한다.

수면무호흡증(Obstructive sleep apnea/hypoapnea syndrome, OSAS) 환자 사례입니다. 최근에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질 좋은 수면이 어려워서 잠을 자도 낮동안의 피로감이 주된 증상입니다. 더불어서 신체건강상의 문제(심혈관계, 발기부전)와, 정신건강상의 문제(인지저하, 우울, 공황 등)가 대두되고 있습니다.

 

♦ 수면무호흡증의 정의 

전체 인구 중 1-2%가량 유병율을 보이고 중년 이상의 남성에서 더 많이 발생합니다. 수면 중에 다양한 원인(편도나 구인두의 해부학적인 좁음 또는 근육의 이완에 따른 폐쇄, 작은 턱, 과체중 등)으로 상기도의 일시적인 부분/완전 폐쇄가 발생합니다. 이에 산소공급이 저하되고 다양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흔하게 말하는 코골이와는 다릅니다. 코골이가 수면무호흡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코골이가 있다는 것은 상기도가 좁아질 소인이 많이 있다는 것이고 수면무호흡증이 발생할 확률을 높입니다.

 

사진_픽셀

 

♦ 수면무호흡증의 증상

보호자가 보기에는 호흡이 되지 못하는 시기와 이어지는 끙끙 앓는 소리를 내며 버둥거리는 시기가 이어집니다. 깊은 잠을 자지 못하고 자주 깨다 잠이 드는 것처럼 보여집니다.

환자가 느끼기에는 잠드는 데는 어려움(수면 도입)은 없으나 아침에 일어나면 머리가 아프고 충분한 수면 시간에도 불구하고 상쾌하지 못합니다. 낮동안의 피로감, 업무능력 저하, 주간 졸림증 등을 흔히 보입니다. 심한 경우 기억력 저하, 발기부전, 성격 변화(자극 과민성, 불안, 우울 등)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 수면무호흡증의 원인

수면 중에 여러 원인(편도나 구인두의 해부학적인 좁음 또는 근육의 이완에 따른 폐쇄, 작은 턱, 과체중 등)으로 상기도가 폐쇄됩니다. 산소의 공급이 원할치 않으니 체내의 산소포화도가 감소합니다. 호흡을 회복하기 위하여 의식하지 못하는 동안에 잠깐 깨어서 몸을 돌리거나 버둥거립니다. 막힌 기도의 폐쇄가 회복되고 호흡이 정상화되면 다시 잠이 듭니다.

렘수면과 비렘수면 모두에서 발생할 수 있지만 깊은 수면 단계인 렘수면에서 더 자주 발생합니다. 그러니 깊은 잠을 못 자고 수면 후반부만 되면 버둥거리고 깨는 증상이 잦습니다. 과체중, 작은 턱, 말단 비대증, 갑상선 기능 저하증 등도 기도를 좁게 만드는 이유입니다.

수면무호흡증은 남성, 중년 이후, 폐경 후, 흑인에서 더 많이 발생합니다.

 

♦ 동반질환

산소포화도가 낮아지기 때문에 보상기전으로 심장의 펌핑 기능이 더 강화되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심장에 과부하가 걸려서 심장질환 그리고 뇌로 산소공급이 저하되니 인지/ 성격 변화/ 뇌졸중 등을 일으킵니다. 심장의 과부하로 부정맥, 고혈압, 폐혈관 고혈압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심할 경우 심각한 문제를 야기해서 급사, 사망률 증가가 보고됩니다. 또, 뇌로 산소공급이 저하되기 때문에 인지기능 저하(dementia), 작은 뇌졸중(silent ischemia, lacunar infarction)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성욕구의 감소, 발기부전 등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정신건강의학과적으로는 우울증, 불안증 및 공황증 상의 위험을 높입니다.

 

사진_픽사베이

 

♦ 진단과정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 호소와 보호자의 보고가 중요합니다. 더불어서 명확한 진단, 원인 파악을 위해 수면다원검사(Polysomnography)가 필요합니다. 이전에는 비급여로 금전적인 부담이 컸지만 최근에 보험급여가 되면서 접근성이 용이해졌습니다. 요즘에는 대학병원뿐 아니라 수면전문클리닉에서도 검사가 가능합니다.

수면다원검사에서는 환자가 숨을 못 쉬고 있게 하는 호흡 폐쇄 또는 부분적인 폐쇄의 삽화를 명확하게 알게 해줍니다. 그럴 경우에 환자의 몸에서의 심혈관계의 변화(EKG, 산소농도 저하)를 명확하게 보여줍니다. 이를 통하여 문제의 심각도와 수면무호흡의 원인이 어떤 부위인지를 명확하게 해줍니다.  

 

♦ 치료

심하지 않을 경우에는 체중감량, 생활습관 개선, 수면자세 변경이 먼저입니다. 금주, 금연, 체중감량 및 측면 방향으로 수면(Lateral sleep position)은 무호흡 삽화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키고 가장 먼저 시도되어야 할 방법입니다.

인터넷상에서 판매되는 구강 내 보조기는 혀가 목 뒤로 넘어가는 방지하고 공간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효과는 제한적입니다.

일부 약물(SSRI, TCA)이 효과적인데, 심각한 증상이 나타나는 렘수면 삽화를 감소시켜서 수면의 질을 향상시킵니다. 중등도 이상에서는 지속적양압환기(CPAP)를 먼저 시행하고 이후에 수술적인 처치를 고려합니다. 물론 원인에 따라서 해부학적 이상이 클 경우에는 수술을 먼저 시행하기도 합니다.

지속적양압환기(CPAP)는 효과는 좋지만 모양이 좋지 않고 초기 사용하는 데 불편감으로 어려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초기 어려움만 넘기면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고 효과적입니다. 비강수술, 인두부 수술, 설부 축소수술, 두경부 골격수술 등의 수술적인 조치는 해부학적으로는 효율적이지만 수술 직후 환자의 불편감이 크고 재발할 가능성이 꽤 있어 효과와 위험도를 따져서 시행합니다.

 

수면 무호흡증은 요사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방치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동반질환이 많고 심각하기 때문입니다. 수면무호흡증은 단순히 수면의 문제가 아니라 치료가 필요한 분명한 질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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