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사진_ freepik

 

여러분들은 일상에서 어느 정도의 피로감을 느끼고 있나요? 세계적으로 경기 침체, 전쟁, 에너지, 인플레이션과 같은 다양한 문제들 속에 많은 정보를 받아들이는 반면 휴식이 이뤄지지 않아 극도의 피로감(Hyper Fatigue)을 느끼는 사람들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오늘은 피로감에 대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눠 보고자 합니다. 

TATT라는 용어를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TATT는 'Tired All The Time(항상 피곤하다)'의 앞머리 글자를 따온 신조어로, 탈진한 현대인들의 모습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피곤함은 직장에서 충분한 성과를 내기 어렵게 만들며, 가족들과 양질의 시간을 보내기에 너무 졸린 상태를 말합니다. 소파에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누군가와의 만남을 취소하기도 하지요. 

영국의 조사 기관 YouGov에 따르면, 영국인 8명 중 1명은 항상 피곤함을 느끼고 있다고 합니다. 13%가 지속적으로 탈진 상태에 있다고 보고했으며, 25%는 대부분 피곤함을 느낀다고 보고했고, 33%는 하루의 절반에 해당하는 시간 동안 피로감을 느낀다고 보고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높은 수준의 피로감으로 병원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느낍니다. 

시장조사기관인 민텔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18세 이상 성인의 49%가 지난 12개월 동안 스트레스를 경험했으며 38%는 불안, 22%는 정신적 피로, 20%는 소진을 경험했다고 합니다. 늘 인터넷에 연결될 수 있는 환경에서 24시간 365일 내내 많은 정보를 주입하는 것은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게 만드는 것이지요. 

 

이와 같은 극도의 피로감(Hyper Fatigue)은 왜 발생하는 것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질병, 인플레이션, 기후 위기, 전쟁, 소셜 미디어 등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소들로 인하여 정신적, 신체적, 감정적인 불안을 경험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러한 환경 속에서 좋은 휴식이 이뤄지지 않아 피로감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더 많은 시간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하지만, 오히려 자신을 위한 시간들을 잃어버린 것처럼 느끼는 경우도 많아졌지요.

일반적으로 극도의 피로감이 수면 부족에 의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요, 수면은 피로감을 유발하는 하나의 요인일 뿐입니다. 극도의 피로감은 만성적인 수준의 스트레스를 가져오는데, 이는 스스로를 무기력 하게 만들고, 일에 대한 동기를 떨어뜨리는 역할을 해 다시 스트레스를 높이는 순환 구조를 만들게 됩니다. 대학에서 피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의학영상학과 데릭 힐(Derek Hill) 교수는 손목에 착용한 추적기와 집 안 내에 움직임 센서를 사용하여 연구 참여자들의 피로 패턴을 관찰한 결과, 피로가 일어나는 단서를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피곤함은 매우 주관적인 것이기 때문에, 졸음 척도와 같은 선별 도구 등을 사용하기는 하지만 정확하게 수치화 하기는 어렵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통해 자신의 피로가 어떤 상태인지를 가늠해 볼 수 있습니다. 

첫째, 적절한 양의 깊은 수면을 하고 있나요? 

둘째, 일정한 수준의 운동을 생활 속에서 규칙적으로 하고 있나요? 

셋째, 누군가와 만나 수다를 떠는 일 등을 적절히 하고 있나요?

위의 항목에 해당하는 일이 잘 진행되고 있지 않다면, 그것은 피곤하다는 신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에너지 수준을 올리기 위해 하던 일들을 포기한 채, 피로가 일상 생활에 방해가 된다는 느낌이 몇 주에 걸쳐 지속된다면, 그것은 신체나 뇌 역시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극도의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면 다음과 같은 팁을 참고해 보세요.

 

사진_ freepik
사진_ freepik

 

Tip 1. 낮잠은 짧은 시간만 허용해 주세요. 

낮잠은 일시적으로 피로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습니다. 20분에서 30분 정도의 짧은 낮잠은 활력과 집중력의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낮잠 시간을 오래 지속 할 경우에는 수면의 리듬을 깨뜨려 다음 날을 더 피곤하게 만들어 고통감을 느끼게 될 수 있습니다. 

 

Tip 2. 운동의 수준을 조절하세요.

몸을 움직이는 것은 혈액 순환을 증가시키고, 세포에 힘을 실어 에너지 수준을 빠르게 충전 시킬 수 있지요. 하지만 과한 운동은 뇌가 육체적인 피로를 정신적인 피로로 인식하게 되면서, 동기부여의 저하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합니다. 몸이 회복되어 있지 않은 상태에서의 운동은 더 큰 피로감을 유발하며, 과격한 운동으로 발생하는 체내 염증은 신체에 스트레스를 부여할 수 있으므로 피로할 때는 적정량의 운동을 수행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Tip 3. 에너지 수준에 도움이 되는 영양분을 섭취하세요. 

당분과 염분이 많은 음식이나 가공하거나 정제 과정을 거친 음식들은 우리 몸의 에너지 수준에 높은 영향을 미칩니다. 비타민과 미네랄의 부족도 피로에도 악영향을 미치지요. 이 밖에도 마그네슘, 테아닌, PEA 등은 건강과 수면을 지원하는 역할을 합니다. 혈액 검사를 통해 영양 보충제를 처방 받는다면 작은 노력으로도 피로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Tip 4. 빛의 조절을 통해 생체리듬을 교정하세요. 

햇빛은 도파민,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기분 좋은 호르몬을 방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아침 햇빛에 노출되면 생체 리듬을 교정하여 밤에 잠을 더 잘 수 있도록 하며, 낯 시간의 적당한 움직임은 야간 각성을 줄여주면서 기분 좋게 수면에 들 수 있도록 합니다. 전자 장치에 과도하게 노출될 경우,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생성이 억제됩니다. 따라서 밤에는 휴대폰의 사용을 자제 하거나 조명의 조도를 낮추는 것을 권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너무 피곤해서 피곤함을 해결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피로로 인한 악순환의 덫에 빠지게 되는 것이지요. 일상 속의 미세 스트레스를 사전에 관리하는 것이 극도의 피로감을 예방하는 길 일 것입니다. 여러분이 규칙적인 생활을 통해 피로를 잘 관리하고 인생의 시간을 더 많은 사람들과 행복하고 의미 있게 보낼 수 있기를 응원합니다.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장승용 원장

장승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합정꿈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인하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인하대병원 인턴 및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한국정신분석학회 정신분석적 정신치료 Master class 수료
전문의 홈 가기

키워드

#피곤함 #피로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