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황현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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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기 초가 되고 1~2개월 정도 지나면 아이 손을 잡고 진료실을 찾아오시는 부모님들이 많아집니다. 다소 무거워진 표정을 한 채로 말이죠. “아이가 수업 시간에 집중을 못 한다.”, “교실에서 친구들에게 방해가 된다.”, “관련 기관에 가보라고 해서 왔는데 정말 문제가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등 각자의 사연을 말씀하시는데요, 담임교사와 자녀 학교생활 적응에 대해 첫 상담을 하고 걱정되는 마음에 내원하신 분들이 대부분입니다. 

우리 부모님들 자녀의 손을 잡고 직접 정신건강의학과에 방문하기까지 얼마나 마음고생이 많으셨겠습니까. 사실 지금도 어디선가에서는 병원 방문을 고민하며 인터넷으로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부모님들이 계실 텐데요, 아마 자녀의 ADHD로 걱정하고 있는 부모님께서 이 글을 읽고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해서 오늘은 진료를 보면서 부모님들께서 질문 많이 주시는 내용들에 대해 알기 쉽게 Q&A 형식으로 답변을 드려볼까 합니다. 

 

가장 많이 질문하시는 내용 중 하나는, “약을 꼭 먹어야 하나요?”입니다. 

이에 대해서 저는 “일상에 지장이 있다면, 먹는 것을 추천해 드린다.”라고 답변드리고 싶습니다. 물론, ADHD약을 반드시 먹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먹지 않는다고 죽거나, 장애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아이들에게 중요한 장소이며, ADHD가 있는 아이들 대부분 문제가 발생하는 곳 또한 학교입니다. 이러한 곳에서 아이들이 ADHD로 인하여 산만하여 수업을 방해한다고 선생님께 혼나고, 충동성으로 인하여 반 아이들과 교류를 잘하지 못하고, 집중하기 어려워 공부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면 학교가 재미없어집니다.

학교가 재미없어지면 학교에 가기 싫어지고, 하루의 1/3을 보내야 하는 곳이 싫은 곳이 되어 버리니, 아이들은 더 힘들어합니다. 실제로 ADHD 청소년들이 비행 행동, 중독 등의 문제가 많이 발생한다는 것은 많은 연구에서도 공통으로 확인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예방하고, 학교가 즐거운 곳으로 느껴지기 위해서는 ADHD 증상을 잘 조절하여 아이들이 학교에서 칭찬도 받고, 친구들과 교류도 잘 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두 번째로 궁금하신 내용은, “약을 먹으면 어느 기간 동안 먹어야 하나요?”입니다. 

사실 이것은 정해진 바는 없습니다. ADHD는 발달과 관련된 병이며, 발달은 본인의 몫이기에, 결국 아이의 뇌가 어디까지 발달하여 좋아질지는 두고 봐야지 알 수 있습니다. 이전에는 청소년기가 되면서 ADHD가 없어진다고 생각하기도 하였으나, 최근에는 많게는 1/3 정도의 아이들이 성인까지도 지속된다는 연구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경험상, 통상적으로 많은 부모님이 2~3년 정도 드시고, 중단을 시도해 보시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중단 후 별다른 문제 없이 생활한다면 중단을 유지하지만, 중단 후 다시 이전과 같은 불편한 것들이 발생한다면, 다시 복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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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로, “부작용은 없나요?”입니다. 

일반적으로, 부작용이 많은 약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가장 신경 쓰이는 부작용은 아무래도 식욕 저하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이 입맛이 떨어지면 식사를 잘 하지 않게 되고, 이로 인하여 체중이 늘지 않고 키가 잘 자라지 않는 일들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ADHD 약을 먹는 아이들은 잘 성장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3~6개월에 1번씩 키와 체중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외 두통, 불면, 두근거림 등이 발생할 수 있으나 대부분 처음 복용 시 잠시 생기는 일들이 흔하며, 조절이 가능합니다.

 

지금까지 진료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들에 대해 답변 형식으로 정리해 보았는데요. 도움이 좀 되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가장 중요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정신과 질환의 경우 한 가지 증상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증상이 있을 수 있기에 감별진단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정확한 진단을 해야 제대로 된 치료를 시작할 수 있기에 자녀가 걱정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일단 관련 기관에 방문해서 제대로 된 평가를 받아보실 것을 권유해 드리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아이 양육은 평생(적어도 아이가 독립적인 성인이 될 때까지) 이루어지는 과정입니다. 설령 오늘 나(부모)의 양육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너무 자책하지는 마세요. 아이는 부모의 따뜻한 눈빛과 사랑을 먹고 자랍니다. 그럼, 오늘도 열심히 육아하고 계신 부모님들을 응원하며 마무리 짓겠습니다. 

 

중앙대학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조교수

 

황현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중앙대학교병원 조교수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조교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대한정신약물학회 평생회원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소아청소년정신과 세부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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