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한명훈 광화문 숲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20대 대학생 여자입니다. 

저만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요즘 그냥 사람들이 웃고 떠들고 행복해하는 모습이 보기 좋으면서도 보기 싫어요. 보기 힘들달까요? 다 저보다 잘난 거 같고 저보다 잘 사는 거 같아요. 자꾸 자신과 비교하게 돼요. 

인스타나 유튜브 영상을 보다 보면 차라리 안 보는 게 낫지 하면서 피해버려요. 걔는 그렇구나, 저 사람은 그렇구나, 좋겠다, 부럽다 에서 끝나면 좋은데 기분이 안 좋아지고 저 사람은 저렇게 다 잘하는데...부터 시작해서 자신과 자꾸 비교하고 자책하게 됩니다. '부족한 점을 알면 고치고 발전하려고 노력해야지, 자신을 사랑해야지, 자책은 아무런 도움이 안 돼.' 모르는 게 아니라서 더 힘듭니다. 남이 이거 하면 이거 해야 할 거 같고 저 사람이 안 하니 나도 안 해야 하나 싶은 마음이 계속 들어요. 저 자신에 초점이 맞춰진 게 아니라 이리저리 끌려다니는 기분이에요. 이도 저도 아니게. 저도 저를 모르겠어서 무의미하게 시간만 보내면서 살고 있는 거 같아요. 요즘 이런 감정이 지속되다 보니 심리적으로 지치고 힘듭니다.. 

 

사진_freepik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의학신문 전문의 한명훈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웃고 떠들면서 행복해하는 모습이 좋아 보이는 한편, 보기 힘들고 싫은 마음이 들고, 비교하는 마음이 드는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사연자님께서 말씀해주신 부분에 대해 함께 고민을 해보게 됩니다. 

이런 부러움과 시기심은 사람으로서 일반적으로 들 수 있는 생각이기는 합니다. 내가 갖고 있지 않은 좋은 것을 가진 다른 사람을 보면 자연스럽게 이런 부러움과 시기심이라는 감정이 생깁니다. 이런 마음이 들고 생각을 하는 것만으로는 큰 해가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연자님의 경우 자주 그런 마음이 들고 도리어 이런 생각을 하는 자신을 질책하는 마음이 든다면 더욱 괴로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말씀해주신 부분만으로는 사연자님이 어떤 상황에 있는지, 어떤 마음인지 정확하고 자세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자존감이 낮아져 있는 경우 이러한 시기심은 평소보다 더욱 크게 다가옵니다. 

자존감이 낮은 상태에서 부럽고 시기하는 마음이 들고 -> 이런 자신을 자책하고 -> 자책하는 자신을 자책하고 -> 자존감이 낮아지고 -> 시기심은 더 커지고... 

악순환의 고리가 형성되어 버리면 빠져나오기가 더욱 힘들게 됩니다. 

 

사람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람 마음이라고 합니다. 

이렇게 생각하지 말아야지, 나 자신을 사랑해야지 하는 노력은 역설적이게도 나 자신을 더욱 힘들게 하는 주문이 되어 버립니다. 

자존감이 낮아진 나를 스스로 돌보아주고 응원해주기는 참 어려운 일입니다. 이럴 때 필요한 것이 타인의 도움입니다. 내 감정과 생각, 이야기를 듣고 공감해주고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자존감은 자연스럽게 회복할 수 있습니다. 

주변의 친구가 될 수도 있고, 다른 지인들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상담센터나 정신건강의학과 내원을 통해 보다 전문적인 도움을 받는 방법도 있습니다. 

 

작게나마 실천해볼 수 있는 실제적인 방법도 있습니다. 

1. 작은 일이라도 하나씩 해보기(이불 개기, 하루 5분 산책하기 등)

->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우리의 뇌는 작은 성취 하나에도 반응을 하여 만족감과 자존감을 올려줍니다. 

2. 스스로의 장점을 찾아서 칭찬일기 쓰기 

-> 자존감이 낮아진 상태에서는 나의 긍정적인 부분을 간과하고 단점만 크게 보고, 장점 또한 단점으로 보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의식적으로 장점을 찾아서 일기를 쓰다 보면 스스로에 대한 생각과 이미지가 달라지게 됩니다. 

 

스스로 해볼 수도 있지만, 너무 지치고 힘든 상황이라면 전문가에게 도움을 청하고 함께 나아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사연자님의 마음이 조금이나마 나아지기를 바랍니다. 

 

 

한명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광화문숲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건양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
공주국립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한별,혜강병원 진료원장
서울병무청 정신건강의학과 제 1 병역판정전담의사
전체기사 보기
  • 애독자 응원 한 마디
  • "이해받은 것 같아요. 매번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그동안 고민하던 문제가 풀린 것 같아요. 제가 뭘 잘못했는지도 돌아보게 됐습니다."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