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신재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안녕하세요. 제 막내아이의 행동에 대한 고민이 있어 문의를 드립니다.

원래 늦둥이 막내라 사랑을 많이 받고 자란 탓에, 아이가 떼를 자주 쓰는 경향은 좀 있었어요. 그래도 막내니까, 귀여워서 오냐오냐하고 넘어갔었습니다.

올해 4살이 되었는데, 얼마 전부터는 마트를 지나가다 자신이 원하는 장난감을 사주지 않으면 금세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큰 소리로 울거나, 바닥에 주저앉아 소리치는 행동을 하기 시작했어요. 한두 번은 주의를 주고 달래도 봤는데, 요즘엔 자꾸 더 그러는 것 같아서 저도 화가 나더라고요. 심하게 혼을 내니 그 뒤에는 더 심하게 떼를 쓰는 것 같아요.

과연 어떻게 훈육을 해야 할까요? 우리 아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요?

 

사진_픽셀

 

A) 안녕하세요, 막내의 충동적 행동 때문에 고민이 많으실 것 같네요. 그 나잇대의 아이들에게서 많이 보이는 행동이지만, 막상 이를 경험하는 부모님들은 당황스럽고 주변 사람들 보기 부끄러워 갈팡질팡하게 되는 경우가 많지요.

아이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자지러지게 울거나 소리를 지르는 등의 행동을 분노 발작(temper tantrum)이라 합니다. 보통 분노 발작은 돌 무렵부터 시작해서 3세경까지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만, 아이마다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요.

 

우선, 분노 발작은 정상적인 발달 단계에서 나타나는 행동이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러고 나면, 분노 발작이 나타날 때 적절하게 대처하는 방법을 잘 숙지하셔야 합니다. 분노 발작을 경험하는 아이는 스스로도 자신의 감정이 제어되지 않고 폭발적으로 표현되는 데 대한 두려움을 겪습니다. 그러니 부모가 가능한 한 빨리 아이 스스로 통제력을 다시 가질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

분노 발작이 나타났을 경우, 아이를 우선 조용한 곳에 데려가 꼭 안아주거나 차분하게 달래어주는 것이 원칙입니다. 대개는 부모가 당황하여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큰 소리를 내게 되지요. 일시적으로 아이의 울음이 멎을 수는 있지만, 이 상황이 반복되면 아이가 성장하면서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데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 조용한 환경에서 감정이 점차 잦아드는 경험을 아이에게 느끼게 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아이의 행동이 다른 사람이나 자신에게 해를 끼치지만 않는다면, 그저 근처에서 가만히 지켜보는 것도 한 가지 방법입니다.

또한, 아이가 떼를 쓴다고 원하는 것을 다 들어주는 것도 장기적으로 볼 때 도움이 되지 않는 방법입니다. 아이가 분노 발작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게 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이 자체가 강화(reinforcement)를 일으켜 사소한 일에도 분노 발작을 일으키는 습관이 됩니다. 모든 상황을 단호하게 끊는 것보다는, 적절한 한계를 설정하고 이를 아이에게도 평소에 충분히 인식시킬 필요가 있겠지요.

 

사진_픽셀

 

분노 발작은 대개 자신의 욕구와 필요를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나이가 되면 점차 줄어들기 마련입니다. 아이가 자신의 내면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아이와 자주 대화하고, 아이의 욕구에 잘 부응해주는 것이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일 것 같네요.

다만, 위와 같은 행동이 점차 더 심해져 자신이나 타인에게 해가 되는 상황이 벌어지거나, 정상적인 발달 단계를 벗어나는 양상이 함께 나타난다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하여 이에 대한 평가와 상담을 거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부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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