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의 유전적, 해부학적, 신경화학적 원인

우울장애는 유전 등 생물학적 요인, 정신사회적 요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병된다고 여겨진다. 또한 신체질환이나 약물에 의해서 유발될 수도 있다. 이렇게 부분적 원인들이 제시되고 있으나 이 모든 것을 설명하는 하나의 통합된 궁극적 설명은 아직 없다.

먼저 우울증의 유전 여부에 관해 살펴보자.

우울장애 환자의 1차 가족 내에서의 주요 우울장애 출현 빈도는 일반인에서보다 2-10배 높으며, 단극성 장애의 경우 20%의 평생 위험률이 보고되고 있다. 주요 우울장애 환자의 1차 가족에는 I형 양극성 장애가 1.5-2.5배 많다. 인척관계가 멀어질수록 발생 빈도가 감소한다.

쌍둥이 연구에 의하면 주요 우울장애의 경우 양극성 장애에서보다는 적지만, 이란성 쌍둥이의 일치율은 10-25%, 일란성의 일치율은 약 50%로 비교적 높다. 이러한 결과와 입양연구 등은 우울장애에 유전적 원인이 있다는 가설을 지지해준다.

유전자 매핑 연구는 2번 염색체의 cAMP Response Element-Binding Protein (CREB)에 해당하는 locus와 연계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유전-환경 상호작용 관점에서, 세로토닌 전달체의 변이가 부정적 인생경험에 의한 우울증 발생 위험도를 높인다고 한다. 즉 5HTTLPR의 ‘s’ allele이 우울증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최근 신경세포뿐 아니라 microglia의 기능장애가 만성 스트레스-유도성 우울증의 한 원인으로서의 가능성이 제시되고 있다.

다음으로 해부학적 고찰을 해보자. 뇌영상연구들은 감정을 처리하는 뇌구조들, 보상회로 구조들, 즉 변연계, 기저신경절, 시상하부, 뇌하수체 등에 이상이 있음을 보고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변연계 부위들에서 혈류감소와 포도당대사 감퇴가 보고되고 있다. 우울증 때, 피질하 구조들(기저핵, 시상, Periventricular regions)에서 비정상적인 과활성, 해마의 위축 등이 자주 발견된다. 또한 전두엽(주로 왼쪽)의 대사 감소(우측의 상대적 증가)가 보고되고 있다(조증 때는 반대가 된다). 또한 신경심리학적 및 뇌파학적 증거들도 우울증이 대뇌 비대칭성의 장애와 관련이 있음을 보여준다.

다음으로 신경화학적 측면을 살펴보자. 생체아민 중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이 우울증에 가장 중요한 신경전달 물질이다. 우울증 때 카테콜아민과 세로토닌의 감소 현상에 관련하여, 기분장애가 아민 신경전달물질의 변화 때문이라는 가설이 나왔다. 이 가설은 최근 생체아민 대사의 측정과 더불어 우울증을 재분류하는 생화학적 근거와 항우울제를 재분류하는 생화학적 근거를 제공하여, 항우울제 치료에 대한 반응을 예측할 수 있게 하였다.

먼저, 카테콜아민과 관련물질을 살펴보자. 양극성 환자에서 노르에피네프린과 도파민의 농도와 활성이 조증 때나 회복기 후에 비해 우울증 기간 때 상대적으로 더 낮다. 또한 기분장애 때 혈중 소변 및 뇌척수액에서 도파민의 대사산물인 HVA와 노르에피네프린의 대사산물인 MHPG의 농도에 이상이 발견된다. 대조군보다 우울증에서 도파민의 활성이 낮고 조증에서는 증가한다고 한다. 또한 도파민을 감퇴시키는 병(파킨슨씨 병)이나 약물(Reserpine)은 우울증을 야기하고, 증가시키는 약물(Amphetamine)은 조증을 야기한다. 또한 우울증이 Mesolimbic dopamine pathway의 장애와 관련된다는 가설도 제시되고 있다.

다음으로, 세로토닌과 관련물질을 살펴보자. 기분장애 때, 소변 및 뇌척수액에서 세로토닌의 대사산물인 5-HIAA 농도에 이상이 발견된다. 특히 우울증에서 세로토닌 저하가 발견된다. 또한 비전형적 항우울제인 Fluoxetine 등 이른바 SSRI 계열이 항우울작용을 나타냄으로써 최근에는 세로토닌 저하가 우울증에서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또한 세로토닌은 자살과 폭력에 연관된다는 연구가 있다.

다음으로, 수용체 감수성 가설을 알아보자. 최근에는 우울증의 아민 가설에 대해 신경전달물질에서의 변화라기보다는 수용체 감수성의 변화라는 수용체 가설이 제안되었다. 이 가설 역시 항우울제의 작용기전에 대한 연구에 근거하고 있는데, 즉 항우울제 약리작용은 즉각적인 신경전달물질의 재흡수 차단에 있으나 당장 항우울제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항우울제의 실제효과는 시냅스 후 beta 수용체 와 5-HT2 수용체의 감수성 저하(down-regulation)에 따라 약 1-3주 후에 나타난다. 한편, 시냅스 전 alpha2 수용체가 활성화되어 노르에피네프린과 세로토닌의 유리가 감소하는 것이 우울증의 원인이라는 가설도 있다.

그 밖에 아세틸콜린, GABA, 글루타메이트, 글라이신 세포 내 G protein과 second messenger(adenylcyclase, phosphodiesterase 등) 등이 기분장애와 원인적으로 관련이 있다는 주장이 있다.

다음으로 신경펩티드에 대해 알아보자. 수많은 신경펩티드가 행동, 심리, 내분비 기능에 복잡한 영향을 미친다. 이들이 우울증과 관련되어 연구되었으나 대부분 그 결과가 일관되지 않다. 일부 연구는 우울증 환자에서 혈장 beta-endorphin이 증가하였다고 보고하였다. 우울증 환자에서 somatostatin 농도가 저하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 이는 흔히 나타나는 증상인 불면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한 연구에서는 AVP가 우울증에서는 유의하게 저하되어 있고 조증에서는 증가되었다고 보고하였다.

참고 최신정신의학

 

 

김일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강남차병원 교수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조교수
한양대학교 뇌유전체의학(자폐) 석사
KAIST 뇌유전체의학(자폐, 조현병)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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