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내분비학, 시간정신생물학

사진 픽사베이

신경내분비학적으로 우울증에 관해 고찰해보자.

뇌하수체 전엽의 호르몬 분비는 시상하부의 신경내분비 세포에 의해 지배된다. 이 시상하부에 있는 신경내분비 세포의 활동은 생체아민을 비롯한 여러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조절되는데, 어느 한 내분비 반응이라도 몇 가지 신경전달물질 체계의 동시적 지배를 받는 것 같다.

대표적으로,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의 이상을 살펴보자. 우울증에서는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축의 기능이 항진된다. 그 때문에 심한 우울증 환자, 특히 불안이 심하거나 자살충동이 많고 정신병적 상태에 있을 때 부신피질 호르몬인 cortisol이 증가한다. 그러나 우울증에서 회복되면 대개 정상화된다. Cortisol 분비과다는 양극성 우울증 환자에서보다 단극성 우울증 환자에서 더 흔히 나타난다. 우울증 환자에서는 dexamethasone에 의한 cortisol 분비억제가 일어나지 않는다.
최근 한 연구에서는 우울증 환자의 혈중 cortisol 농도가 높으며, 그에 따라 해마hippocampus에 있는 cortisol 수용체의 장애를 발견하였다고 한다.

dexamethasone suppression test에 대해 알아보자. 환자에서 dexamethasone에 의한 cortisol 분비억제가 일어나지 않는 nonsuppression(양성결과)이면 HPA 축의 항진을 의미하므로 우울증을 시사한다. 우울증 환자의 50%에서 양성반응이 나온다. 그러나 위양성, 위음성 반응에 유의해야 한다. 위양성 반응이 쿠싱증후군, 신장질환, 간장질환, 당뇨병, 급성 입원, 특정약물(steroid, estrogen, barbiturate, phenytoin) 복용시 나타나므로 판정에 주의를 요한다. 이 DST 검사법은 진단용과 연구용으로 자주 사용된다.

갑상선 호르몬은 우울증 환자에서 일반적으로 그 수치가 정상이다. 그러나 우울증 환자에서 TRH 투여에 대한 반응으로 TSH 분비가 저하되는 것이 발견되었다. 또 TRH에 대한 TSH 반응이 지속적으로 저하되어 있는 경우, 차후 재발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제기되어 있다.
최근 어떤 종류의 환자에서는 갑상성의 자가면역질환과 우울증이 관련 있다거나 또는 갑상선 기능저하와 I형 양극성 장애의 급속순환형rapid cycling이 관계된다는 보고도 있다.

그 밖에, 일부 우울증 환자들에서 성장호르몬 분비가 저하되어 있다. 또한 정상 대조군에 비해 수면에 의한, 저혈당에 대한, 또한 clonidine에 대한 성장호르몬의 반응이 저하되어 있다는 보고도 있다. Prolactin의 장애도 보고되어 있다. Melatonin은 노르에피네프린의 조절 아래 세로토닌으로부터 합성되어 송과체로부터 유래된다. 근래에 우울증과 광선에 의한 melatonin 분비의 변화 사이의 관계가 조사되고 있다. 일부 우울증 환자의 경우 야간에 melatonin 농도가 저하됨이 발견되었다.

다음으로 우울증 원인에 대한 시간정신생물학적 고찰을 해보자. 우울장애는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므로 생체리듬과 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 증거로 동물에서 항우울제가 내부 생물학적 시계에 영향을 준다고 하며, 사람에서는 주요우울장애에서 수면주기의 변화가 발견된다. 초기 및 말기 불면, 자주 깸 또는 과면증 등이 우울증 때의 흔한 고전적 수면증상이다.
우울증 환자는 전체 수면이 감소되고 자주 깬다. 따라서 전체 non-REM과 전체 REM이 감소한다. 늦게 잠들고 REM latency(잠이 들면서부터 첫 REM이 나타날 때까지의 시간)가 감소하며 REM density가 증가한다. 중간에 자주 깨고 아침에 일찍 깬다. 델타(delta) 수면의 이상 등이 보고되고 있다. 수면박탈은 항우울효과가 있다고도 한다.

시간정신생물학적 원인으로 나타나는 우울증 양상 중에 특이한 경우가 계절성 우울증이다. 이는 극지방에 가까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에서 겨울철에, 즉 밤이 길어지고 햇빛이 감소하는 시기에 흔히 나타나는 주기적 우울증이다. 그 원인으로 melatonin 조절장애가 연구되고 있다. 따라서 계절성 우울증에 수면박탈치료와 광선치료가 효과가 있는 것이다.

다음으로 신경면역학적 측면을 알아보자. 우울증 환자나 상을 당해 애도 중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면역학적 이상이 발견된다. 예를 들면, mitogen 자극에 대해 lymphocyte proliferation이 감퇴되어 있다. Lymphocyte는 CRF, cytokine, interleukin 등을 생산한다. 이런 면역장애는 우울증 때 보이는 시상하부의 장애, 특히 그 중에서도 cortisol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고 본다. 또한 우울증 환자는 뇌의 면역학적 이상(brain inflammation)을 정상인에 비해 30% 정도 높게 나타낸다고 하며, 그런 우울증은 항우울제에 잘 반응하지 않는다고 한다.

 

*최신정신의학 참고

 

김일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강남차병원 교수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한양대학교 구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상 조교수
한양대학교 뇌유전체의학(자폐) 석사
KAIST 뇌유전체의학(자폐, 조현병)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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