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여성분들은 유방암 검사의 도구로 유방 X-선 촬영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통증을 동반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가끔 유방 초음파만 원하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 다른 분들은 유방 초음파가 유방 X-선 촬영보다 더 우수한 검사가 아니냐고 물어 보기도 합니다. 그러면서 방사선이 나오지 않는 유방 초음파만 검사해 달라고 하기도 하지요. 그런데 통증이나 그외 경제적인 이유를 빼고 순수하게 유방암의 발견이라는 측면에서 어떤 도구가 더 우수할까요?
간단히 말씀드리면 각각의 도구를 단독 시행하였을 경우에는 유방 초음파의 발견율이 유방 X-선 촬영의 발견율보다 높습니다. 조금 더 자세히 알아볼까요?

1990년대에 발행된 논문들을 보면 유방 초음파가 유방 X-선 촬영술 보다 우수한 검사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는 논문들이 많았습니다. 당시에는 CT와 비교하는 논문도 있었고, 심지어는 혈관 조영술(혈관의 경로를 보는 검사)과 비교하는 논문도 있었습니다.
2000년대에 들어서는 이런 논문들이 별로 없고 MRI와 비교하는 논문들이 있습니다. 특히 유방암의 조기 발견에 MRI가 유용하다는 논문들이 있었지요. 그렇지만, MRI의 비용을 생각해보면 쉽게 유방암의 선별검사(증상이나 질환이 없는 상태에서 시행하는 검사)로 사용하기에는 사회적인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가게 되어 도입이 쉽지 않았습니다.
2010년대에 발표된 논문들을 보면 논문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유방 초음파의 유방암 발견율이 유방 X-선 촬영술보다 더 우수하다고 발표하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초음파의 성능이 급격한 발전을 이루게 되면서 일어난 현상 같습니다. 그러므로 유방 초음파가 유방 X-선 촬영술보다는 유방암의 발견에 있어서 우수한 검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치밀 유방 소견이 아주 흔한 한국에서는 초음파가 더욱 우수한 결과를 보일 수 있겠습니다. 그런데 몇 가지를 함께 생각해 봐야 합니다.

첫 번째는 고령층에서의 유방 X-선 촬영술입니다. 폐경 이후의 여성에서는 유방 X-선 촬영술이 유용하다는 보고들이 있습니다. 폐경이 되고 나면 유방의 유선이라고 하는 조직이 없어지면서 유방의 이상 소견을 발견하기가 더욱 쉬워집니다. 이 연령대에서는 유방 초음파와 유방 X-선 촬영술이 유방암 발견에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결과가 더러 있습니다.
두 번째는 각 기기의 특성입니다. 유방 초음파는 유방에 존재하는 혹을 보는 것에 특화되어 있습니다. 물론 최근의 초음파는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이 있고, 심지어는 진단까지 내려주기도 합니다. 그렇지만 양측 유방의 대칭성이나 유방의 석회화와 같은 병변은 유방 X-선 촬영술이 더 우수합니다. 즉, 혹은 유방 초음파에서 더 잘 발견할지 모르겠지만, 비대칭성이나 석회화는 유방 X-선 촬영술이 더 잘 발견합니다.
세 번째로 두 검사를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의 유방암 발견율입니다. 각각의 방법을 하나만 사용하는 경우보다는 두 검사를 동시에 시행하는 경우에 유방암 발견율이 높습니다. 너무 당연한 것이지요.

이런 부분을 고려해보면 어느 검사이든 하나만 시행하는 것은 둘 다 시행하는 것보다 발견율이 떨어진다는 것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이상적인 것은 두 가지 검사를 동시에 시행하는 것입니다. 다만 유방 X-선 촬영술은 일반적으로 만 40세 이하에서는 시행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고 계셔야 합니다.
어쩌면 알고 계시는 이야기를 너무 길게 한 것 같기도 합니다. 시간이 지나면 유방 MRI 촬영이 유방암의 선별 검사로 내려올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지만 그전까지는 유방 초음파와 유방 X-선 촬영이 유방암의 기본 검사임을 알고 계시고, 특히 통증 때문에 유방 X-선 촬영을 피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유방 촬영술을 조금이라도 덜 아프게 하는 방법이 없을까요?'라고 묻는 환자들이 종종 있습니다. 통증을 없앨 수 있는 방법은 없지만, 생리가 끝나고 4-5일 후에 촬영을 하면 생리기간이나 생리 직전에 촬영하는 것보다는 통증이 많이 줄어 든다는 점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