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을 주는 사랑 1.

사진 픽사베이

아는 분들에게 좋은 ‘교육’이 있다고 권유하면, 대개 “우리는 문제가 없다. 잘하고 있다.” 라고 하면서 피하는 경우가 많다. 잘 되어가는 현재의 생활에 만족하고 안주하고 있으면 우리는 멋진 기회를 놓칠 수 있다. 세상일에는 항상 보다 나아질 수 있는 여지가 있는 법이다. 이렇게 보다 행복하고 가치 있는 나날을 보내게 하며, 발전하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가르치는 활동을 ‘교육’이라고 한다. 필자의 가정 이야기와 주위에서 일어난 이야기를 통해 ‘교육 - 생명을 주는 사랑’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보았으면 한다.

나는 2남 중 막내로 자랐다. 나의 아버지는 어릴 땐 엄하고 무서운 아버지였다. 그 당시에는 아버지 스스로 그렇게 하는 것이 당연하고 좋은 교육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어머니, 형과 다정하게 이야기하고 재미있게 놀다가도, 아버지가 퇴근해 돌아오시면 아버지가 무서워서 “아버지 오셨습니까?” 하고 인사한 후 형과 나는 각자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어머니는 이것을 참 못 마땅해 하셨다. “왜 아이들과 다정하고 정답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무뚝뚝하고 차갑게 대해요?”하고 아버지에게 말하셨다. 그러면 아버지는 “왜, 무슨 문제가 있어?”라는 식으로 이를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셨다.

어머니는 우리들에게 자상하고 인자한 어머니였다. 우리들이 잘못했을 때 화를 내지 않고 사랑으로 가르치셨다. 우리도 당연히 아버지보다 어머니를 따르고 좋아했다. 우리들이 장난치다가 컵을 깨뜨리면 아버지는 우리들이 잘못했다고 꾸중하고 혼을 내지만, 어머니는 컵을 아무 곳에나 둔 자기 잘못이라고 하고 아이들이 다치지 않았나 걱정을 하셨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달라지기 시작하셨다.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형이 중학생, 내가 초등학생 때이다. 아버지는 회사 게시판에서 ‘당신은 어떤 아버지인가?’ 라는 문구를 우연히 보셨다. 그 문구를 보자마자 아버지는 ‘당연히 좋은 아버지지’ 라고 생각하셨다고 한다. 그런데, 그 아래에는 ‘당신의 아이들은 당신을 어떤 아버지라고 생각하는가?’ 라는 또 다른 문구와 함께,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한 교육, 2층 회의실 토요일 오후 2시’라는 게시문이 있었다. 그리고 아버지는 스스로 생각해 보셨다. ‘과연 나는 아이들에게 어떤 아버지일까?’ 라고. 아버지는 이 교육을 받아야겠다고 결심하고 신청하셨다. 아버지는 첫 시간 교육을 받고 나서 아버지 스스로 그동안 얼마나 잘못된 고정관념으로 아이들을 대해 왔는가를 깨달으셨다. 예를 들면, 아버지께서는 “너는 반드시 꼭 해야 돼” 하고 강요하거나 명령조로 이야기하시고 “만약 하지 않으면 혼낼거야” 하고 위협해서 공포감을 주고 복종하게 하거나 훈계하고 설득해서 따르도록 우리를 대하셨다. 어떤 때는 “너는 신중하지 못해” 하며 비난하거나 비판하셨다. 2달간의 교육 중 아버지는 이런 잘못된 아버지의 고정 관념을 바꾸기 위해 많이 노력하셨다. 이렇게 아버지는 달라지기 시작했다. ‘교육’의 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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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버지는 누구보다 따뜻하고 즐겁게 대화를 나누고 환하게 웃으신다. 아버지가 어떻게 변할 수 있었을까? 배웠기 때문이다. 아버지는 배우기 전에는 엄격하고 권위있는 아버지가 올바른 아버지 상이라고 생각하셨다. 이전에 할아버지가 살아오신 모습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다. 우리는 배우지 않으면 이전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하게 된다. 그런 모습이 너무나 싫었다면 극단적인 반대 행위를 하게 될 가능성도 있다. 어쩌면 옛날 상황에서는 그런 교육 방법이 올바른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시대는 바뀌고 상황은 변하기 마련이다. 요즘 세대에 맞는 방법을 새롭게 배워야 한다. 배워서 요즘 아이들의 눈높이와 맞춰야 한다. 급변하는 시대, ‘교육’의 힘이 필요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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