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기사: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4439

 

어떤 경우에 유방 멍울이 발견되어도 병원에 가지 않아도 될까요? 그러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까요? 바로 유방 자가 검진입니다. 들어 보셨나요? 유방 자가 검진은 말 그대로 유방을 스스로 검사하는 것입니다. 월경이 끝나고 나서 4-5일 후에 유방을 차근차근 만져보는 것이지요. 모양도 보고 피부도 살펴보고, 조금씩 천천히 만져보면서 스스로의 유방에 대해서 알아가는 것입니다. 즉, 나의 유방의 어느 곳이 두껍고, 단단하고, 어디에는 주로 지방이 있고 하는 것을 알고, 기록하는 것입니다.

사진_픽사베이

이렇게 기록을 해놓으면 어느 순간 새로운 멍울이 만져지면 바로 병원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반대로 늘 만져지는 멍울 같은 조직이 있게 되면 놀라지 않게 되지요. 그리고 그렇게 자꾸 스스로의 유방을 검사하다 보면 무엇보다도 정상적인 유방 조직의 단단함과 부드러움에 대하여 손끝으로 익힐 수 있게 됩니다. 그러면 나중에 새로운 멍울이 만져지더라도 놀라지 않을 수 있고, 기존의 만져지는 조직과의 비교를 통하여 대충 새로운 멍울이 무엇인지 알 수 있게 됩니다. 이런 것이 반복되면 사실 의사보다도 더욱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방법을 기대하셨는데, 유방 자가 검진을 말씀드려서 죄송합니다. 그렇지만, 유방 자가 검진율은 30%가 되지 않습니다. 유방 자가 검진이라는 말을 들어본 분들은 75% 이상 되지만,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분들은 2012년 논문에 의하면 13.2%로 보고되었습니다. 비정기적으로 하는 분들의 비율도 16.1% 정도로 나왔고 이 둘을 합하면 여성의 70% 이상이 유방 자가 검진을 전혀 하고 있지 않다고 보고되었습니다.

 

사진_유방 촬영기(출처 픽사베이)

유방 자가 검진의 효용성에 대해서는 여러가지 말이 많고 실제로 권하지 말라는 권고안도 있지만, 사실 마땅히 스스로 할 수 있는 수단이 없기 때문에 저는 자신의 유방의 상태를 확인한다는 의미로 정기적인 검사를 권합니다. 나중에 자가 검진을 하는 자세한 방법과 장단점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 하겠지만, 적어도 유방 멍울에 대해서 만큼은 유방 자가 검진을 권하고 싶습니다.

 

유방 멍울은 분명히 무섭습니다. 저도 유방에 무엇인가 만져져서 왔다는 환자분들을 마주하게 되면 저의 마음가짐과 분위기가 바뀌는 것을 스스로 느낍니다. 그렇지만 유방 자가 검진을 통해서 스스로의 유방에 대하여 잘 알게 되면, 적지 않은 분들의 지나친 고민은 줄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무엇인가 만져져서 병원에 갔다면, 어떤 검사를 받을까요? ACR(American College of Radiology)이라는 곳에서 2013년에 ‘ACR appropriateness criteria palpable breast mass’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발표하였습니다. 이 논문은 만져지는 유방 멍울을 어떻게 진료할 것인가에 대한 논문입니다. 미국인 들을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 이기는 하지만, 비교적 쉽고 한국에서의 실정과도 유사하여 이를 바탕으로 이해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유방에 어떤 증상이 있게 되면 검사는 3가지로 진행되게 됩니다. 첫 번째로 신체검사입니다. 유방을 직접 보고, 손으로 촉진하여 이상의 유무를 확인하게 됩니다. 그 다음으로는 유방 촬영과 유방 초음파가 있습니다. 유방 촬영은 유방 촬영기를 이용하여 유방을 넓게 편 뒤에 방사선을 발생시켜서 촬영하게 됩니다. 유방의 비대칭적인 부분이나 석회화 등을 주로 찾아 보게 됩니다. 유방 초음파는 방사선을 발생시키지 않고 말 그대로 초음파를 발생시켜서 검사를 하게 됩니다. 초음파는 주로 결절, 즉 혹을 잘 찾는 검사입니다. 기본적으로는 이렇게 3가지 검사를 함께 진행하게 되지만 상황에 따라서 어떤 검사를 할 것인가는 차이가 있습니다.

 

사진: editor 유방 초음파

먼저 고려해 봐야 할 것은 나이입니다. 40세 미만 여성에서 만져지는 멍울에 대하여 검사를 한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유방 초음파 검사입니다. 유방 초음파 검사는 방사선에 대한 노출이 없고, 검사 자체도 통증이 없는 검사입니다. 검사 자체의 민감도(유방암이 있는 환자에서 검사 유방암으로 진단할 확률) 높은 검사입니다. 초음파 검사를 해보고 그 결과에 따라서 다음 검사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초음파 검사에서 만져지는 부위와 일치하는 부위에 멍울을 확인하였지만, 초음파 상에서 보이는 멍울이 특별한 이상을 보이지 않는다면 검사를 종료하게 되고 경과 관찰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반대로 유방암이 의심되는 초음파 검사 결과가 나온다면 추가로 유방 촬영을 해봐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조직 검사도 해봐야 하겠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만져지는 멍울이 있는데, 초음파 검사상 확인되는 결절이 없는 경우입니다. 이러한 경우는 거의 없지만, 이런 경우에는 유방 촬영을 해 보는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40세 이상의 여성분들은 어떨까요? 위에 말씀드린 ACR(American College of Radiology) 권고안에 따르면, 40세 이상인 분들은 유방 촬영을 먼저 권고하고 있습니다. 유방 촬영을 하고 그 결과가 이상이 없는 경우라면 검사를 종료하고 이상이 생기게 되면 유방 초음파와 조직 검사를 진행하라고 되어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도 그렇게 진행하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는데, 우리나라 여성분들의 유방은 치밀 유방이 많아서 유방 촬영 만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유방 초음파를 병행하는 환자들이 대부분일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진: editor 유방 촬영 (신문 구성상 가로로 넣었습니다.)

정리하면, 40세 미만의 여성에는 멍울이 만져진다면 신체검사 후, 유방 초음파 검사를 하고, 검사상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경과 관찰을 하게 되고, 검사상 암이 의심된다면 유방 촬영과 조직 검사를 하게 된다고 알고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40세 이상이시라면 유방 촬영을 먼저 하고 그 결과에 이상이 있거나 검사가 부족하면 유방 초음파 및 조직 검사를 하게 된다고 알고 계시면 될 것 같습니다.

 

여러 가지 말씀드렸지만, 모든 유방 멍울이 유방암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아셔서 불안함이 조금이라도 사라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렇지만 멍울은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도 같이 알고 계셔야 할 것 같습니다.

 

요약
- 유방 멍울은 유방암 증상 중 가장 흔하다.
- 유방 멍울이 있다면 진료가 필요하다.
- 유방 자가 검진을 통하여 스스로의 유방에 대해 잘 알게 되면, 유방 멍울에 대한 두려움을 줄일 수 있다.
- 유방 멍울은 신체검사, 유방 초음파, 유방 촬영 그리고 조직 검사를 통해서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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