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플리커(https://www.flickr.com/photos/conkling/3840050395)

 

정신건강의학과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좋은 관심과 나쁜 관심이 모두 늘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신병원에 대한 편견을 갖고 정신질환을 두려워하였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사람들이 먹는 것, 입는 것을 넘어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행복하게 사는 것’에 대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요즘 서점가에 불어오는 인문학 열풍 또한 그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국민들은 정신질환을 단지 마음에 병이 든 상태, 더 나아가 뇌의 신경전달물질과 호르몬의 이상 상태라고 인식하고 있다. 이는 국가적 지원과, 여러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이 대중매체를 통해 정신질환에 대한 오해를 깨기 위해 노력한 덕분이다.

 

우울증, 공황장애, 조울증, 불면증 등은 이제 사람들이 감기처럼 가볍게 여기는 병이 되었다. 누구에게나 생길 수 있고,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금방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연예인들이 방송에서 공황장애로 투병하고 완치되었다고 말하는 것을 심심치 않게 목격한다. 정신의학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우울증, 공황장애와 달리 조현병에 대한 국민적 시각은 심히 우려스럽다. 무시무시한 살인사건의 범인이 과거 조현병 진단을 받았었다는 기사들이 쏟아지면서, 조현병 환자를 공격적, 폭력적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여러 연구 결과를 볼 때 치료받는 조현병 환자들의 범죄율은 일반 사람의 그것보다 훨씬 낮다는게 정설이다. 질병의 경과로 볼 때, 환자들은 점점 사회적으로 위축되고 정서적 표현이 감소하게 된다. 또한 필자의 경험에 의한 사견에도, 치료받는 조현병 환자들은 환자가 아닌 사람보다 훨씬 온순하고 순수하다고 생각한다. 다만, 여러 이유로 치료를 받지 않는 일부 조현병 환자의 경우, 정신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공격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이럴 때에는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와의 면담 및 약물치료를 통해서 안정된다.

 

조현병은 전세계적으로 인구의 1%에서 발병하는 흔한 질환이다. 조현병 외에도 일시적인 환각이나 망상은 우울증, 불면증처럼 누구나에게 생길 수 있다. 증상이 나타나면 초기에 꼭 진료를 받아야 한다.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라며 쉬쉬하다가 병을 키우는 경우를 많이 보게 된다. 조현병 환자는 무서워하고 피해야 할 존재가 아니고, 빨리 치료를 받도록 도와줘야할 대상으로 여겨져야 한다.

 

사진_위키미디어 공용 (https://commons.wikimedia.org/wiki/File:Schizophrenia_image.jpg)

 

1950년대 클로르프로마진이라는 항정신병약물이 발견된 이후, 조현병 치료제는 엄청난 발전을 해왔다. 최신 약물로 초기에 치료를 잘 받고,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면담치료를 꾸준히 받는 환자들은 일상생활을 영위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 정신의학의 발달로 치료법은 계속해서 발전을 하는 데에도 불구하고, 조현병에 대한 편견으로 사회적 낙인이 찍힌 환자들은 자신의 병을 숨겨 적절한 치료를 제공받을 기회를 잃는다. 치료만 제대로 받으면 멀쩡할 사람들이 치료를 받지 않아 큰 사회적 문제를 야기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같은 악순환을 끊기 위해 조현병에 대한 편견은 반드시 없어져야만 한다. 편견을 조장하는 대중매체는 자극적인 보도만 할 게 아니라, 사회적 이익을 위해 조현병을 어떤 관점으로 볼 것인지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다. 국민들이 조현병 환자들을 향한 매서운 눈초리를 접고, 부디 사회의 일원으로 따뜻하게 받아줄 수 있을까? 이를 위해 정부기관과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의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모든 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꿈꾸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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