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김드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 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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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는 아이가 수업 시간에 딴짓하고 그걸 못하게 하면 멍하니 다른 생각을 하는 것 같다고 해요. 비 오는 날에는 우산을 챙겨 온 적이 더 적어요. 집에서도 그런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 적은 없어요.”

“어릴 때부터 활발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아이였어요. 친구들과 금방 친해지지만, 친해졌다고 생각하면 자꾸 장난을 걸거나 툭툭 쳐서 불편해하는 친구들도 있었대요. 학교 수업시간에 자기 할 거는 안 하고 돌아다니거나 친구한테 말을 걸기도 한다고 들었어요. 급식실에 갈 때 줄을 바르게 서는 것이 힘들어 선생님한테 지적을 받기도 하는데, 가르쳐 주면 멈추고 조심하는 것 같아요. 산만하기는 해도 잘 가르쳐 주면 괜찮아질 것 같은데, 약물치료 꼭 해야 할까요?”

 

감기나 장염으로 진단받았을 때 약물치료는 큰 고민 없이 결정하지만, 자녀가 ADHD로 진단받은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시작하는 것에 대해 망설이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상생활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ADHD 진단을 받은 이후에도 진단이 정확한 것인지 치료가 반드시 필요한 것인지 고민하기도 합니다. 미디어에서 접하게 된 ADHD에 대한 이야기들은 우리 자녀와는 다른 듯 느껴지기도 합니다. 자녀 주변의 어떤 사람들은 아이가 부주의한 것 같다거나 산만한 듯 보인다고 말하기도 하지만, 또 어떤 사람들은 으레 이 나이대의 아이라면 보일 수 있는 모습이라며 걱정 말라 하기도 합니다.

진단이 불확실하게 느껴진다면 약을 복용하는 것을 결정하기에 어려울 수 있습니다. 등교 거부, 학 업중단, 따돌림, 비행 행동 등 ADHD와 관련된 심각한 문제가 동반되어 있다면 치료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겠지만, 타인에게 크게 피해를 주지 않거나 부모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일 때 특히 더 결정이 어렵게 여겨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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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물치료를 고민하는 이유 중 가장 흔한 것 중 하나는 약의 부작용입니다. 실제로 흔히 걸리는 감기 등의 질환이 있을 때 복용하는 약에 비해 ADHD 치료제가 다양한 부작용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부작용을 겪는 것은 아니며, 용량을 천천히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상당수의 부작용을 피할 수 있습니다. 약제를 바꾸는 방법도 있고, 그럼에도 약의 부작용이 있다면 약물치료를 중단하는 것만으로도 약의 부작용은 사라지게 됩니다.

특히 ADHD의 치료에 주로 사용하는 중추신경각성제는 매우 빠르게 약의 효과와 부작용이 나타납니다. 일반적으로 1~2주면 약에 부작용이 있는지,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를 하고 부작용이 있더라도, 약물이 자녀에게 해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도 1~2주 안에 파악할 수 있습니다.

 

한 번 약물치료를 시작하게 되면 계속 복용해야 할까 봐 걱정되어 시작을 두려워하시기도 합니다. 증상이 나아지면 치료를 종결할 수 있고, 약물치료를 하다가 중단을 하더라도 증상이 악화되는 것은 아니므로 결정이 어렵다면 치료를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또한 약물치료 여부를 진단받은 즉시 결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약물치료에 대해 고민이 되거나 궁금한 부분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상의하고 충분히 생각한 이후에 결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김드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이안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외래교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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