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신림 평온 정신과, 전형진 전문의] 

 

사연) 

안녕하세요. 저는 2년 전에 처음으로 우울증을 진단받아 1년 정도 약을 복용하다가 임의로 중단한 상태입니다.

병원 진료를 받을 당시에 불안감 감소를 위한 약도 같이 처방받았었는데, 그땐 불안, 긴장보다는 자살사고나 우울감이 심각해서 필요할 때 먹으라고 주신 항불안제도 잘 먹지 않았습니다.

약을 임의로 중단한 시점부터 한동안은 괜찮다가 또 어느 순간 다시 자살사고나 우울감이 밀려 오더라고요. 실제로 시도는 하지 않았지만, 자살에 대한 생각을 떨칠 수가 없었어요. 규칙적으로 생활하려고 노력도 하고 운동도 꾸준히 나가는데 증상은 나아지지 않더라고요.

저는 평소 혼자 있는 걸 좋아해서 약속도 만들지 않고 직장 외에는 외출을 잘 안 하는 편인데요. 최근 들어서 사무실이나 다른 사람들과 있으면 손이 미친 듯이 떨리고 몸이 경직되더라고요. 심장도 두근대고, 심지어 밥을 먹을 때도 다른 사람과 있으면 사시나무처럼 떨기도 해요. 내 몸인데 스스로 제어가 안 되는 느낌이랄까요? 

혹시나 몸에 문제가 생긴 것일까 봐 신경과에도 가봤는데 특별한 문제가 없다고 하고, 또 혼자 있을 땐 저런 증상들이 전혀 없어요. 

다시 병원에 가봐야겠죠? 제가 정신관련 기관에서 일을 해서 그런지 동료들한테 말하기도 힘들고 상담기관에도 다 아는 사람들뿐이라 다니지도 못해요ㅠㅠ 병원 진료가 최선이겠죠?
 

사진_픽셀


답변)

말씀해주신 어려움은 타인과 있는 상황에서 긴장감이 올라가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불안반응으로 보입니다. 대개 이러한 어려움은 타인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상황에서 발생하게 됩니다. 시선과 관련된 어려움의 가장 흔한 예는 사회불안입니다.

정신과 진단체계인 DSM에서는 “타인에게 면밀하게 관찰될 수 있는 하나 이상의 사회적 상황에 노출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거나 불안해한다. 예로는 사회적 관계, 관찰되는 것, 다른 사람들 앞에서 수행하는 것(연설)을 들 수 있다.”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불안감의 핵심은 타인에게 부정적으로 보일 것에 대한 두려움이 가장 큽니다.

사연을 주신 분이 이전에 치료받던 우울감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이라면,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보다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강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나를 부정적으로 여기는 상황에서 타인이 나를 부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우울증과 사회불안이 동반되어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체 반응이 올라오는 상황에서 내가 느끼는 감정을 돌아보고, 부정적으로 돌아보고 있는 자신의 생각을 점검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러한 생각들은 머릿속에서 언어나 이미지의 형태로 빠르게 스쳐가고 이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해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며, 자발적으로 발생하고 의도적이나 심사숙고해서 형성되지 않기 때문에 알아차리기가 어렵습니다. 문제의 정도가 심하지 않다면 금방 떠올리는 게 가능하지만, 우울이나 다른 문제가 동반된 경우 쉽게 떠올리는 게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습관적으로 내가 떠올리는 생각들로 인한 어려움을 찾아보면서, 좀 더 합리적인 생각들을 찾아가면서 생각과 반응을 구분해보고, 합리적인 시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불안은 줄어들고 내가 견딜 수 있는 수준으로 떨어집니다. 하지만 신체반응이 너무 심해서 생각에 집중을 하기 어려운 정도가 된다면 불안감을 조절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다시 시작하셔야 합니다.

아무쪼록 적절한 과정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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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신림평온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국립공주병원 전공의 수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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