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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ctor's Mail] 제 외모가 너무 마음에 들지 않아요
윤혜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9.01 07:38

[정신의학신문 : 연세 채움 정신과, 윤혜진 전문의] 

 

사연) 

어릴 때부터 스펀지밥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사각턱에 대한 콤플렉스가 심했습니다. 그래서 턱에 대한 콤플렉스로 SNS를 하면서도 얼굴 사진은 제대로 올려본 적이 없습니다.

문제는 결혼할 남자가 생기고부터였습니다. 오래 만나오면서 남자의 친구들을 소개받아본 적도 없고, 저도 뭔가 자신이 없었습니다. '웨딩촬영은 어떡하지... 사진에도 사각턱일 텐데, 결혼식엔 어떻게 들어가지?'라는 생각에 사로잡혔습니다. 

큰 맘먹고 성형수술을 했습니다. 너무 급하게 진행했던 게 문제였는지, 의사소통에 문제였는지 결과는 절망적이었습니다. 그 뒤로 매일 거울을 보면서도 거울을 보는 게 무섭고 그러면서도 계속 거울을 보게 됩니다. 마스크를 써야 하는 게 다행이다 싶고 코로나가 안 끝났음 싶을 정도예요.

매일 자살충동이 들지만, 쉽게 죽을 수도 없습니다. 깊게 잠이 들지도 못하고 수술받기 전으로 돌아가는 꿈을 꿉니다. 이 얼굴로 앞으로 몇십 년을 어떻게 살지 도저히 자신이 없다는 생각뿐이에요.

스스로 자책을 너무하고 후회도 하고 비참하기 그지없습니다. 이러다 정말 큰일이 날 것만 같은데 이것도 마음으로 이겨낼 수 있긴 한 건가요. 제 얼굴은 변하지 않는데 앞으로 살날이 너무 끔찍하고, 식욕 물욕 그 어떤 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저 방 안에서 수면제 먹고 잠만 먹다 죽었음 싶네요.

다른 정신과적인 글들은 인터넷에도 종종 올라와 있는데, 성형에 대한 정신적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글은 정말 없더라고요. 그저 왜 성형을 선택했냐는 바보 같다는 비난뿐이더라고요. 제가 앞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요?
 

사진_픽셀


답변)

안녕하세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윤혜진입니다.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은 성형수술로 인하여 우울감이 심하신 상태시네요.

수술 후에 2주 이상 우울감, 자살사고, 식욕 저하, 과수면 등의 증상이 지속되고 있다면 주요우울장애의 가능성이 높은 상태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우울감의 원인이 된 외모에 대한 콤플렉스 부분은 강박 장애의 일종인 신체이형장애(Body Dysmorphic Disorder)를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신체이형장애는 과거에는 이형공포증으로 불리었는데요, 본인의 신체적 외모의 결함을 의식하고 이에 대해 지나친 몰두와 집착을 보이는 경우에 진단할 수 있습니다. 스스로 자신이 못생기거나 매력적이지 않거나 비정상 또는 기형으로 보인다는 생각이 원치 않아도 반복적으로 떠올라 평균적으로 하루에 3-8시간까지 외모에 대한 걱정으로 소모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집착에 대한 반응으로 남들과 자신의 외모를 비교하기, 거울에 비친 자신의 결함이나 다른 부위들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거나 살펴보기, 과도하게 치장하기, 위장하기, 어떻게 보이는지 남들에게 지속적으로 확인하기, 싫어하는 부분을 만져서 확인하기 등의 행동을 보이게 됩니다.

 

많은 신체이형장애 환자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외모상 결함을 알아채지 않을까 혹은 조롱하지 않을까 하는 데에 대한 불안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어떻게 보이는지에 대해 과도하게 집중하고 자신의 외모 자체를 수치스러워하고 자신의 걱정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을 꺼립니다.

미용시술이나 수술을 받는 경우도 흔하지만 대부분 그런 시술이나 수술에 대하여 반응이 좋지 않고 더 나빠지기도 합니다. 피부과 환자의 9-15%, 전세게 성형수술 환자의 3-16%, 구강 또는 악안면 수술을 받은 환자의 10% 정도가 신체 이형장애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따라서 현재는 신체이형장애 및 주요우울장애에 대하여 치료가 필요한 상태로 보입니다. 결혼을 앞두고 계신다고 해서 더욱 걱정입니다. 빠른 시일 내로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하셔서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면 도움이 되실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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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혜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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