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아이들이 일상생활에서 또래들과 어울리고 학교에서 적응하는데 있어서 ‘아이’의 ‘자존감’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고 점차 그 비중이 강조되어 가는 것 같습니다.

이에 비해서 정작 양육을 직접 담당하는 ‘부모’의 ‘자존감’ 문제는 소홀히 다루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이처럼 중요하게 인식되는 ‘자존감(self-esteem)’이라는 단어는 정신과학이나 심리학분야에서 시작되어 최근 사회전반적인 측면에서 중요하게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존감에 대한 정의는 여전히 통합되지 못한 채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흔히 자존감과 자존심을 혼용해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두 단어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 ‘자존심이 높다.’ vs ‘자존감이 높다.’ 로 구분해보면 그 차이를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자존심이 높다는 것은 남들로부터 자신의 가치나 능력에 대해서 평가 받는 입장을 중시하는 반면,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긍정적인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이나 마음이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금 구분이 가시나요? 예를 들어 ‘자존감은 낮은데 자존심만 세다’라는 말을 들어보신 적이 있으실 텐데요. 이 말은 스스로에 대한 평가는 낮은 반면에 다른 사람의 평가에는 민감하여 마치 높은 자존감을 가진 척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부모의 자존감은 아이의 양육에 있어서 왜 중요할까요?

양육을 하는데 있어서 부모의 낮은 자존감은 아이에 대한 낮은 기대를 하게 만듭니다. ‘내 주제에 아이를 잘 키울 수 있겠어?’ 라고 생각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런 생각들을 하게 되면 부모는 한편으로는 낮은 기대에 대해 불안해하면서도 점차 아이에 대해서 시간과 에너지 등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게 됩니다. 그럴수록 양육은 점점 힘들어지고 아이를 키우는데 있어서 실패했다는 패배감을 느낄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패배감은 자기비난으로 이어져 또 다시 자존감을 낮추는 악순환을 일으키게 됩니다. 이러한 이유 때문에 아이의 양육에 있어서 부모의 자존감은 매우 중요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부모’의 양육 자존감을 높을 수 있을까요?


1. 내 아이의 양육에 있어서 자신감 갖기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모로서 자신이 자녀의 양육을 책임질 수 있다고 인식하는 것입니다. 부모가 양육의 주체로서 아이의 발달을 돕고 올바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자신감을 가지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물론 주변에서 전문가나 경험 많은 분들의 조언이나 도움을 받을 수는 있지만 결국에 양육에 있어서 최종 결정권을 가지고 그러한 결정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은 부모인 나 뿐이라는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누구보다 잘 할 수 있고, 누구든지 그렇게 생각한다고 믿어야 합니다. 실제로 아이와 24시간 부딪히고 돌보는 건 주위에 도움을 주는 다른 사람들이 아니라 바로 부모 자신입니다. 

양육 자존감 올리기 Tip

아이의 양육과 관련 된 작은 문제부터 스스로 결정을 내려보세요.
(예 : 오늘은 이 옷을 입혀줘야지.
오늘 점심에는 갈치를 구워줘야지.)
스스로 내린 결정이 얼마나 잘 한 결정인지 스스로 감탄해 보세요.
(예 : 이렇게 잘 어울리는구나!
이렇게 잘 먹는구나!)



2. 자신의 강점/약점 알아차리기

부모 자신이 양육에 있어 어떤 장/단점을 가지고 있는지 제대로 알아차리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양육 자존감이 낮은 부모를 관찰해보면 대부분 자신에 대해서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더욱이 자신의 태도나 능력 등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자존감을 올리기 위해서는 자신에 대해서 스스로 잘 평가해보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평가에는 장점 뿐만 아니라 단점에 대한 것도 포함되어야 합니다. 그래야만 단점들에 대해서 보완할 기회를 가질 수 있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때 스스로에 대한 평가가 어렵다면 가까운 주위 사람들에게 요청하여 이를 자신의 평가와 비교하여 통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양육 자존감 올리기 Tip

1. 하얀 종이를 가져와 반으로 곱게 접어보세요.
머릿속을 비우고 심호흡을 하세요.
반으로 접힌 종이의 왼편에는 스스로 생각하는 자신의 장점을, 오른편에는 단점을 적어보세요.
글로 직접 적어보면 두리뭉실하게 알고 있던 자신의 장/단점을 명확하게 알 수 있습니다.

2. 서로의 장점에 대해서 충분히 칭찬해주고
만약 부족한 점이 있다면
아이를 위해서 아낌없는 조언을 해줄 수 있는
하루 5분
부모의 시간을 가지세요.



3. 자녀의 기질과 특성 알아차리기

부모 자신의 장단점을 아는 것만큼 자녀들의 기질과 특성을 아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무리 부모가 좋은 양육을 할 마음가짐이나 준비가 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아이가 가지는 기질이나 특성을 무시한 채로는 올바른 양육을 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불안 수준이 높고 까다로운 기질을 타고난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서는 보통 아이들에 비해 좀 더 안심시켜주고 민감하게 반응해서 아이가 최대한 안정감을 갖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이러한 것이 가능 하려면 기본적으로 아이가 가지고 있는 특성에 대한 이해가 양육에 있어서 반드시 선행되어야 합니다.



  4. 비교하지 않기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는 것은 경쟁심을 불러일으켜 동기 수준을 높이고 좀 더 높은 목표를 갖게 하는 긍정적인 요소가 있는 반면, 나의 능력을 벗어난 목표를 세워 실패를 맛보게 하는 부정적인 요소도 같이 가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실패는 결국 자존감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아이마다 가지고 태어난 기질이 다르고 부모 또한 처해있는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주변의 다른 부모들이 하는 것들을 똑같이 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양육 자존감이 높은 경우에는 주변에 휘둘리지 않고 본인이 추구하는 양육 스타일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지만, 양육 자존감이 낮은 경우에는 주변에서 건네는 한마디에 쉽게 영향을 받거나 상처 받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내게 주어진 현재 상황에서 양육에 있어서 최선을 다하고 그 결과에 상관없이 과정에 대해서 스스로 칭찬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양육 자존감 올리기 Tip

누구나 아이에게 최고를 선물해주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죠?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은 어떠세요?
항상 최고의 조건에서 성장하지는 않았지만 이만하면 꽤 괜찮은 어른으로 크지 않았나요?
옆집 누구의 무엇과도 비교하지 마세요.
자신만의 기준과 목표를 가지고 한걸음 떨어져 아이가 한 단계씩 성장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세요.



5. 스스로 위로하기

자존감이 낮은 부모의 경우 아이가 뛰다가 넘어져 다치면 가장 먼저 스스로를 자책합니다. ‘내가 미리 챙겼어야 했는데. 더 조심시켰어야 했는데.’ 이렇게 말이죠. 그러면서 한발 더 나아가 ‘아이를 다치게 하다니 나는 부모로서 자격이 없어. 좋은 엄마가 아니야.’ 이렇게 스스로를 비난하기도 합니다. 양육을 하면서 시행착오나 실수를 겪지 않는 부모는 없습니다. 그때마다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잘못하거나 실수한 것이 있다면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다음 번에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을 때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해서만 생각하면 됩니다.

양육 자존감 올리기 Tip

평소 스스로에게
‘나는 이만하면 괜찮은 부모야.’
‘우리 아이는 나 같은 부모 만난 게 정말 행운이야.’
라고 이야기 해보세요.
처음에는 굉장히 민망하고 낯간지러운 것 같지만 이런 과정들이 부모의 양육 자존감을 높이는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아이는 부모의 행동, 말투, 태도를 보고 따라하기(modeling) 때문에 부모의 자존감이 높을 경우 아이의 자존감도 같이 높아지게 됩니다. 우리 아이가 자라서 어떤 어른이 되기를 바라시나요? 오늘부터 ‘부모’인 나의 ‘양육 자존감’을 올릴 수 있도록 노력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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