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황인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람은 일생에서 2번 크게 호르몬 변화를 겪는다. 먼저 10대 초반부터 시작하는 청소년기에는 호르몬이 급격하게 분비되어 2차 성징이 나타나고, 그다음 50대 이후로는 이 호르몬들이 빠져나가는 갱년기를 겪는다.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부모도 자녀들을 대하기가 매우 어렵다고 호소한다. 기분이 한없이 고양됐다가 내려앉는 기분이 들쑥날쑥하는 것이 주변에서도 예측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사진_픽셀


10대들의 감정기복은 조울증과 비슷한 면이 있다. 감정기복이 심하다고 해도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면 괜찮지만, 본인이 너무 힘들어하고 1주일 이상 감정기복이 크게 나타난다면 단순한 사춘기의 변화보다는 기분장애일 확률이 크다. 기분장애에서 우울이나 조증이 나타나는 경우 시작과 끝이 있는 ‘에피소드’를 반복하는 양상을 보인다. 한 에피소드가 끝나고 다음 에피소드가 오기 전까지는 평소처럼 지낼 수 있지만, 에피소드가 지속되는 동안은 기분의 영향을 받는다.

조증이 나타나면 안 하던 이런저런 일을 벌이고 다니거나, 하루 종일 바쁘게 지내도 피곤하지 않으니까 본인은 잘 지낸다고 느낀다. 목소리도 커지고, 활동량이 많아지고 더 나아가 내 생각이 맞고 옳다고 느끼게 된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이 곧 세계적으로 알려지고 나 또한 유명인이 될 것이다’와 같은 망상에 가까운 고조된 감정까지 올라간다. 그러다가 에너지를 다 쓰고 나면 기분이 푹 가라앉는 우울감이 찾아온다. 이러한 일정한 간격을 두고 사이클을 반복하는 것을 조울증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우울증이 심해지면 자살 사고가 있을 수 있다. 자살을 생각만 하는 것, 계획이 있는 것, 시도가 있는 것은 각기 다르다. 주변 사람들에게 연락을 돌리거나 물건을 정리하는 모습을 보이면 위험하다고 할 수 있다.

 

조울증은 뇌신경전달물질 물질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울증의 치료는 우울증과 달리 항우울제를 쓰지 않고 기분 조절제, 항정신제를 사용한다. 

보호자들이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치료 여부가 갈리기도 한다. 아예 증상을 인정하지 않은 부모들도 있지만 반대로 같이 내원해서 가족으로서 무엇을 도울 수 있는지 적극적으로 물어보는 경우도 있다.

때로는 청소년들이 혼자 상담을 받으러 오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환자뿐 아니라 가족 내 관계, 갈등, 보호자의 이해정도도 알 수 있기 때문에 가족들도 치료 범위로 포함시켜 적극적으로 치료한다.

부모가 볼 때 자녀가 감정기복이 심한 것이 관찰되고 일상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면 정신건강의학과에 내원해 적극적으로 치료하기를 권한다.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