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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울증인가요? - 우울증, 어떻게 진단할까?마음의 감기, 우울증 - 증상과 진단
서화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20.01.05 06:24

[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서화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우울하면 우울증에 걸렸다고 생각해도 되는 건가요?

A. 우울증은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우울한 기분이 주요한 증상이 됩니다. 그리고 더불어서 신체적인 증상들도 많이 나타나게 됩니다.

식욕이 없어지거나, 잠을 자지 못하는 우울증이 있을 수 있고요. 그 반대로 식욕이 너무 많아지거나, 너무 많이 자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낮 동안에 피곤이 많아지기도 하고, 집중이 안 되고, 말과 행동이 느려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혹은 짜증이 늘어날 수도 있고 스스로 ‘가치가 없다. 쓸모가 없다.’라는 생각, 그리고 자기가 했던 일들에 대해서 ‘죄가 크다. 잘못한 것이 많다.’라는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생각들이 더 진행되면 자살까지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이 모든 것들이 우울증과 함께 나타날 수 있는 증상들입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동일한 증상들을 나타내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사람들은 무가치감과 혹은 식욕만 변화가 있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들은 그중에서 몇 가지만 변화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이 오해하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우울증은 꼭 우울해야 한다.’라는 생각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우울증은 우울한 기분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우울증을 크게는 두 가지로 구분해보면, 우선 우울한 기분을 느끼는 것이 있고요. 두 번째로는 에너지가 없어지는 기분, 혹은 기쁨과 흥미가 없어지는 것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환자분들을 만나서 기분이 우울하냐고 물어보면, ‘기분이 우울하지 않다. 내가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모르겠다. 그러나 굉장히 공허하고, 우울뿐만 아니라 다른 어떠한 감정들도 느끼지 못하겠다.’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많이 제한된 동양권에서는 우울한 기분이 신체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알 수 없는 두통, 복통이나, 이곳, 저곳이 아픈 증상들을 보이기도 하시고요. 그런 분들이 내과나 다른 병원을 돌아다니다가 정신과에 와서 우울증을 진단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진_픽셀

 

Q. 우울증의 진단 기준은 어떻게 되나요?

A. 정신과에서는 통계 및 진단 편람 같은 진단 도구들을 가지고 있는데요. 거기에 따르면 방금 말씀드린 그런 증상 중에 다섯 가지 이상 증상들을 가지고 있고, 하루 이틀이 아닌 2주 정도 거의 매일 우울해하며, 이런 것들 때문에 자기에게 주어진 역할들을 하지 못할 때, 학생이라면 학업, 그리고 직장인이라면 직장에서의 일들을 잘 감당하지 못할 때 우울증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시작하게 됩니다.

실제로 예전에는 정신과에 대한 편견과 벽이 굉장히 높았기 때문에, 직업으로서의 일을 잘 못 하고, 결국에 그런 환경 내에서 직장을 그만두기도 하고, 실직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자살을 생각하는 그런 단계까지 간 후 오시는 분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점차 정신과에 대한 편견이 많이 감소하고 문턱이 낮아지다 보니까 자기가 예전과 다른 기분, 예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의욕이 떨어지는 증상으로 오시는 분들도 많이 있습니다.

 

Q. 우울증을 자가 진단을 할 수 있는 방법이 실제로 있나요?

A. 스스로 진단을 하기는 좀 어렵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자기 상황을 이제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데 한계가 있을 수 있습니다.

진단받을 만큼의 깊은 우울증이 되기 이전에 치료를 받기 시작하면 깊은 우울증으로 빠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자가 진단을 해서 치료의 여부를 판단하기보다는 정신과에 방문하면 자기가 어느 정도 심한지를 확인할 수 있고, 우울증이 깊어지는 상황이라면 치료를 일찍 시작할 수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은 환경이 변화할 때, 꼭 나쁜 일만이 아니라 승진, 결혼, 혹은 이사와 같은 변화에 있어서도 많은 스트레스를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그 스트레스를 느끼면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때 건강하던 사람들도 잠깐 우울한 기분들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는 기능의 문제가 없는 경우가 많이 있고, 그럴 경우는 우울증보다는 적응 장애와 같은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평소에 약간의 우울감이 고민인 분들은 주저하지 마시고 방문해서 상담을 받아보시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서화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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