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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이 심할 때 정신과에서 치료할 수 있다?
고영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9.10.11 01:34

[정신의학신문 : 대한신경정신의학회 고영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Q. 통증에 대해서 알아보고 있는데요. 이번에는 정신과에서 통증을 어떻게 치료하는지 더 깊이 있는 대화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정신과에서는 통증을 어떻게 치료하나요?

A. 간단히 말씀드리면 수술적인 치료 외에 모든 치료가 가능합니다.

 

Q. 수술 빼고 다 가능하다고요?

A. 네,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통증 치료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불가능하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은 아니고요. 중점적으로 해야 하는 치료들이 있기 때문에 그 위주로 서비스를 제공하게 됩니다. 정신과에서는 통증 자체를 줄이는 것, 통증을 지니고 있더라도 일상생활을 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이 두 가지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적응과 관련된 부분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데요. 우울증이나 불면증과 같은 것들이 있으면 통증 자체도 힘들고, 일상생활도 힘들어지게 됩니다. 그래서 불면증과 우울증을 잘 치료하게 되면 통증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들이 더 키워지게 되고, 그러다 보면 일상생활에 더 빨리 적응할 수 있는 거죠. 그래서 그런 동반되는 증상들을 치료하게 되는데, 대부분 약물치료로 가능합니다.

 

사진_픽사베이

 

그리고 스트레스와 관련된 혹은 통증과 관련된 생각이나 행동에 어떤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서 인지행동치료라는 것들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나는 이 통증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가 없어. 그리고 이 통증이 조금만 움직이게 되면 더 심해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움직이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 해.’

이런 왜곡된 사고 때문에 이 사람의 행동반경이나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게 되는 거죠. 그래서 실질적으로 통증이 본인한테 제한을 두는 부분이 어디까지인지. '통증 때문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라는 그런 파국적인 생각들. 통증 때문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통증을 유발하고 있는 상황들이나 혹은 통증 자체가 나한테 왜곡된 생각들을 심어주기 때문에 못 하는 부분들도 분명히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을 교정해주고 훈련시켜주는 것이 인지행동치료라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이 두 가지 방법들을 통해서 통증을 지니고도 적응을 할 수 있는 치료들을 할 수 있는 거죠.

 

그다음에 전적으로 통증에 대한 치료를 하게 되는데요.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신경전달물질과 같은, 통증과 우울증은 서로 공유하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통증 치료를 위해서 사용하는 많은 약물은 우울증이나 불안증에 이미 쓰이고 있는 약들입니다. 그 약 중에서 주로 항우울제 같은 약제들이 통증을 확실히 줄여줍니다. 

또 일부 적극적인 선생님들은 마약성 진통제를 사용합니다. 일반적으로 마약이라고 하면 의존성과 같은 것들이 걱정되는데, 그런 부분들은 경험 있는 선생님들을 통해서 의존성이 생기지 않으면서 통증을 조절할 수 있도록 처방을 받기도 하죠.

 

Q. 그러면 많은 환자들이 일시적으로 크게 통증을 줄이고자 약을 좀 많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가 있을 것 같은데요? 

A. 특히 마약성 진통제 같은 경우는 내성이 생기거든요. 내성이라는 게 무슨 말이냐면, 똑같은 약을 먹어도 처음 먹을 때는 통증이 10에서 1로 줄었는데, 계속 먹다 보면 10에서 5까지밖에 줄지 않는다는 거죠. 그러면 1까지 줄이기 위해서 더 많은 약을 환자들은 먹고 싶어 한다는 겁니다. 그래서 그런 약의 용량을 앞서 말씀드린 인지행동치료, 그다음에 항우울제, 조금 이따가 말씀드릴 다른 치료들과 병합해서 의존성 있는 마약성 진통제를 더 늘리지 않고도 생활할 수 있도록 도와드릴 수 있죠. 그래서 약제 자체에 몰두하기보다는 다른 치료들을 병행해서 이 약을 더 늘리지 않도록 도와드리는 것이 진정한 치료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Q. 그러면 약을 많이 먹지 않고도 통증을 줄일 수 있는 다른 치료법은 어떤 게 있을까요?

A. 약물치료 외의 치료들을 비약물적 치료라고 얘기하는데요. 이 비약물적 치료의 목표는 대뇌의 감각을 정상화하는 걸 목적으로 합니다. 그래서 크게 세 가지 정도 치료방법이 있는데요. 하나는 경두개 자기자극술, 두 번째로는 경두개 직류 전류 자극술, 마지막으로 전기충격요법 이 세 가지 방법들이 부가적으로 쓰일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치료는 원래 우울증 치료에 사용되던 치료입니다. 통증을 지니고 있는 분들한테 도움을 많이 드릴 수 있는 치료라고 많은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이 치료법들을 통증 환자분들한테 적용하는 거죠.

각각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면, 경두개 자기자극술이라는 것은 MRI에 들어가는 자석만큼 자력이 센 자석을 우리 머리 뒤에 대고 자극하여 뇌세포에 미세한 전류를 흐르게 합니다. 그럼 미세한 전류가 손상됐던, 혹은 혼란스러워진 신경계에 정상화를 유도하는 거죠.

경두개 직류 전류 자극술은 그냥 직류 전류를 우리 뇌에다가 흐르게 하는 겁니다. 뭐 영화에서 본 것처럼 강력한 그런 전류를 주는 게 아니고요. 그냥 건전지에서 나오는 정도의 아주 미세한 전류를 우리 뇌의 특정 위치, 예를 들면 통증을 느끼는 부위에 자극을 해서 이상 감각을 느끼고 있는 뇌세포들을 정상화하는 치료입니다.

 

사진_픽사베이

 

마지막으로 전기충격요법이 있는데, 이 경우에는 우울증이 굉장히 심한 분들에게 적용합니다. 우울증이 굉장히 심한 분들은 약도 먹지 않고 거의 누워서 지낼 정도로 힘들게 되는 상황이 되거든요? 그런 경우에는 약물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쓰는 치료방법 중 하나가 전기충격요법입니다. 이 전기충격요법은 안전한 치료이기는 하지만 수술실에서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입원을 해서 치료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극도의 통증으로 생활하기 힘든 분들이나 통증과 함께 우울증이 아주 심한 분들한테 시행을 하게 되는 거죠.

이렇게 몇 가지 약물 외의 치료방법들을 통해서 통증이 심한 분들을 저희가 도와드릴 수 있습니다. 

 

Q. 정신과에서 통증을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가지고 있었는데 저희가 그동안 몰랐었네요.

A. 네 그렇죠. 사실 이런 많은 치료법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널리 알려지지 못해서 치료의 기회를 놓치신 분들도 많이 있다고 생각이 되고요. 그래서 잘 조절되지 않는 통증이나, 통증과 동반되는 여러 가지 불편한 부분들이 있을 때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오시면 이런 치료방법들을 통해서 많은 도움을 드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고영훈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info.psy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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