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한경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17년 4월에 발표된 ‘2016년 정신질환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전히 정신건강의학과 내원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조사 결과, 성인 중 연간 470만 명이 정신질환을 앓고 있으며, 4명 중 1명꼴로 평생 동안 한 번 이상의 정신질환을 겪는 데 반해, 그중 9.6%만이 정신과 의사를 포함한 정신건강전문가들을 만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수준입니다. 미국의 경우 정신건강서비스 일 년 이용률은 43.1%(2015년), 캐나다 46.5%(2014년), 호주 34.9%(2009년)입니다.

다시 말해, 사회 곳곳에 마음의 병과 싸우느라 고통을 겪는 많은 분들이 있으며, 우리 역시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홀로 끙끙 앓고 있는 것이죠.

그동안 각계각층의 노력으로 정신건강의학과의 문턱은 조금씩 낮아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는 어떤 상태일 때 정신과에 가야 할지 알지 못해, 치료 시기를 놓치는 일이 흔합니다.

이에 본 기사에서는 ‘정신과에서 반드시 평가와 치료를 받아야 하는 10가지 증상’에 대해 알아보고자 합니다. 

 

사진_픽사베이


1. 사고(생각)의 이상

특정 주제에 과도하게 몰입해 있는데, 그 내용이 비현실적이거나 또는 사고 전개와 방식이 비논리적이고 어린 아이처럼 유치함.
 

2. 전반적 기능 저하

일상적으로 무난하게 수행하던 역할(학교/가정/직장/단체)을 갑작스럽게 그리고 뚜렷한 이유 없이 잘하지 못함.
 

3. 감정 변화

감정 기복이 극심하며, 상황에 맞지 않는 부적절한 모습을 보이거나 감정 표현이 점차 없어져 무미건조해짐.
 

4. 과민함

사소한 자극(특히 시각, 청각)에 크게 놀라거나 불안해하고, 의심하며 신경이 날카로워짐.
 

5. 대인관계의 단절

가족 및 타인과의 교류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때로는 사라지기도 함.
 

6. 불량한 위생

몸을 잘 씻지 않고, 옷도 잘 갈아입지 않으며, 주변 정리정돈이 부실하여 개인위생이 저하됨.
 

7. 인지능력의 문제

기억력 및 집중력, 문제해결능력이 떨어져 실수가 많아지고, 시간과 장소를 잘못 알거나 전혀 인식하지 못함.

 

위에서 언급한 증상을 지인의 입장에서 본다면, ‘왜 이렇게 이상해졌지?’, ‘딴 사람처럼 변했어(부정적인 의미로)’, ‘제대로 하는 게 없네’처럼 표현할 수 있습니다.

또한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한 상황도 있으며, 다음 세 가지가 대표적입니다.
 

8. 지속되는 환각

9. 기괴한 행동과 말의 반복

10. 자해 및 자살에 관련된 일체의 모든 활동(충동/사고/계획/시도)

 

이런 10가지 모습 이외에도 정신과적 평가와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더 많이 있을 것이며, 모든 경우에 100% 정신질환으로 이어진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정신과 의사의 진료는 필수적입니다.

이처럼 신속한 정신과 진료를 강조하는 것은 병세가 나빠지기 전, 치료적 개입을 통해 입원을 방지하고, 예후를 개선시키며, 무엇보다 현재 보이는 증상을 빠르게 호전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차고 넘치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마음의 문제를 방치하거나 잘못된 방법으로 해결하려 하다가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심각한 병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또한 이를 건강한 상태로 되돌리는데, 많은 시간과 비용, 가족과 주변인 나아가 사회적 부담이 늘어나게 됩니다.

암의 조기 발견이 완치율과 생존율을 높이는 것처럼, 정신질환의 신속한 치료는 건강한 회복을 위해 필수적입니다.

따라서 정신건강의학과에 꼭 가야 할 상황들을 우리 모두가 숙지한다면,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주변 사람의 정신건강을 지키고, 마음의 병을 예방하는 데, 커다란 힘이 될 것입니다. 

 

* 참고문헌

1.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신경정신의학 제3판. 서울: (주)아이엠이즈컴퍼니;2017.

2. 홍진표 외. 2016년 정신질환 실태조사. 보건복지부;2017.

3. 미국정신과의사협회 https://www.psychiatry.org/patients-families/warning-signs-of-mental-illness

4. Salvatore P, Khalsa HM, Hennen J, Tohen M, Yurgelun-Todd D, Casolari F, Depanfilis C, Maggini C, Baldessarini RJ. Psychopathology factors in first-episode affective and non-affective psychotic disorders. J Psychiatr Res. 2007 Nov;41(9):724-36.

5. Olfson M, Ascher-Svanum H, Faries DE, Marcus SC. Predicting psychiatric hospital admission among adults with schizophrenia. Psychiatr Serv. 2011;62:1138–1145.   

6. Oquendo MA, Currier D, Mann JJ. Prospective studies of suicidal behavior in major depressive and bipolar disorders: what is the evidence for predictive risk factors?  Acta Psychiatr Scand. 2006;114:151–158.  

7. Srihari VH, Jani A, Gray M. Early Intervention for Psychotic Disorders: Building Population Health Systems. JAMA Psychiatry. 2016 Feb;73(2):101-2.   

8. Conus P, Macneil C, McGorry PD. Public health significance of bipolar disorder: implications for early intervention and prevention. Bipolar Disord. 2014 Aug;16(5):548-56. Epub 2013 Oct 16.  

9. McGorry PD, Mei C. Early intervention in youth mental health: progress and future directions. Evid Based Ment Health. 2018 Nov;21(4):182-184 Epub 2018 Oct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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