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식사가 해치워야 하는 끼니가 되어 버리거나, 아니면 다이어트 때문에 죄책감을 가지고 먹지 않으세요?

음식이 주는 기쁨은 단지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뿐 아니라, 식탁을 둘러싼 분위기도 함께 느끼는 것이기 때문에 무엇을 먹느냐(What to eat), 그리고 어떻게 먹느냐(How to eat)라는 두 가지를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느냐를 알아차리는 연습이 바로 명상에서 이야기하는 ‘마음챙김’입니다.

마음챙김은 <리틀 포레스트>라는 영화에서 주인공 김태리가 음식의 재료 하나하나 집중하며 식사를 준비하는 동안 엄마의 부재를 채워나가는 장면에서 잘 나타납니다.

주인공은 마음챙김 식사를 통해 자신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끌어올리고 친구들을 식사에 초대하면서 마음의 허기를 잘 해결해나갑니다.

식사도 명상이라는 이야기가 익숙하지 않다면 무엇을, 어떻게 먹는지에 대하여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영화 리틀포레스트 中 (배급:메가박스)


첫 번째, ‘무엇을 먹느냐’는 음식의 선택을 말합니다.

식사는 음식이 나의 일부가 되는 과정입니다. 내가 선택해서 먹은 음식이 내 몸 안으로 들어와서 소화되어 내 몸을 구성하니까요.

따라서, 음식의 선택은 충동적으로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계획을 해야 합니다. 내 몸에서 요구하는 음식, 그리고 기분을 좋게 하는 음식을 먹고 싶은 것은 당연한 욕구이니까요.

먹으면서도 살찐다고 걱정한다면 포만감을 느낄 수 없고 식사가 오히려 스트레스가 됩니다. 가끔은 금기음식을 허용하는 용기를 가지세요. 특정 음식을 안 먹으려고 애쓰면 애쓸수록 더욱 그 음식에 대한 강렬한 식탐은 참을 수 없게 됩니다.

다이어트할 때 라면은 절대 안 된다는 생각 때문에 참다가 결국 자기 직전에 끓여 먹고 자는 경험 해보셨을 거예요. 어떤 분은 라면은 몸에 나쁜 음식이라는 생각 때문에 차라리 생라면을 우걱우걱 먹었다고 합니다. 생라면만으로는 라면의 깊은 맛을 느끼지 못합니다. 오히려 라면의 국물 맛을 음미하고 후루룩 하는 소리를 듣는다면 포만감이 빨리 찾아왔을 겁니다.

 

두 번째, ‘어떻게 먹느냐’는 개인의 고유한 식사행동을 말합니다.

식사기도, 명상, 예쁜 식기들, 향기 나는 향초, 분위기 있는 조명, 함께 먹는 사람들, 먹을 때 분위기 등은 내 몸과 마음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지금 여기(here and now)에서 내가 먹는 음식에 집중하고 몸과 마음에서 주는 신호를 알아차리는 것, 그것이 마음챙김 식사인데요. 마음챙김 식사는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지금 라면을 먹고 있다면 그 라면의 맛에 집중하는 거예요.

먹고 싶은 욕망과 맛에 대한 감각이 잘 조화시킬 때 라면명상이 시작됩니다. 의도적으로 음식의 재료를 충분히 씹으면서 입안에서 느껴지는 감각에 집중해보세요. 음식의 향과 냄새 그리고 시각적인 자극은 이미 포만감을 가져와서 적은 양을 먹게 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다른 걱정이나 부정적인 감정에 휩쓸리지 말고 정신을 집중해보세요. 그리고 평소 식사행동의 습관도 관찰해보세요.

국에 말아서 후루룩 마시진 않는지, 젓가락을 이용해서 음식을 적게 천천히 집고 있는지, 몇 번이나 씹고 삼키는지, 혼자 또는 다 같이 먹는 것을 선호하는지, 어느 장소에서 주로 먹게 되는지, 음식을 섭취하는 총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이 모든 것이 마음챙김 식사를 결정합니다.

마음챙김 식사는 식사시간을 명상으로 만들어 줄 뿐 아니라, 불필요한 식탐이 사라지게 도와주며, 스트레스로 인한 과식이나 비만을 예방해줍니다.

식사시간이 더 이상 즐겁지 않다면, 마음챙김 식사를 보여주는 리틀 포레스트의 김태리 식사법을 추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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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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