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력자들은 행복할까?

한국은 유난히도 교육열이 높은 나라다. 우리나라는 감소하는 학령인구에도 불구하고 대학 진학률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약 70%대를 유지하고 있으며 지난 2008년에는 최고 83.8%까지 기록했다. 그만큼 사람들은 ‘가방 끈이 긴’ 것, 즉 높은 교육 수준을 갖추는 것이 현대 사회에서 성공하는 사회인으로서 필수적이고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정작 고학력자들은 그들의 직장에서 만족감을 느끼고 있을까?

미국 플로리다 주 대학의 우에노(Ueno) 교수와 크라우스(Krause)는 고학력이 항상 만족감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믿음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보아야 한다는 결론의 연구를 최근에 발표했다. 사람들은 대게 자신들의 교육 수준과 비슷한 직장에 취업하지만 직장에서 요구하는 능력보다 높은 교육 수준을 갖춘 경우도 적지 않아 있다. 즉 이들은 하향 취업을 하는 것이다. 우에노 교수 연구팀은 고학력자가 하향 취업을 하는 것은 사회와 개인 모두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우려하였는데 국가적인 차원에서는 아까운 인재를 낭비하는 것이고 개인적인 차원에서는 낮은 임금을 받는 것, (교육투자에 대한) 자원 과소비와 낮은 업무 만족도를 갖는 것이다.
 

사진_픽셀


고학력과 업무 만족도의 관계

고학력자가 직장에서 업무 만족도가 낮은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그중 한 가지는 학력-일자리 불일치이다. 다시 말하면, 사람들이 현재 가지고 있는 교육 수준과 미래에 가지고 싶은 일자리에 대한 불일치 때문이다. 학생들은 학창 시절 자신들에 미래에 대해 고민하고 설계를 하는데 종종 그들의 바람과 꿈은 그들이 받은(혹은 미래에 받게 될) 교육 수준을 넘어설 때가 많다. 그리고 이러한 배경에는 경제적인 성공에 대한 기대가 우리의 문화 속에 뿌리 깊게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에노 교수 연구팀은 업무 만족도와 과잉학력에 대한 관계를 파헤치기 위해 2008과 2009년에 실시한 미국 청소년 추적 연구 데이터를(National Longitudinal Survey of Youth) 들여다보았다. 연구팀은 26살과 31살 사이의 젊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이루어진 설문조사를 주로 분석했는데 그 이유는 이 나이 때의 청년들이 막 취업시장에 발을 들여다 놓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설문조사 응답자의 교육 수준과(학교를 다닌 연수로 측정) 응답자의 직장에 다니는 사람들의 평균 교육 수준을 비교한 다음에 응답자의 교육 수준이 통계적 수준보다 높으면 고학력자라고 분류를 하였다.

예상대로 고학력자는 적당한 교육 수준을 갖춘 사람에 비해서 업무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서 자신이 종사하고 있는 직장과 비교해 고학력자로 분류된 응답자들은 그들이 나온 4년제 대학교나 대학원이 가져다주는 이점보다 불이익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왜냐하면 고학력자들은 낮은 업무 만족도를 느끼는 것 것뿐만 아니라 높은 학력을 갖추는데 돈, 시간 그리고 노력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고등학교만 졸업한 사람들 또한 낮은 업무 만족도를 나타냈다.

 

더 많은 연구의 필요성

연구팀은 이어서 고학력자들이 왜 업무 만족도가 낮은지 살펴보았지만 이에 대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을 표명했다. 고학력자들의 38.2%는 자신들의 현 직장이 자신들 목표의 일부라고 답한 반면, 적당한 학력을 가진 사람들은 65.5%나 그렇다고 답변했다. 다시 말하면 대부분의 고학력자들은 자신의 현 직장에 부정적인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뜻인데, 어쩌면 이들은 미래에 자신이 더 높은 지위의 직장을 얻을 수 있다는 희망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다른 가능성으로는 높은 지위의 직장은 경쟁이 심하고 흔하지 않기에 어쩔 수 없이 고학력자들이 하향 취업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 참고

한국 교육통계 서비스
http://std.kedi.re.kr/mobile/post/6666286?itemCode=03&menuId=m_02_03_02

Koji Ueno and Alexandra Krause, “Overeducation, perceived career progress, and work satisfaction in young adulthood,” Research in Social Stratification and Mobility 2018.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2765624173008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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