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는 다이어트약 중 식욕억제제를 1년여간 복용했다. 식욕이 확실히 줄어들었고 체중 감량에서 분명한 효과를 보았다. 이전보다 마른 체형에 기분이 좋았지만 약을 먹으면 사소한 일에도 예민하고, 안정이 안 되는 느낌, 불면증 등이 있어 약물을 중단하게 되었다. 약물 복용을 중단 한 이후에는 다른 불편감이 심해졌다. 계속해서 잠이 오고 쳐지고 무기력해지는 것 같았다. 하루 종일 우울한 기분이 들고 마음이 진정이 되지 않고 초조하기만 했다. 직장 일을 하는데도 이전과 달리 집중이 안 되고 하루 종일 멍한 상태가 되곤 한다.

 

다이어트 약물 중에서 식욕억제제 계열(암페타민 유도체 성분)의 부작용 사례입니다. 암페타민 유도체 성분의 다이어트 약물은 식욕감소에 탁월한 효과를 보입니다. 하지만 그에 따른 부작용도 분명해서 주의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원칙적으로 BMI 30 이상의 심한 비만의 경우에 사용해야 합니다. 되도록 단기간만 사용해야 하는데 현실에서는 오용/남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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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욕억제제(암페타민 유도체 성분)의 효과

암페타민 유도체는 체내 자율신경계를 항진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신경전달물질(노르에피네플린, 도파민)의 분비를 촉진시켜서 우리 몸을 흥분상태로 만들고 전투태세가 되게 합니다. 비유하자면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경우와 같이 각성된 상태로 만듭니다. 이렇게 흥분된 상태에서는 배가 고프지도 않고 식이 섭취를 하더라도 몸의 대사가 항진된 상태기 때문에 많은 칼로리가 곧바로 소모가 됩니다.

 

♦ 식욕억제제 중단 후의 금단증상

암페타민 유도체의 식욕억제 효과는 탁월합니다. 부수적으로 식욕 억제 효과 외에도 우울감의 개선, 의욕상승, 집중력상승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 약물을 복용하면서 이런 효과가 있었는데 약물 중단하고 이런 효과가 사라지게 되면 어떻게 될까요? 이전보다 심한 우울감, 의욕저하, 무기력감, 멍함, 집중력저하, 불안감, 짜증, 화 같은 증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금단증상이 모든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초기에 증상을 보이더라도 대개의 증상은 2주~1개월가량 후에는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일부 환자에서는 금단증상이 심하게 나타날 수 있는데, 특히 약물복용 이전부터 우울증상이나 불안증상이 있었던 사람에게서는 이런 금단 증상이 더욱 심하고 오랫동안 나타납니다. 또한 오랜 기간 약물을 복용하면 금단증상의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몸이 약물의 작용에 익숙해져 있어서 약물 효과가 사라지면 더 심하게 금단증상을 보일 수 있습니다.

 

♦ 식욕억제제와 내성

앞서 말한 대로 식욕억제제 계열은 되도록 단기간만, 소량으로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장기간 복용하게 되는 경우에는 비슷한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사용해야 하는 약물의 용량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우리 몸은 약물의 작용이 장기간 지속되면 이에 적응을 하게 됩니다. 약물의 작용으로 비슷한 정도의 식욕억제, 각성효과, 집중력 상승 등을 얻기 위해서는 더 많은 용량의 약물을 필요로 할 수 있습니다. 이를 약물의 내성이라고 합니다. 모든 약물에서 내성이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암페타민 유도체 계열에서는 내성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장기간 사용 시 사용 용량이 증가할 수 있고 앞서 설명한 금단증상과 더불어서 약물에 중독증상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식욕억제제(암페타민 유도체) 약물의 효과와 내성/금단에 대하여 다루었습니다. 식욕억제제는 분명히 효과적인 약물입니다. 하지만 내성, 금단, 그 외 다양한 신체적/정신의학적인 부작용을 보일 수 있습니다. 부작용에 주의하여 사용하여야 하고 되도록 소량, 단기간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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