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임찬영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는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대생이다. 수차례 다이어트를 시도했지만 오래지 않아서 요요가 오곤 했다. 최근에는 다이어트 약이 효과가 좋다는 친구의 말에 근처 병원을 방문하여 다이어트 약물을 복용했다. 약물을 복용하면 입맛이 없어지는데, 신기하게도 밥을 먹지 않아도 기운이 나고 힘이 나는 것 같았다. 체중감량에도 확실한 효과가 있었다. 하지만 평소 무던한 성격이라는 평을 받는 A 였지만 약물을 복용하면서 사소한 일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간혹 감정 기복이 심했다. 때로는 두근거림으로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날이 있기도 했다.”

 

위의 사례는 다이어트 약물의 효과와 부작용의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경한 부작용 사례를 들었지만 간혹 약물에 중독되거나 조울증, 조현병 등의 정신의학적인 심한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신체적인 부작용으로는 두통, 구토부터 고혈압, 부정맥 등이 보고되며, 몇 개의 사례 연구에서는 급성 심정지까지 보고됩니다.

과거에 식욕 문제 / 비만은 의지의 문제였습니다. 하지만 생물학적 기전이 좀 더 밝혀지고 임상적인 자료가 쌓이면서 식욕 억제 / 비만치료에 약물치료가 널리 사용 중입니다. 식욕 억제에 분명히 약물치료는 효과적입니다. 실제로 임상에서도 많은 환자 분들이 약물치료를 하고 효과에 만족합니다. 하지만 좋은 효과만큼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습니다.

 

다이어트에 사용되는 약물은 크게 다음과 같습니다.

1) amphetamine 계열 – 펜터민, 아디펙스, 푸리민, 디에타민, 푸링, 펜틴 등

2) 비amphetamine 계열 – 지방흡수억제제(리피다운 등), 콘트라브(bupropion/naltrexone 복합제), 벨빅 (lorcaserine) 등

3) 그 외 약물 (FDA 비승인) – 열생성촉진제 (토피라메이트, 에페드린 등), 메포민 (metformin) 등

위의 약물 외에도 다양한 다이어트 약물이 사용되곤 합니다. 임상적으로 전반적 식욕억제의 효과는 펜터민으로 대표되는 암페타민 유사체가 가장 효과적이지만 부작용 역시 많습니다. 요새 새로 개발된 약물인 벨빅, 콘트라브 등도 좋은 효과를 보입니다.

약물 사용 시 중요한 점은 다양한 약물 중에서 개인에게 적합한 기전의 약물, 발생 가능한 부작용 등을 평가하여 가장 적절한 약물을 사용해야 합니다. 적절한 고려 없이 획일적인 약물 사용은 효과를 낮추고 부작용을 높일 수 있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많은 약물이 FDA (미 식품의약국) 승인이 되었지만, 사실 권고 범위는 제한적입니다.

1. BMI 30 이상의 명백한 비만의 경우에 식이 및 운동에 더하여 병합요법으로 사용.

2. BMI 27 이상이면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건강의 이상이 명확한 경우에 식이 및 운동에 병합요법으로 사용.  

심한 수준의 비만이거나 체중감량이 꼭 필요한 신체적인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만 복용할 것을 권고합니다. 약물 복용에 따른 효과와 부작용을 고려하여 부작용을 고려하더라도 비만으로 인한 손해가 더 크다고 판단되어 복용을 권고하는 약물입니다. 경도의 과체중에서의 다이어트 약물 사용은 주의를 하여 사용해야 합니다.

단기간 복용만 권고되는데 3개월 내에서 되도록 짧은 시간의 사용이 좋습니다. 무분별하게 장기 복용할수록 부작용은 증가하게 되고 추후에는 약물을 중단하는 것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되도록 단일 약제로만 사용을 하여야 하며 여러 약제를 복합적으로 복용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간과하기 쉬운 점으로 약물복용만이 중요한 게 아니라 식이조절 및 운동에 병합해서 사용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약물복용만으로는 장기간의 체중 유지는 어렵습니다. 생활습관 교정이 같이 진행되어야 안전하고 장기적인 체중 유지가 가능합니다. 더불어서 혹여 발생할 수 있는 약물 부작용에 대하여 고려하면서 의사와 이에 대한 상의가 필요합니다.

불면, 우울감, 공황 등 과거에는 의지의 문제로만 치부되던 증상이었습니다. 이제는 증상 이면의 생물학적 기전이 밝혀지고 약물치료가 널리 활용됩니다. 마찬가지로 식욕의 문제 / 비만문제도 약물 치료를 통하여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과정에서 나에게 가장 적합한 약물을, 적절한 기간 사용하여야 부작용 없이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운동을 포함한 전반적인 생활습관 교정이 동반되어야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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