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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코인, 디지털 세대의 한탕주의
김연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8.07.12 04:55

[정신의학신문 : 중독포럼 김연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017년 8월 미국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통계 조사에서 연령에 따른 비트코인 투자 계층을 분석한 결과, 40퍼센트 이상이 25세에서 34세 사이의 연령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digital-native generation', 즉 오픈 마켓, web 2.0 등 디지털 라이프스타일에 어떤 연령보다도 가장 익숙하고 자유자재로 정보처리를 할 수 있는 집단이기도 합니다.

 

몇 달 전 명품 브랜드 티셔츠와 운동화 차림으로 진료실에 들어온 20대 후반의 청년 B씨는 매우 거만한 말투로 말했습니다.

"사실 이번에 가상화폐로 수익을 많이 냈어요. 지금 저는 너무 짜릿하고 좋고, 세상에 불행이라고 느껴질 일이 하나도 없어요."

어떻게 진료실에 오게 되었는지를 묻자 B씨의 대답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 상태로 있을지 불안한 거죠. 다니던 회사도 그만뒀어요. 이번에 정리하고 빠지겠다는 생각이 벌써 몇 달째인데, 그때마다 조금만 더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에 못 빠지고 있어요."

우울과 불안이 주소였던 그는, 투자가치의 변동에 따라 점점 감정 기복이 극심해지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진_픽사베이

 

주변의 성공담, 연일 쏟아지는 뉴스 기사 속에 절대 수그러들지 않을 것 같던 가상화폐 열풍도 이제 조금씩 잦아들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 열풍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되는 이유는 투자라는 행위 자체가 주는 짜릿함에 대한 갈망, 혹은 손실을 만회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해야 한다는 강력한 믿음에서 기인할 것입니다.

이는 어쩌면 도박 중독에서 전형적으로 보이는 '추격 도박'과 닮아 있습니다.

도박문제관리센터 관계자에 의하면 단도박을 지속하던 내담자 중 상당수가 비트코인을 시작한 이후 다시 도박 중독이 재발하였다고 합니다.

 

'좋아서' 주도적으로 하는 투자에서 '습관적으로' 어쩔 수 없이 하게 되는 단계로 넘어가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경고 증상이 있습니다.

1. 인간관계에서 짜증을 많이 내고 민감해졌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2. 투자 행위에 대해 주변인들에게 숨기고 비밀스러워진다.

3. 하루 종일 가상화폐에 대한 생각만 나고 때로는 잠을 이루지 못해 피곤하다.

 

또한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삶의 탈출구로 여길 가능성이 높은 집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본인이 승부근성이 강하다고 생각하거나 실제로 자극적인 것을 추구하는 성향이 높음.

2. 의사 결정 능력을 주관하는 전두엽 회로가 완전히 성숙해지는 20대 초반 이전. 기나긴 노력이 필요한 작업보다 단시간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경험이 강렬한 기억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3. 오랜 노력에도 불구하고 본인이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한 "좌절" 경험을 많이 함.

 

노력이 성공을 보장해주지 않는 불확실한 미래 속에 살고 있는 20-30대 세대에게는, 가상화폐 투자처럼 불확실하지만 보상이 크다고 생각되는 기대감에 몰두한다는 것 자체가 어쩌면 내일은 오늘보다는 나을 것이라는, '오늘 하루를 견디는 힘'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보상으로서 작용하는 '하루를 견디는 힘'을 조금 더 안전하고 위험하지 않게, 하한을 설정하고, 물러날 곳을 만들어 놓는 것이 필요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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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addicfrpos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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