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일과 삶의 균형을 의미하는 워라벨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일로 인한 소진감을 의미하는 번아웃(burn-out)과는 다른 차원의 보어아웃(Bore-out) 증후군을 호소하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번아웃(burn-out)이란 용어는 완전히 타버린 상태, 더 이상 탈 것이 없는 모습처럼 심리와 정서가 소진되어 열정적으로 하던 일을 못하게 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보어아웃(Bore-out)은 번아웃과는 달리, 일상에서의 지루함 또는 단조로운 일들의 반복으로 인하여 의욕이 상실된 상태를 말합니다. 늘 반복해서 하는 일에 대해 흥미를 잃어버리고, 그 어떤 신선한 감정들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상태를 의미합니다.
보어아웃 증후군은 2007년 독일의 심리학자 피터 베르더(Peter Werder)와 필립 로틀린(Philippe Rothlin)의 책 Diagnose Boreout(보어아웃 증상)에서 처음 개념화 되었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무력감을 느끼는 상태에 대해 적극적으로 다루길 어려워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피터와 필립은 보어아웃이 발생하는 이유가 직무에 대한 설명과 기대가 실제 업무와 일치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한편, 하르주 교수 연구팀은 필란드의 87개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 1만여명을 대상으로 만성적인 무력감이 이직과 조기 퇴사율을 높이고 스트레스 반응을 증가시켰으며, 터키 공무원 2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는 보어아웃에 시달린 사람들에게선 우울증, 스트레스, 불안 등이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이처럼, 매일 마주하는 일과 직업적 삶에 대한 공허함, 사회 내에서의 가시적인 효능감의 부재에 직면하게 되면 자존감이 저하되거나 불안감이 증가합니다. 무의미한 작업을 반복하는 것 역시 도전 정신과 활력을 떨어트리는 결과를 가져오지요. 일에 대한 관심과 동기가 부족한 사람으로 평가될 뿐 자신의 상태를 심각하게 인지하지 못한채 만성화되기 쉽다고 합니다.
보어아웃 증후군을 극복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첫째, 흥미과 관심을 주변에 적극 알려보세요.
자신에게 있어 일의 목적이 무엇인지 탐색하는 작업은 업무 상황을 개선하는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새로운 환경이나 도전적인 과제가 주어질 때 일에 대한 열정이 다시 불타오르기도 합니다. 더 흥미를 느끼는 일이 무엇인지 아는 것은 주변 동료들이 건설적인 시도를 더 잘 도울 수 있게 합니다.
둘째, 새로운 업무에 적극 도전해보세요.
일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가는 동료들의 역할도 클 것입니다. 조금 더 동기를 자극하는 동료들을 찾아 함께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하고 도전한다면, 일을 지루하게 느끼는 마음들에 새로운 자극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지루한 업무에 대한 셀프 보상 체계를 만들어 보세요.
우리는 일터에서 늘 즐겁고 성취 지향적인 일만을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지루한 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업무를 회사로부터 인정 받을 수 있도록 잘 알리고, 동료들과 조금 더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은 직장에서의 시간에 대해 스스로 보상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넷째, 멘토나 진로 상담사들에게 조언을 구해 보세요.
지루함을 느끼면서도 변화나 새로운 역할을 피하고 싶은 마음들이 있을 것입니다. 변화에 대한 저항을 이해하고 자신의 상태를 성찰하기 위해 경험이 풍부한 멘토나 상담사들과의 대화를 통해 자신이 갈망하는 것들을 찾아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만약 일과 삶에서 보어아웃으로 만성화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위와 같은 작은 노력을 실천해보시길 권합니다. 여러분의 잠재력이 일터에서 온전히 실현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