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만화정신의학 (1)
얼마 전, 정신의학을 만화로 그린 ‘닥터단감의 만화정신의학’이 출간되어서 관련 분야의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고 있는데 이 만화를 그린 삼성서울병원 이식외과 유진수 교수와, 기획한 정신의학신문 편집인 정정엽 원장과 감수한 민트정신건강의학과의원 조장원 원장을 언택트로 만나보았습니다.
[정신의학신문]
작년에 ‘닥터단감의 의학이야기’를 두 권으로 출간한데 이어 올해에도 정신의학을 만화책으로 내게 되었는데, 어떤 계기로 전문분야가 아닌 정신의학을 만화로 그리게 되셨나요?
[유진수 교수]
정신의학신문은 ‘닥터단감의 의학이야기’ 에피소드를 연재했던 매체입니다. 1년간 연재한 만화를 두 권의 책으로 엮은 것이지요. ‘의학이야기’는 다양한 질환을 색다른 방식으로 풀어내는데 집중을 했고 내가 잘 아는 질환이나 관심 있는 질환 중심으로 다루었습니다. 정신의학 분야는 관심은 있어도 내 전문분야가 아니었는데 정신의학신문 편집인인 정정엽 원장의 제안으로 그리게 되었습니다.
[정신의학신문]
유진수 교수님은 의사이면서 그림도 잘 그리는 의학계에서는 보기 드문 인재십니다. 살아 숨 쉬는 내부 장기를 직접 보는 것보다 더 잘 이해가 되게끔 그려줄 수 있는 의사이시죠. 정신의학은 특히 보이지 않는 부분을 그림을 통해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데 이 부분을 해낼 수 있는 유일한 의사였기 때문에 어려운 제안을 드렸습니다. 조장원 원장과 함께 작업할 수 있도록 판을 깔아준 것입니다.
유진수 교수님이 정신의학 관련 만화를 그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예전부터 정신의학신문 글에 유진수 교수님의 만화가 많이 인용되었는데, 뇌의 해부 구조를 설명하거나 글의 내용을 생동감 있게 전달하고자 할 때 유진수 교수님의 만화가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조장원 원장]
이전부터 유진수 교수님의 만화를 좋아했습니다. 특히 만화에서 다양한 감정들을 워낙 잘 묘사하시기에 함께 심리 관련 만화를 작업했으면 하는 희망이 있었죠. 그렇다 하더라도 정신의학 관련한 만화를 책으로 준비하는 건 분명 어려우셨을 거에요. 사실 처음에 정정엽 원장님이 유진수 원장님의 만화정신의학을 기획 중이라 하실 때, 출간까진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었어요. 분명 그동안 정말 많은 고생이 있으셨으리라 짐작합니다.
[정신의학신문]
그러면 이번 책이 이전 책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요?
[유진수 교수]
‘의학이야기’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교양서처럼 다양한 질환들을 다루었지만, 도서의 관점에서 봤을 때, 예상 독자층을 만들고 그리지는 않았습니다. 이번 ‘만화정신의학’은 철저하게 정신의학에 관심 있는 사람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어요.
[정정엽 원장]
전 만화책은 사실 의학적인 내용보다 에피소드가 더 재미있어요. 말 그대로 만화책이죠. 이번 책은 조금 더 전문적인 그림책에 가깝습니다. 단지 사실적인 묘사에 초점을 두기보다 알아보기 쉬운 것에 더 초점을 두었습니다.
[조장원 원장]
이 책은 분명 전문적인 책입니다. 증상을 묘사할 뿐 아니라 원인에 대해서도 이야기하고 치료 방법에 대해서도 제공하고 있어요. 심지어 임상에서 대표적으로 사용되는 치료 방법들도 따로 모아 소개하고 있을 정도죠. 정신의학 백과사전? 그런 느낌의 책이라고 보면 될 거 같아요.
[정신의학신문]
일반 독자들도 읽을만한 내용인가요?
[유진수 교수]
사실 내용은 정신의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정신과에서 종사하는 의료인들도 읽을 만큼 상세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하지만, 만화로 내용을 풀어가기 때문에 일반인들도 충분히 읽을 만하다고 봅니다. 요즘은 일반인들도 정신의학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아요. 하지만, 선무당이 사람을 잡는다는 말이 있듯이 정확하지 않은 정보를 따라갈 수도 있는 법이죠. 일반인들이나 환자들도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인 정보에 대한 접근성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정정엽 원장]
‘정신’ 혹은 ‘의학’이라는 단어가 일반인에게 멀게 느껴질 수 있는데, 결국 이 책은 ‘마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정신질환에 대한 이야기만 담고 있는 게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마음’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담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평소 궁금해하시는 것들을 이 책을 통해 해결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조장원 원장]
유진수 교수님의 능력 중 하나가 어려운 내용을 쉽게 설명하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이전 책에서도 그러한 부분에서 많은 인정을 받으셨고, ‘어린아이들도 좋아한다’라는 주변의 평가도 SNS를 통해 많이 목격했어요. 이번 책도 아들에게 선물해주려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