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응급실에는 아무래도 소아나 노인 같은 취약 계층이 많이 오게 된다. 소아 환자의 경우 발열이나 구토 설사 같은 질환이 가장 흔하며, 경련 및 외상환자도 주 환자군 중 하나이다. 부모란 본인은 아파도 참지만 자식이 아파하는 모습은 참지 못하는지, 소아의 경우는 가벼운 미열, 찰과상 등 대학병원 응급실까지 오지 않아도 될 만한 증상으로도 응급실로 꽤 오는 편이다. 그 중 오늘은 응급실의 영원한 단골인 요골두아탈구에 대해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소아에게서 팔이 빠지는 경우는 본인의 아이든, 주변에서든 꽤 볼 수 있는 상황이다. 아이가 특별히 다치지 않았는데 팔을 못 쓰는 경우는 대부분 요골두아탈구에 해당한다.

소아가 요골두아탈구로 병원에 오게 되면, 보호자(보통 부모님)의 반응은 두 가지다. 먼저, 요골두아탈구를 경험하지 못한 보호자는 보통 굉장히 걱정스럽고 놀란 상태로 응급실에 내원하게 된다. 아이가 팔을 전혀 쓰지 못하고 운다며, 어디가 부러지거나 빠진 게 아닌지 온갖 나쁜 생각을 떠올리며 발을 동동 구르신다. 그러나 이전에 요골두아탈구를 경험해본 보호자의 경우는 느긋하게, 첫째도 빠지더니 둘째도 팔이 빠졌네요 라고 말하며 울상인 귀여운 아이를 달래며 내원하신다. 요골두아탈구는 간단한 정복술로 치료가 이루어지고, 성장판을 다쳐 앞으로의 성장에 영향을 주거나, 팔이 더 잘 빠진다든지, 기능이상이 발생한다든지 등의 합병증을 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긴다.

요골두아탈구(subluxation of radial head)는 팔을 당기면서 발생한다. 영어 용어로 "당긴 팔꿈치(pulled elbow)", "보모팔꿈치(nursemaid's elbow)"라고 불린다. 팔을 당기면서 발생한다는 점, 주로 아이를 돌보는 일상생활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잘 나타내는 용어가 아닐까 싶다. 아이 손을 잡고 걷던 아버지가 가자고 하며 아이 팔을 당긴다든지, 아이 양팔을 잡고 위로 든다든지 또는 아기가 엎드려 있다가 스스로 뒹굴 구르면서 아기 배 밑에 깔려있던 팔이 당겨진다든지 하는 사소한 일상에서 발생을 한다. 요골두아탈구는 만 나이로 6개월에서 7세까지 발생할 수 있으나 주 발생 연령대는 2세에서 3세이다. 요골두아탈구는 기전을 알면 진단하기 쉬운 질환이나, 알 수 없는 기전으로 아이가 팔의 통증을 호소하며 울어서 병원으로 오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경우는 팔꿈치 골절과 감별이 필요하기 때문에 병원에서 진찰을 받기 전까지는 절대로 팔을 돌려보거나 하지 말고 병원으로 우선 내원해야한다.

요골두아탈구의 경우는 X선 검사 같은 방사선 검사로 진단을 할 수 없다. 임상적으로 진단하고 팔을 다시 끼는 정복술을 하면서 진단이 되는 질환이다. 치료와 진단이 동시에 이루어진다. 진찰 상, 외상 기전 상 골절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경우에 X선 검사로 골절여부를 확인한다. X선 검사로 골절여부가 명확하지 않아 요골두아탈구 정복술을 시행하였는데도 팔을 잘 움직이는 못하는 경우는, 통증에 대한 경험 때문에 아이가 겁을 먹었거나, X선에서 초기에 보이지 않는 미세한 골절이 있거나, 타박상이나 염좌 같은 질환 때문에 팔이 아팠던 경우일 수 있다. 이럴 때는 너무 걱정하지 말고, 일단 부목고정을 시행한 후 하루 이틀 후 병원에 가서 다시 진찰을 받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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