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우리 주변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질환이 있다면 단연 ‘감기’일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감기에 걸리면 가까운 의원을 찾고 약을 처방 받아 복용한다. 하지만 우려의 시선도 있다. 과연 감기에 걸렸을 때 약이 꼭 필요한 것일까?

결론부터 간단히 말하면 ‘아니오’이다. 감기의 원인이 되는 ‘감기 바이러스’는 200여종에 달하며, 그 바이러스들을 체내에서 제거하는 치료제는 없다. 왜 없는 것일까? 아직까지 기술력이 모자라서 개발을 못 한 것일까?

생각해 보면 그리 복잡하지 않다. 감기 바이러스를 굳이 죽일 필요가 없는 것이다. 감기 바이러스는 대개 3~5일정도 혹은 길어도 2주 안에 우리 몸의 면역 시스템에 의해 자연스럽게 소실된다. 또한 순수하게 감기만으로는 다른 합병증도 생기지 않는다. 그러므로 비싼 연구비와 제작비를 들여 감기 바이러스를 제거하는 약을 만들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감기에 걸렸을 때 그 바이러스를 죽이는 ‘항바이러스제’는 없는 것인데, 그렇다면 우리가 여태까지 복용해 오던 소위 ‘감기약’은 대체 무엇이었을까? 약을 먹을 필요가 없었던 것이었을 까?

서두에서 언급한 것과 다르게, 약이 필요 없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감기 바이러스를 애써서 죽일 필요는 없지만, 감기로 인한 증상들을 줄이기 위해서 여러 가지 약을 투여할 수 있는 것이다. 즉 감기로 인해 기침, 가래, 목 아픔, 콧물 등의 불편함이 생기는데, 이에 대하여 진해거담제, 해열진통제, 항히스타민제 등의 약을 투여하면 불편함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런 ‘증상완화제’들은 감기 바이러스를 죽이지도 못하고 회복 기간을 단축시키지도 못한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의 불편함을 상당 부분 덜어줄 수 있고, 약의 부작용도 거의 없기 때문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영〮유아나 노인, 다른 만성 질환이 있는 사람의 경우는 부작용 발생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지만, 평소에 건강하게 지내던 사람들에게 감기약은 매우 안전하다.

정리해보면, 감기약, 꼭 먹을 필요는 없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저절로 낫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기간 동안에 발생하는 불편함을 덜기 위한 ‘증상완화제’들을 복용할 수 있고, 이 약들에 과민반응이나 특별한 부작용이 없다면 굳이 불편함을 참아가면서 힘들게 버틸 필요도 없다.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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