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같은 상황에서도 사람은 제각기 다른 감정을 느끼고 행동하게 된다. 이는 상황에 따라 떠오르는 생각이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이고, 이런 생각은 습관이 되기 마련이다. 상황에 대해 잘못된 해석을 하게 되는 경우, 불필요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불필요한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러한 것을 인지적 오류라 한다.

 

A군은 현재 고3이다. 최근에 수능을 앞두고 모의고사를 치렀다. 평소 영어 점수가 낮아 영어 공부를 열심히 했고 결국 영어 성적은 상승하였으나 언어 성적이 하락했고, 총점은 이전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A군이 겪을 수 있는 인지적 오류에 대해 살펴보자.

 

1. 긍정적인 면 최소화/부정적인 면 최대화

영어 성적이 잘 나온 건 운일 뿐이야. 언어 성적 떨어진 것만 봐도 알 수 있잖아.

2. 재앙화

수능이 몇 달 남지도 않았는데 지금 와서 어떻게 올리겠어. 계속 점수가 떨어질 수도 있어. 결국 수능을 망치고 재수까지 하게 될거야.

3. 흑백논리

성적이 오르지 않았으니 이번 모의고사는 망쳤어. 0점이나 마찬가지야.

4. 당위적 사고

공부를 했는데 성적이 올라야만 했어. 난 무조건 시험을 잘 봐서 명문대를 가야 하는데..

5. 독심술

담임 선생님이 성적표를 주시면서 표정이 안 좋았어. 틀림없이 이번 모의고사 결과 때문에 나한테 실망을 하셨을거야.

6. 명명하기

역시 난 실패자야. 나는 해도 안 되는 놈이었어.

7. 과일반화

결국 이번 결과를 보면 공부를 하든 안 하든 내 총점은 변하지 않을거야.

8. 탓하기

과외 선생님 탓이야.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어. 과외 선생님을 바꿔야 하나.

 

이는 흔히 우리가 경험하는 인지 오류의 목록들이다. 어른이든 아이든, 직장에서도 가정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인지오류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오류를 바로잡을 것인가.

일단 현재 잘못된 생각의 근거를 찾아야 한다. 물론 지금 내 생각이 근거 있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와 함께 반대되는 생각과 그 근거 또한 찾아야 한다. 처음에는 부정적인 감정으로 인해 찾기 어려울 테지만 과정이 반복되다보면 어렵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그 중에 현실적인 생각을 택한다. 이는 앞의 두 생각 중에 하나일 수도, 둘 사이의 생각일 수도 있다. 다음으로, 내 친한 친구 혹은 내가 아끼는 이가 이러한 생각을 한다면 어떤 말을 해줄지 고민해본다. 사람들은 스스로 객관적으로 보는 것을 어려워하기에 이러한 고민이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본다. 중요한 것은 이미 지나간 과거도 아니고,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미래도 아닌 바로 현재다.

 

조장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민트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석사, 전공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저서 <나를 지키는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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