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픽사베이

걱정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인용하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심리학자 어니 젤린스키의 걱정에 관한 연구이다. 이 연구에 따르면

-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는다.

-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다.

- 걱정의 22%는 사소한 것이다.

- 걱정의 4%는 우리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한 것이다.

결국 우리가 하는 걱정 중, 할 만한 걱정은 4%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걱정이 4%에 드는지 아닌지 장담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면 할 만한 걱정 즉, 생산적인 걱정과 비생산적인 걱정은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가까운 미래에 해결될 수 있는 구체적인 문제인 경우 할 만한 걱정이다. 꼭 필요한 걱정일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의 정해지지 않은 시점에, 일어날 수도 있고 일어나지도 않을 수도 있는 상상 속의 재앙적 사건은 비생산적인 걱정이다. 하지 않을수록 좋은 걱정이다. 여기까지 판단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그렇다면 계속 떠오르는 걱정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

걱정 시간 worry time 이란 것이 있다.

걱정시간은 즉, 걱정시간에만 걱정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다른 시간애 떠오르는 모든 걱정들을 걱정시간까지 미루어두도록 한다. 걱정시간 외에 떠오른 걱정에 대해서는 노트에 적어둘 수도 있다.

Tip1. 걱정시간은 주로 퇴근 이후 저녁시간에 잡는 것이 좋다. 특히 수면 시간 무렵은 피해야 한다. 걱정이 숙면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Tip 2. 걱정시간은 침실과 거실 밖에서 이루어져야 하며, 이 작업을 위해 따로 배정된 공간이나 방 안의 책상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선호된다.

걱정시간에는 주된 걱정을 글로 적은 뒤, 약 45분 동안 걱정에 대해 건설적으로 생각해본다. 그리고 다음의 걱정시간까지 약 23시간 동안 남은 걱정은 “모아 두어야” 한다.

 

걱정시간은 걱정을 시간적, 공간적으로 컨트롤 할 수 있도록 한다. 하루종일 시도때도 없이 어디서든 걱정으로 가득찬 사람을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곳에서만 걱정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것이다. 결국 걱정시간 외 시간을 더 즐겁고 생산적으로 보낼 수 있다. 또한 걱정시간을 매일 의무적으로 반복해서 진행하다 보면 걱정이 얼마나 무의미하고 번거로운 것인지 알게 될 것이다.

 

티베트 속담 중에 ‘걱정을 해서 걱정이 없어지면 걱정이 없겠네.’라는 속담이 있다. 결국 ‘내가 걱정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라면 결국 해결될 문제이므로 근심 걱정 할 필요가 없고 걱정 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이 아니라면 결국 안 될 일이므로 걱정하여 마음을 괴롭힐 필요가 없다. -달라이 라마’와 일맥상통한다. 이 속담을 어느 정도 이해한 걱정 많은 사람이라면, 걱정시간이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 마일클 W. 오토 외, 통합적 인지행동치료 실습을 위한 10분 CBT, 범문에듀케이션, 2014

 

 

조장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민트 정신건강의학과 원장
한양대학교 의과대학 학사, 석사, 전공의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정회원
저서 <나를 지키는 심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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