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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리뷰] 정신과 의사가 바라본 '자존감 수업'
이정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승인 2018.02.21 08:41

[정신의학신문 : 이정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굿윌헌팅 (수입 및 배급 오원)

 

맷 데이먼의 어린 시절을 만날 수 있는 영화 '굿 윌 헌팅 (GOOD WILL HUNTING)'은 전 세계 사람들의 공감을 이끌어낸 명작 중 하나로 꼽힙니다.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소중한 것을 찾아 떠나는 주인공의 모습은 관객들로 하여금 위로와 공감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일 텐데요. 정신과 의사의 입장에서 이 영화를 요약하자면 '윌 헌팅의 자존감 회복기'가 될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주인공은 뛰어난 능력과 매력을 가지고도 일, 사랑 무엇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며 살고 있었고, 그 기저에는 어릴 적 트라우마로 인한 자존감의 저하를 겪고 있었습니다. 그는, 스스로를 사랑하지 못하고 있었죠. 그의 그러한 모습은 '어차피 더 좋은 조건의 사람을 만나 자신을 떠날 것이다'라며 여자친구와 다투는 장면에서 극대화되는데, 다행히도 훌륭한 조언자들을 만나 자존감을 회복하고 한걸음 나아가게 됩니다.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현실세계의 윌 헌팅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자신이 가진 것에 비해 스스로를 낮게 평가하고, 그로 인해 응당 누려야 할 행복을 느끼지 못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게 되는 사람들이요. 그만큼 자존감은 모두의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자존감이 낮은 상태가 너무 오래 지속되면 병적이지는 않아도 만성적인 우울감을 느끼며 살아갈 가능성이 매우 높기도 하거든요.

행복이란 것에 대해 고민을 하다 보면 이 또한 거저 얻는 것이 아니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성공을 한다고, 돈이 많다고, 친구가 많다고 꼭 행복해지는 것이 아니죠. 행복을 위해서는 '행복해지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자존감 회복은 행복을 위한 핵심적인 노력 중 하나입니다. 윤홍균 선생님께서 쓰신 '자존감 수업'은 그런 의미에서 행복을 향한 하나의 열쇠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진_자존감 수업 (윤홍균 지음 / 심플라이프)


"자신을 어떤 높이로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느낌"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자존감의 뜻입니다. 자존감은 나 자체가 소중한 사람이라는 기초적인 믿음이자 내가 사회에 필요한 존재라는 믿음이지요. 안타깝게도 요즘 세상은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믿고 사랑하도록 가만히 두지 않습니다. 끊임없이 좌절 시키고 내가 한심해 보이게끔 왜곡된 거울을 들이밀며 공격합니다. 분명 우리의 사회는 자존감 향상의 측면에서는 별로 협조적이지 않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세상에서 바꿀 수 없는 두 가지. 타인과 과거"

 

조금 문장을 바꾸긴 했지만 책에는 위와 같은 구절이 있습니다. 여기에 환경을 넣어도 큰 무리가 없을 것 같아요, 환경도 개개인이 변화를 시키기엔 무리가 있으니까요. 이 책에서는 결국 우리 자신을 변화시키는 것이 우리가 자존감을 회복시키는 길이라고 이야기를 합니다. 수많은 방해요소와 나쁜 습관, 감정들을 정리하고 현재의 나에 집중하여 스스로를 사랑하는 것. 그것이 자존감을 높이는 길이라고요. 맞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좀 더 집중을 하고 나 자신을 다듬어 나갈 필요가, 그리고 그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책에서 이야기하는 자존감 회복과 관련해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진짜로 자존감을 높이고 더 행복해지기 위해선 스스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반복해야 합니다. 나에 대한 맹목적인 사랑도 중요하지만, 내 단점과 흠까지도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사랑은 더 견고할 겁니다. 

아이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예로 들어볼까요. 저는 제 아이가 마냥 사랑스럽습니다. 그냥 무조건 맹목적으로 예뻐요. 보고만 있어도 흐뭇합니다. 그런데 너무 사랑스럽다 보니 계속 관찰을 하게 되고 아이의 단점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겁이 많은 것 같기도 하고, 입이 까다로운 건 아닌가 싶기도 하고. 그렇다고 아이에게 단점이 있다고 한들 아이에 대한 제 마음이 달라질까요? 절대 그렇지 않죠. 오히려 내 아이를 자세히 알고 있단 생각에 더 소중한 마음이 들 것입니다.


스스로에 대한 사랑도 마찬가지입니다. 나 자신도 내 아이 만큼이나 혹은 그 이상으로 나에겐 중요한 존재니까요. 나의 단점을 인정하고 그마저도 내 일부로 여겨 사랑하는 것. 바로 그것이 필요합니다.

 

사진_픽셀

 

한동안 저도 스스로에 대해 돌아보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제가 맘에 들어 하지 않는 저의 모습에 대해서 많이 고민을 하기도 했지요. 워낙 핑계에 능한 사람이라 내 잘못이 아닌 척 넘어가며 살아왔지만 돌이켜보면 저의 소심함과 고집, 비겁함이 저를 지배한 시절이 참 많았더군요. 이를 인정하는 건 참 고통스럽고 자존심이 상하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엔 자존감이 오히려 떨어지기도 했지요.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꼭 필요한 과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안 좋은 습관은 버리고 내 성향 중 맘에 안드는 부분은 보듬어 가기로 했거든요. 잘하고 있는지는 앞으로도 꾸준한 자기성찰을 통해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 일부러 더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행복해지기 위해서 노력하세요.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지만, 나를 알고 또 나를 알면 더 행복해질 수 있습니다. 그리고 책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끊임없이 되뇌어 보세요. 

'나를 사랑한다', '나는 소중하다'

마치 굿윌헌팅에서 로빈 윌리엄스가 맷 데이먼에게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반복해 이야기한 것처럼. 여자친구가 맷 데이먼에게 '널 사랑해'라는 말을 반복한 것처럼.

 

 

이정한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humanjhl0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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