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이야기 보러가기

 

닥터단감 “겨울에는 독감 조심하세요” (하)

며칠 전 질병관리본부에서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습니다. 매년 겨울철이 되면 찾아오는 독감. 물론 매년, 유행의 정도는 다르지만 특히 고위험군(어린이, 노약자, 다른 만성질환을 가진 환자)에게는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접종을 미리 받도록 하고 있습니다.

독감은 증상만 놓고 보면 ‘독한 감기’에 가까울 수 있지만 우리가 흔히 감기라고 얘기하는 바이러스성 상기도염은 약한 바이러스들에 의해서 걸리는 반면 독감, influenza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의해서 걸린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결국 독감은 건강한 사람들에게는 약하게 왔다가 없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고위험군에서는 바이러스성 폐렴, 세균성 폐렴이 합병되면서 사망까지 이를 수도 있는 주의해야 할 질환입니다.

독감은 특히 우리나라 같은 북반구에서는 겨울철에 유행한다는 특징이 있는데, 매년마다 유행하는 독감이 조금씩 다릅니다. 이는 독감 바이러스의 헤마글루티닌과 뉴라미니다제라는 항원이 조금씩 바뀌기 때문이죠. 소변이(antigenic drift)에 의해 매년 유행 독감이 바뀌고 대변이(antigenic shift)에 의해서 수십 년에 한번씩 전세계적 유행을 하기도 합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9년에 유행했던 신종플루와 1918년에 전세계를 공포에 몰아 넣은(과거 문헌을 찾아보지 않았지만 일제식민지 시절 한반도에서 스페인독감의 존재를 알았을지 의문입니다만…) 스페인독감이 있었습니다. 스페인독감은 수천만 명을 사망시키며 중세시대 흑사병과 제 2차 세계대전에 따른 전쟁사망자보다 많은 사망자를 발생시켰습니다.

독감예방백신은 매년 맞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예방백신은 어렸을 때 다 맞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독감은 매년 유행하는 종류가 바뀌기 때문에 예측에 기반하여 매년 백신이 새로 제작되는 것입니다. 하지만 ‘예측에 기반한다는 점’, ‘예측이 맞았다고 해도 백신의 예방효과가 100%는 안된다는 점’, 그리고 ‘예방백신을 빼먹는 사람이 있다는 점’ 때문에 독감 환자는 계속 발생하게 되는 것이죠. 하지만 독감 예방을 백신접종 뿐만 아니라 평소 개인의 위생청결을 잘 지키는 것으로 예방 가능합니다. 전파 경로가 환자에게서 나온 비말을 직간접적인 경로로 감염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감염 가능성을 줄이는 것입니다.

2015년 메르스로 공포에 빠졌던 대한민국이 감염 관리에 대해 더 성숙한 국가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이번 독감도 무사히 비켜가길!!

<1> 영문판 : http://doctordangam.com/?p=1192

<2> 이번 에피소드는 ‘별에서 온 그대’를 패러디했습니다. 독감 시즌이 와서 비교적 최근의 에피소드를 연재한 것이라 그림스타일이나 스토리텔링이 다음 에피소드에서 다시 퇴보할 수 있으니 이해 부탁드립니다

저작권자 © 정신의학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