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_픽사베이

 

치과 응급실 인턴 시절, 가장 많이 응급실을 방문하는 환자들 중 하나가 턱이 빠져서 오는 분들이었습니다. 장시간 입을 다물지 못해서 턱도 아프고, 침은 흐르고, 말도 못해서 당황하시는 분들이 아주 많았죠. 턱을 다시 넣어드리면 환자분들은 신기해하고, 너무 간단해서 어리둥절해 하시기까지 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힘든 치료가 아니었음에도 환자분들은 매우 감사해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여러 이유로 이렇게 턱이 빠지는 경우가 일상 속에 매우 많습니다. 하지만 간단한 턱관절의 해부학적 지식과 치료법을 안다면, 치과의사가 아닌 일반인도 해결할 수 있는 질환이라고 생각됩니다. 지금이야 ‘간단한’ 진료라고 말할 수 있지만, 처음 턱을 넣었을 때의 손의 떨림이 아직도 기억나긴 하는군요. 그럼, 본격적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턱이 빠지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먼저 아래턱이 두개골에 어떤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 알고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래턱의 관절은 두개골과 뼈로 연결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림.1) 두개골에서 연결된 다양한 인대와 근육들이 관절 부위를 잡고 있는 것이죠. 물론 이런 해부학적인 구조물들을 다 알고 계실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가장 중요한 부위인 디스크가 턱관절과 두개골을 부드럽게 중재해 주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고 계시는 것이 좋겠습니다.

 

그림.1_분홍색의 디스크가 완충 작용을 하고 있다._editor

 

아래턱은 정해진 운동 범위 안에서 움직입니다. 아무리 입을 크게 벌려도 주변의 인대와 근육들이 더 이상 벌어지지 않도록 잡아줍니다. 또한 앞쪽으로는 과속 방지턱 같은 두개골 부위가 있기 때문에 더 벌어지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치과 진료를 장시간 받을 때, 심하게 하품을 할 때같이 운동 범위가 커지면 일시적으로 턱이 빠지게 됩니다.

 

그림.2_좌측의 닫힌 상태의 관절이 우측으로 변하면서 턱이 열리게 된다._editor

 

그럼 빠진 턱은 어떻게 다시 넣을까요?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래턱의 과도한 운동을 막아주는 요소가 크게 2개 있습니다. 관절 주변의 인대 및 근육과 과속방지턱 역할인 뼈 부분이죠. 이것들은 턱이 빠지지 못하게 제한하는 역할도 하지만, 반대로 턱이 빠지게 되면 다시 들어가지 못하게 막는 역기능도 가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 환자들은 턱을 손으로 치거나 억지로 다물어서 빠진 턱을 다시 넣어 보려고 하는데, 이러한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겠습니다. 턱이 빠지게 되면, 관절을 잡고 있던 인대와 근육들은 과도하게 신장되어 턱을 당기게 되고, 동시에 턱관절은 과속방지턱에 걸려서 서로 밀고 당기는 출퇴근 시간 2호선같이 되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림.3_디스크를 사이에 두고 빠진 아래턱 뼈가 원래 위치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_editor

 

하지만 빠진 턱은 비교적 손쉽게 다시 넣을 수 있습니다. 만약 주변 사람이 턱이 빠졌다면 이렇게 해 봅시다.

 

1. 환자가 긴장을 풀도록 안심시킵니다.

2. 환자에게 입을 더 크게 벌리도록 합니다.

3. 자신의 엄지손가락이 환자의 아래 큰 어금니에 닿도록 양쪽 턱을 잡고 아래로 가볍게 눌러 줍니다.

4. 턱을 눌러서 살짝 더 크게 벌려줌과 동시에 뒤로 밀어줍니다. 

 

물고기 입에서 낚싯바늘 뺄 때를 생각해 보면 쉬울 것 같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의 안정입니다. 긴장하면서 힘주고 있으면 절대로 턱을 넣을 수 없습니다. 관절을 잡고 있는 인대와 근육의 힘을 풀어주는 것이 포인트죠.

 

턱을 넣은 다음도 중요합니다. 첫째, 당일은 절대로 입을 크게 벌리지 않아야 합니다. 호기심으로 다시 입을 크게 벌리거나 움직이면 쉽게 또 빠질 수 있습니다. 둘째, 통증과 불편감이 장시간 남아 있다면 ‘구강 내과’를 방문하여 진단을 받아봅시다. 셋째, 턱이 습관적으로 빠지는 사람들은 턱관절의 다른 질환이 동반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역시 ‘구강 내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억지로 턱을 집어넣지 않는 것입니다. 치과의사가 아닌 비전문가분들은 앞서 말씀 드린 방법으로 한두 번 시도해서 넣어지지 않는다면 반드시 주변의 치과를 방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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