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단감 “시험만 앞두면 화장실을 들락거려요”

개인이 의미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 개인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또한 기본적인 의식주를 제대로 갖춘 후에나 가능하다. 그리고 의식주 중에 특히 먹는 것은 순간 순간 행복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잘 먹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잘 싸는 것이다.

과민성대장증후군 (Irritable Bowel Syndrome, IBS)은 그런 의미에서 환자들을 살금살금 괴롭히는 대표주자와 같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은 악성질병도 아니고 수술을 요하는 그런 중증의 질병으로 대접받지는 못하지만 유병률이 5~20%에 이를 정도로 매우 흔하며 개인의 정상적인 생활을 훼방하는 ‘겪어본 사람은 정말 미치게 만드는’ 그런 병이기도 하다.

대개 ‘정신적 스트레스나 음식 등에 의해 악화되는 설사나 변비와 함께 오는 복통’ 정도로 정리할 수 있는데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진단을 위해서 ‘ROME CRITERIA III’라는 진단 기준이 제시되어 있다. 물론 앞으로 이런 진단기준이 바뀔 가능성도 있지만 저런 증상을 자주 겪게 되어 정상적인 생활이 파괴된 사람을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로 볼 수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원인은 모호하다. 장의 운동성의 이상, 장의 과민성, 장내 세균총의 이상, 중추신경-장의 신경전달체계의 이상, 환자의 신경정신학적 문제 등이 원인으로 지적되지만 어느 하나 확실한 설명이 되어주지는 못한다.

치료법 또한 마찬가지다. 환자를 안심시키는 것(Reassurance)만으로도 어느 정도 증상이 조절되기도 하지만 설사나 변비 등을 조절하기 위해서 약을 써야 될 수도 있고 유산균 복용도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효과가 탁월하지 않고 항생제 요법도 연구되고 있지만 제한적인 효과와 부작용 등으로 선뜻 일반적인 치료법으로 사용하기는 어려운 구석이 있다. 최근에는 장의 운동과 관련된 세로토닌의 역할과 관련하여 항우울제로 사용되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Selective Serotonin Reuptake Inhibitor, SSRI)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루어지고는 있지만 아직 결과를 더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질병의 특징은 환자들이 확실한 치료효과에 대한 갈망으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한 치료법에 빠질 수 있다는 점으로 이는 반드시 지양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많은 환자들이 소화기내과 전문의의 도움을 통해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잘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흔하고 완치가 어려운 만큼 연구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분야이니 증상조절을 통해 정상적 생활을 할 수 있다면 점차 나아지는 경우도 많고 또 더 좋은 치료법이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 영문판 : http://doctordangam.com/?p=1081

<2> 네, 이번 에피소드에는 ‘카카오프렌즈’에 나오는 이모티콘을 패러디한 장면들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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