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ㅣ 안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사진_freepi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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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안은 생존을 위한 감각에서 비롯됩니다. 위험을 감지하면 대비하고 적응하도록 돕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MZ세대가 경험하는 불안은 과거 세대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미래를 위해 현재를 희생하는 방식의 삶이 흔하지 않은 시대, 성공과 안정의 기준이 빠르게 변하며, 소득·주거·관계·경력의 모든 영역에서 불확실성이 커진 시대적 맥락 속에 놓여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더 나은 인생, 더 의미 있는 일, 더 만족스러운 관계가 어딘가에 존재할 것 같다는 감정을 품습니다. 현재의 성취에도 쉼 없이 비교하며, 지금의 자리에서는 행복해질 수 없다는 감각. 흔히 ‘파랑새 증후군’이라고 표현되는 이 현상은 선택 가능성이 많아진 시대에 오히려 결정을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있습니다. 선택 이후 남아 있는 무수한 다른 가능성이 후회를 부추기고 만족을 방해합니다.

 반면 또 다른 MZ세대의 불안은 매우 현실적 배경에서 만들어집니다. 높은 주거비, 낮은 임금 상승률, 경쟁적인 노동 환경, 불안정한 고용 구조, 그리고 사회적 비교 압력은 지속적인 긴장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불안은 미래의 위협을 상상하는 데서 시작되지만, 그 상상은 현실에 기반한 경험과 정보에서 영향을 받습니다. 환경적 불안 요인이 누적될수록 뇌는 위기 상황을 상시 감지하며 신체 반응을 통해 긴장을 강화합니다.

 문제는 두 종류의 불안이 서로 얽히며 악순환을 만든다는 점입니다. 현실 불안이 생각을 자극하고,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상상적 불안을 키우며, 두 감정이 신체 반응으로 굳어질 때 공황 발작이나 전신 근육 긴장, 가슴 두근거림, 호흡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불안을 조절할 여유가 사라지고, 감각이 과장되거나 왜곡되어 판단과 일상 기능을 흔들 때는 진단과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대표적인 특징은 아래와 같습니다. 

- 특별한 사건이 없는데도 지속적으로 예기치 못한 위기가 찾아올 것처럼 느껴지는 경우 

- 몸이 긴장 상태를 해제하지 못해 수면이나 식사에 변화가 생기는 경우 

- 특정 상황을 피하려고 하거나 외출, 발표, 대중 공간에서 소진감을 경험하는 경우 

- 숨이 막힐 것 같은 감각, 심장이 빠르게 뛰거나 몸이 붓는 느낌이 반복되는 경우 

- 걱정을 멈추고 싶어도 사고가 계속 이어져 집중력이 저하되는 경우 등

 

 공황 발작 역시 많은 분들이 경험합니다. 극도의 불안이 짧은 시간에 증폭되며 신체 반응을 동반하는 현상으로, 한 번 경험한 후 재발에 대한 공포가 더 강한 불안을 만들어내기도 합니다. 불안을 완전히 없애는 방식으로 접근하면 실패하게 되는데 이것은 불안을 통제하려는 시도가 불안을 더 자극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정신과 치료 방법 중 하나로 인지행동치료가 있습니다. 인지행동치료불안을 어떻게 해석하고 반응하는지에 주목하며, 극단적 사고나 빠른 결론 내리기, 섣부른 일반화와 같은 사고 과정이 불안을 키운다고 본다. 이러한 패턴을 점검하고 다르게 바라보는 훈련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한 몸의 반응을 조절하는 접근도 중요합니다. 긴장을 급격하게 완화하려고 하기보다, 호흡과 근육의 이완을 서서히 조절하면서 몸이 위기 상황이 아니라는 신호를 뇌에 전달합니다. 반복된 신체 훈련은 감정 조절에 영향을 주게 됩니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비교 압력이 커진 시대에 불안을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경험이지만 그 감정이 나를 압도하거나 내 삶을 제한한다면 보다 전문적인 개입을 고려해보시기 바랍니다. 

 

삼성공감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ㅣ 안성우 원장

안성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삼성공감 정신건강의학과 강남점
삼성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외래 교수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학사, 석사 졸업
삼성서울병원 인턴 수료, 전공의 수료
전) 국군수도병원 진료1부 정신건강의학과 군의관
전) 새하늘병원 (현 연세하늘병원) 진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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