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의학신문 | 이희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여러분은 지금 주식을 하고 계신가요? 최근, 주식을 안 하면 바보라는 소리가 만연할 정도로 주식이나 비트코인 등 투자를 하는 사람이 활발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가는 계속해서 올라가고 있는데 월급은 제자리 걸음이며 집값이 지속해서 상승하고 있는 현실로 인해 과거와 달리 월급만으로는 내 집 마련을 하거나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는 것은 어렵다는 생각들로 인해 주식과 같이 투자를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어요.
이렇게 주식을 하고 있는 직장인 10명 중 2명이 스스로를 주식 중독에 빠져 있다고 인정할 만큼 실제 주식중독으로 인해 상담을 받고 있는 사람이 꾸준히 늘어가고 있어요. 2021년 한 해 동안 주식투자 중독 상담을 받은 사람 역시 ‘17년 대비 6배 정도 증가했다고 합니다.
주식 중독은 일반적인 중독 질환에서 흔히 보일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어 다음과 같은 증상을 보입니다.
- 주식투자로 더 큰 수익을 바라는 등 내성이 발생한다.
- 중독 증상을 절제하고자 하지만, 지속적으로 실패하는 의지력 상실 등의 모습을 보인다.
- 주식 시장을 확인하는 등의 행위를 중단하게 되면 불안이나 우울과 같은 스트레스 반응이나 무기력과 같은 금단 증상이 발생한다.
- 자신의 중독 증상을 정당화하기 위해 스스로를 속이는 자기기만 행위를 보인다.
- 작은 것에 집착해 사실조차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주의력 왜곡 등의 증상이 있다.
우리의 뇌가 주식 투자로 인해 수익을 얻는 과정에서 즉각적인 보상을 받게 되면서 과다 분비된 도파민으로 인해 내성이 생기고, 더 많은 쾌락을 추구하다보니 중독에 이르게 되는 것이라 볼 수 있어요.
보통 주식 중독을 치료할 때는 알코올 중독 치료 시 인위적으로 술에 대한 생각을 차단하게 하는 항갈망제인 ‘오피오이드 차단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무언가를 억지로 하지 못하게 하는 것에는 한계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특히, 약물을 사용하여 중독 증상을 보이지 않도록 차단하는 것은 우리의 뇌가 간절히 갈구하는 것을 일시적으로 마취시켜 놓는 것에 불과하기에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그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어요.
아이들에게 게임을 하지 말라고 혼을 내더라도 다양하고 신기한 방법들을 활용해서 게임을 하려고 하듯이 어른들은 통제를 요구하는 대상의 힘이 그다지 크지 않고 다양한 방법들을 활용하는 데 제약이 적기에 어떤 방법을 사용하든 다시 주식을 하게 될 것입니다.
특히, 금단 증상으로 인해 행동을 막으면 막을수록 또 다른 행동을 더 하고자 합니다. 주식을 비롯한 술, 담배, 게임, 도박 등 어떠한 행위에 중독되었다가 그것을 갑자기 끊었을 때 우리 몸이 그 물질이나 행위가 주는 쾌감과 도파민을 기대하여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어요.
불안 수준이 높아져 다른 일에 집중할 수 없고 관성이 생겨버린 뇌는 다른 작업으로 전환하지 못하고 오로지 주식과 도박 등 중독 행위만을 상상하고 기대하게 됩니다. 손이 떨리고 심장이 쉴 새 없이 두근거리거나 식은땀이 나는 등 자율신경계 이상 증상도 발생하고, 오랜 기간 지속될 경우 불면증, 우울증, 공황장애까지 발생할 수 있어요.
건대하늘 정신건강의학과 의원 | 이희건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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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헬스조선. (2023). 주식하는 직장인 20%가 중독… ‘이 증상’ 있다면 위험.
대한신경정신건강의학회 정회원, 대한불안의학회 불안장애 심층치료
한국정신분석학회 심층정신치료, 치매진료의사 전문화 교육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