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들은 임신 중 클래식 음악을 듣고, 동화를 읽어주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태교를 시행한다. 태교를 열심히 하면, 태아의 정서적 안정과 발달, 뇌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태교를 통해 아이에게 직접적인 영향이 가는 것인지, 아니면 산모에게 끼친 좋은 영향이 태아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인지 아직 미지수이다.

 

최근 영국정신의학저널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산모의 임신 중 스트레스가 아이의 성격장애 발병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한다.

성격장애는 우울, 불안, 사고 등 어떤 한 가지 정신적 문제가 아닌 일상생활 전반에 걸친 생활양식과 행동습성에서 나타나는 문제들로 나타난다. 그 말인즉, 성격장애의 원인 또한 생활 전반에 걸친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무언가일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그 원인 중 하나로 재태기간 중의 스트레스 여부를 조사한 것이다.

 

사진_픽사베이

 

연구팀은 약 3600여 명의 아이들이 겪었던 임신 중 산모의 스트레스 정도를 측정하고 대략 30년 정도 후 그들이 성격장애로 진단되었는지 여부를 조사했다. 산모의 임신 중 스트레스 정도는 산모와 시행한 산전 면담을 통해서 측정했다. 15개의 질문을 가진 설문지를 통해서 스트레스, 우울감, 흡연, 건강 등에 대한 부분으로 임신 중 스트레스의 정도를 추정했다. 이 중에서 한 가지 이하, 두 가지, 세 가지 이상으로 나누어 각각 스트레스 없음, 중간, 심함으로 결과를 분석했다. 

연구 결과 중간 이상의 임신 중 스트레스를 받은 경우 그렇지 않은 산모의 태아에 비해서 성인이 되었을 때 성격 장애로 진단될 가능성이 대략 3배 더 많았다. 그리고 심한 임신 중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7배까지 더 많았다.

물론, 이 연구는 부모의 정신과적 병력, 임신 중 흡연, 현재 겪고 있는 정신과적 질환 등 태아에게 스트레스 이외에도 영향을 끼치는 요인들이 많다는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정신과적 질환을 환자를 제외한 경우에도 결과는 여전히 유의미하게 나타났다.

 

물론 성격장애가 무척 복잡하고 광범위한 질환인 만큼 그 원인 또한 결코 어느 한 가지로 특정될 수는 없다. 하지만 임신 중 스트레스가 단순히 출산 전후, 영아기 때만이 아닌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일생 전체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해당 연구의 시사점이 더욱 묵직하게 다가온다.

 

Ross Brannigan, The role of prenatal stress as a pathway to personality disorder: longitudinal birth cohort study, Br J Psychiatry. 2020 Feb;216(2):8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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