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가 게임을 너무 많이 해요.”

이런 학부모들의 걱정은 지난 수십 년 동안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게임을 너무 오래 해서 집중력이 떨어지고, 성적도 떨어질까 봐 걱정된다며 아이를 데리고 병원을 찾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게임이 오히려 집중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한다. 지난 6월 미국식품의약국(FDA)은 ‘엔데버 Rx’라는 비디오게임이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의 주의력 결핍 증상을 치료하기 위한 수단으로 처방할 수 있다며 그 홍보를 허용한 바 있다.

이보다 앞선 4월 영국에서 발행하는 세계적 의학 학술지 <란셋 디지털 헬스(The Lancet Digital Health)>에 실린 연구 논문에서도 어린이 348명을 대상으로 주의력 개선을 위해 고안된 비디오게임의 효과를 무작위 검증을 통해 입증했다. 4주 동안 진행한 실험을 전후해 측정한 주의력 평가 척도에서는 일반적인 퍼즐 놀이를 한 아이들에 비해, 비디오게임을 한 아이들의 점수가 크게 향상되었다. 

이어진 후속 연구에서는 ADHD 치료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 어린이들에게 똑같은 실험을 한 결과 그 효과가 앞선 실험과 비슷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_픽셀

 

물론 ADHD의 모든 증상이 아니라 주의력에 국한된 실험이었고, 쉽게 포기하는 특성을 가진 아이들에게는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등 비디오게임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뿐 아니라 다른 임상 척도에서 괄목할 만한 개선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 장기적인 이점을 제공하는지에 대한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 등 제한점도 눈에 띈다. 

하지만 이런 시도는 ADHD 치료와 인지기능, 집중력 개선을 위한 비약물적 · 정신 사회적 개입에 획기적인 변화의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게임이 아이들의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부정적 편견이 팽배한 환경에서, 오히려 게임을 활용하여 아이들이 좀 더 친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수단을 확보하게 되었다는 점에서 추이를 주목해야 할 것 같다.

 

Scott H Kollins, A novel digital intervention for actively reducing severity of paediatric ADHD(STARS-ADHD), Lancet Digital Health 2020;

2: e168–78,     

https://psychnews.psychiatryonline.org/doi/full/10.1176/appi.pn.2020.8a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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